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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최약 기사는 던전 한정 소드마스터가 되었다 — novelpia.com · All chap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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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검 칼자크」의 능력을 사용하기 위한 조건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조건]- 「4위계」- 「소드 엑스퍼트」의 경지 ‘그럼 그렇지.’ 이튿날, 기숙사. 예상했던 대로 아랑검 칼자크는 평소의 내게 힘을 허락하지 않았다. 당연했다. 내겐 이런 명검의 힘을 다룰 만한 능력이 없었으니까. 만약 이 녀석에게 자아가 있었다면 지금쯤 아마 당황스러웠겠지. 분명 자길 주운 인간은 소드마스터급 경지의 검사였는데, 지금은 허접 소드 유저가 돼버렸으니. ‘당장은 소드마스터 상태일 때만 써먹기로 하고, 놔둘까.’소드마스터 상태의 온전한 마력을 평범한 검이 감당하기란 어려웠다. 그래서 이제껏 마력 출력을 검이 버텨낼 만한 수준으로 자제해 왔다.하지만, 아랑검 칼자크는 좀 더 높은 출력도 감당할 수 있을 터였다. 절로 기대되었다.나중을 기약하며 아랑검 칼자크를 도로 보관해뒀다. ‘다음 테스트도 준비해야 되네.’ 그리핀 기사학교에서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알맹이 고르기가 또다시 코앞까지 다가오고 있었다. ‘…단련 100배로 간다.’ 아랑검을 얻은 까닭일까. 의욕이 타올랐다. 마치 게임 속 고레벨 전용의 희귀한 장비를 미리 얻고서, 어서 그걸 쓰고 싶어 게임을 열심히 하게 되듯이. 하여 훈련장에 가서 단련에 매진했다. 수 시간 후. “으어억….” 기숙사에 기어가야만 했다. 너무 무리했다….  * * *  며칠 뒤. 진보라색 머리카락이 물결치듯 내려온다. 분홍색 눈동자는 식판에 고정되어 있다. 그녀, 흑마법사이자 사령술사, 바이올렛 블랙가든은 홀로 파스타 면발을 한 가닥씩 깨작깨작 먹고 있었다. 기사학교 1학년 생도 식당. 학식을 먹는 생도들이 제법 많았다. 한데 바이올렛 주변에만 어째 부자연스러우리만치 아무도 없었다. “저쪽에…. 그 흑마법사.”“으, 다른 데 가자….” 지나가던 생도들의 나지막한 대화가 바이올렛의 가슴에 비수처럼 날아와 푹 찔렀다. ‘윽’하고 고통의 탄성이 터져 나올 지경이었다. ‘그냥 밖에서 먹을걸….’ 슬퍼하는 바이올렛. 파스타는 맛있는데도 입안에 쓴맛이 맴돌았다. 입학 초, 바이올렛은 낙관적인 전망을 품고 있었다. 바로 친구들과 기사학교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최약체 론, 바바리안 투락. 그들과 협력하며 우정(?)을 쌓지 않았던가. 참으로 기적적인 성과였을진대. 하지만, 그 이후로…. “흐윽….” 아무 일도, 없었다…! 이제까진 외로운 처지를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여 왔기에 그다지 낯선 기분은 아니었다. 하지만, 잠깐 ‘친구가 생길 가능성’이라는 달콤한 맛을 봐 버린 바이올렛이다. 그 역체감은 가히 극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바이올렛은 허탈한 미소를 머금은 채 두 눈을 옆으로 내리깔았다. 분홍색 눈동자는 그녀의 침잠한 감정처럼 심해의 색깔로 물든 듯했다.‘나 혼자 과하게 의미 부여했던 거겠지. 하하…, 고작 그 정도 일로 좋은 인연이 생길 거라 생각한 게 우습네…. 애초에 그 두 사람 사이에 내가 혼자 멋대로 끼어들었던 거잖아? 응, 그런 거야. 심지어 흑마법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주책이었네, 정말. 또 나, 재미없는 성격이잖아. 그래, 날 친구 삼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겠지. 없을 거야. 없을 수밖에. 누가 나랑 친해지고 싶겠어?’ 이 또한 나의 운명이겠지. 심지어 열차 사건 때 마족을 해치웠던 미지의 강자조차 못 찾았고. 정말이지, 잘 풀리는 일이 없었다. 그리 스스로에게 한탄하고 있던 때였다. “오, 안녕?”“!” 대뜸 듣고 싶었던 목소리가 들리자 바이올렛의 고개가 흠칫 떨렸다. 그녀는 놀란 눈으로 냉큼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제 맞은편에 앉으며 식판을 테이블에 내려놓는 남자 생도가 보였다. 연갈색 머리의 그리핀 기사학교 최약체, 론 헤이즐리였다. ‘어라, 이 사람이 왜…?’ 왜 말을 걸지?바이올렛은 어느새 열린 입을 쉽게 다물지 못했다.“바이올렛이지? 이름은 들어봤어.”“아, 네…! 안녕하세요…! 저기, 그….”“론 헤이즐리야. 지난번 구보 때 네가 도와줬던.”“아, 네. 헤이즐리 씨…. 저도 이름은 알고 있었어요.”론 헤이즐리라는 이름을 수백 번 곱씹었기에 결코 잊을 수 없었다는 얘기는 차마 꺼낼 수 없었다. “여기 앉아도 되지?”“이미 앉으셨는걸요?”“사실 허락받을 생각 없었어.”“네…?”“같이 먹자.”“……!” 아무런 경계심도, 음흉한 속내도 없어 보이는 천연덕스러운 미소가 론의 얼굴에 걸려 있었다. 순간, 바이올렛의 가슴속엔 당혹감과 함께 감동이 몰려왔다. 그녀는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가까스로 붙잡으며 론의 눈길을 피했다. “전, 그…. 상관없어요….”이후로 두 사람은 평범하게 잡담을 나누었다. 서로 어디서 왔는지, 어느 수업이 힘들었다든지, 훈련 중 어떤 사고가 있었다든지 등. 여러 주제로. 주로 론이 대화를 주도하는 쪽이었고. 바이올렛은 소심하게 웃으며 맞장구쳐주는 쪽이었다. ‘즐겁다!’ 론을 만나기 전까지 바이올렛의 기분이 마이너스 75%였다면. 지금은 플러스 200%였다! “바이올렛, 너 원래 이 시간에 밥 안 먹지 않아?”“네, 사람들이 너무 많은 시간대는 좀….” 자길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일부러 생도들이 적은 시간대를 노리는 편이었다. 일찍 먹거나 늦게 먹거나. “오늘은 이따 일정이 있어서 지금 먹게 됐어요. …어라?” 뒤늦게 바이올렛은 위화감을 느꼈다. 자신이 이 시간대에 생도 식당에서 식사를 안 한다는 점에 의문을 품어 왔다는 뜻인가? 그 말은, 즉…?“진작 같이 먹으면 좋았을 텐데.” 바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가듯, 론이 가볍게 툭 던진 한 마디. 돌연 바이올렛의 머릿속에 천둥이 쳤다. ‘이거…! 이 상황은…!’ 바이올렛의 입꼬리가 움찔움찔 떨렸다. 분명하다. 제게도 친구가 생기려는 웅대한 서막임이 틀림없었다! 한편, 순수하게 기뻐하는 바이올렛과는 달리 론은 미소를 지은 채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얘랑은 친해지는 게 좋겠지. 친해지고도 싶고.’ <엘위>에서 바이올렛은 막강한 사령 군단을 거느리는 사령술사였다. 마법 기사의 길을 걷기로 했기에 당장 견습 기사 신분일 뿐이지, 강함으로만 따지면 명망 높은 기사단도 애를 먹을 만한 수준인 것이었다. 한데 원작에서의 비중은 적다 보니, 론으로선 원작 스토리에 영향이 특히 큰 주역들보다는 바이올렛과 친해지는 편이 더욱 마음 편하게 느껴졌다. 마침 론에겐 편리한 명분도 있었다. 저번 장거리 구보 때, 바이올렛이 의심 때문인지 선의 때문인지는 몰라도 론에게 도움을 줬잖은가. 하물며 바이올렛의 이타적인 성격에 정감이 가기도 했고, 원작에서처럼 그녀를 고독하게 놔두고 싶지도 않았다. “이따 일 있다고 했지?”“네….”“또 보자!”“아, 조심히 들어가세요, 헤이즐리… 씨.”론은 수더분한 눈웃음을 건네고 떠나갔다. 바이올렛은 멍하니 론이 떠나간 자리를 바라보다, 떨리는 양손을 다소곳이 모아 입을 막았다. ‘또, 보자고…?’ 바이올렛의 드러난 한쪽 눈이 크게 떠지고, 그 눈동자에 반짝거리는 빛이 떠올랐다.   마치 정전기가 이는 듯, 그녀의 진보라색 머리칼이 슬그머니 붕 떠오르는 듯했다.  ‘나, 친구가 생긴 건가…!?’ 기사학교에 온 뒤로 이토록 감격스러운 순간은 또 없었다.* * *  “지금부터 토벌 테스트를 진행하겠다!” 테스트 당일. 기사학교 부지를 벗어나 어느 산맥에 도착했다. 저번에 게이트 던전을 처리한 곳, 홀튼 산과 인접한 곳이었다. 생도들은 출발 지점별로 나뉘어 산의 각각 다른 위치에 배치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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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여기서 <엘리제를 위하여> 1장 3막이 진행되고, 여러 생도가 사망해야 할 터였으나. 이미 내가 그 원흉을 해결해둔 덕분에 순수한 테스트만이 진행될 것이었다. 교관은 외쳤다. “제한 시간 내로 가장 많은 골렘을 해치운 상위 10등에겐 상점이 부여된다! 특히 강력한 골렘도 있으니, 놈을 잡으면 추가 상점이 부여될 거다!” 원작에서 보았던 대로라면, 골렘의 능력치는 D급에서 D+급쯤 될 터. 그리고 개중엔 C-급의 강한 골렘도 있었다. 교관이 말한 ‘강력한 골렘’이란 그 C-급 골렘을 뜻했다. 나로선 무슨 짓을 해도 이길 수 없겠지. “남이 놓친 표적을 잡는 건 무방하나, 협력하여 표적을 잡을 시엔 그들 모두 사냥 횟수에 합산되지 않는다! 그러니 철저히 개인으로 임하도록!”“예!!”“또한, 공지했던 대로 이번 테스트엔 퇴학이 걸려 있다! 10마리조차 잡아내지 못한 생도는 최소한의 역량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간주! 퇴학 처리될 거다! 전원, 알겠나!?”“예!!” 그 골렘들을 10마리 이상? 허들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빌어먹을 알맹이 고르기. 스토리에 따르면 앞으로도 계속 강도를 높여가겠지. 그렇게 쭉정이를 솎아내고 솎아낸 끝에 남은 알맹이가 제국의 정식 마법 기사로 거듭날 것이었다. “시험 속행이 불가하다고 판단되거나, 도중에 포기하면 거기서 사냥 횟수 산정은 종료된다! 이 점 참고하도록!” 교관은 팔찌를 내려다보았다. 팔찌에 붉은빛이 점멸했다. 그러다 곧 빛은 초록빛으로 바뀌며 ‘띠익-’ 소리를 냈다. “그럼 시작하겠다! 자, 전원! 출발!!” 타다다! 생도들이 산으로 뛰어들어갔다. ‘이야, 빠른 거 봐라.’ 후우. 양손으로 뺨을 찰싹 때리고, 긴장감을 굳게 붙잡았다. [상태]- 위계 : 1- 육체 : D-- 마력 : D-- 경지 : 소드 유저 ‘살아남는 데 집중.’ 덤벼봐라. 어떤 난관이든 넘어서 주마. …난 개같이 살아남고 싶거든. ‘가보자.’난 의지를 다듬으며 산으로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