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의 주딱이 되었다(2)
갤러리의 주딱이 되었다(2)
-조건을 충족하는 이용자를 감지했습니다. -갤러리의 관리자가 되시겠습니까(Y/N) -폐쇄 까지 남은 시간 23 시간. ‘현실적으로 관리자를 하는 건 무리다.’ 갤러리는커녕 도시에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런 처지에 무언가를 관리할 여유는 없었다. 나름 객관적으로 생각해 내린 판단이었다. ‘..하지만 갤러리가 사라지는 것도 곤란해.’ 문제는 적응하고 완벽한 사제 노릇을 하기 위해선 갤러리에 있는 정보들이 아직 필요 하다는 점이었다. 관리자가 되는 것도 내키지 않고 그렇다고 갤러리가 사라지는 것 역시 곤란한 상황. 선택한 것은 결국 보류일 수 밖에 없었다. ‘아직 시간은 남았으니, 그 사이 다른 누군가 관리자가 되길 바래야겠군. 없다면, 그때 가서 생각하는 걸로 하고.’ 메세지를 옆으로 치우고 갤러리의 분위기를 마저 살폈다. 갤러리의 분위기는 빈말로도 좋다 할 수는 없었다. [예비 주딱 아직 없음?] [진짜 갤러리 폐쇄되겠는데..] [여기 갤창 새끼 존나 많은데 왜 주딱 임명이 아무도 안되는 거임?] [얘들아 그동안 수고했고 나중에 웃으면서 보자] 여전히 혼란만 가득한 내부. 그 중 자신 역시 의문인 부분에 대해 묻는 한 게시글을 클릭해 들어 갔다. 제목 : 여기 갤창 새끼 존나 많은데 왜 주딱 임명이 아무도 안되는 거임? 글쓴이 : ㅇㅇ(177.177) 뭔 조건 같은 거 있나. 걍 아무나 주딱 시키면 되는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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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전주딱 피셜 최소 6 위계가 커트라인임] ㄴ[ㄹㅇ이가;] ㄴ[나 그냥 농부라서 그런데 6 위계가 어느 정도임?] ㄴ[소드 마스터 직전. 7 위계부터 소드 마스터, 대마법사 라고 불림] ‘그렇다면 A 급 각성자가 최소 6 위계 라는 말이군.’ 확실히 관리자가 바로 채워지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이 많은 갤러리 이용자 중 관리자를 자처할 6 위계 한 명이 없다는 건 사뭇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의문은 금세 풀렸다. 제목 : 최소 6 위계가 조건이면 해당 되는 갤럼 몇 있지 않았나 글쓴이 : ㅇㅇ(91.91) 고닉 새끼들 중에 몇 명 있었던 거 같은데 걔네들 등판 왜 안함? 내가 알고 있는 놈들만 해도 9마검, 퍼리조아, 백마법꺼져, 공듀발닦개 이렇게 넷인데 [맞네? 걔네들 왜 안 나옴] [고닉들은 차라리 갤을 포기하면 포기했지 자진해서 주딱 할 생각은 없을 걸] ㄴ[왜??] ㄴ[자세히는 모르는데 갤러리가 공짜로 굴러 가는 게 아니라고 들었음 아무튼 그게 싫어서 등판을 안 하는 거라고 하던데] ‘..공짜로 굴러 가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말이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대가 없이 발생하고 지속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그 대가가 무엇이냐는 거였다. 답은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났다. 언급된 고닉 중 한명이 직접 등판함으로 인해서 였다. 제목 : 왜 주딱을 하지 않으려는 지 본녀가 말해주겠느니라 글쓴이 : 백마법꺼져 갤러리를 감당 하기 위해서는 최소 6 위계여야 한다 뭐, 여기 까지는 이제 다들 알고 있겠지 하지만 문제는 6 위계에 도달한다고 해서 아무 리스크 없이 갤러리를 유지 시킬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길게 설명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본론부터 말한다면, 갤러리를 유지 하기 위해서는 위계를 한 단계 포기 해야 한다- 라는 게지 즉 주딱으로 있는 동안 강제로 위계가 내려 간다는 말이니라 이미 죽은 전 주딱의 경우 연구직이었던터라 위계의 손해를 기꺼이 감당했지만.. 그건 주딱이 특이한 케이스였을 뿐, 너무 희망을 가지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해가 됐으면 꺼지거라 [위계 감소면 목숨이 위험한 것도 아닌데 걍 해주면 안됨? 존나 이기적이네 ㅅㅂ] ㄴ[흐응.. 네 놈이 팔 하나 자르고 인증하면 생각은 해주마] ㄴ[팔하고 위계 라는거 하고 같음? 말이 되는 소리를 하셈] ㄴ[웃기는 소리를 하는 구나 당연 위계가 목숨 보다 더 중요한 것을 그야 말로 무지하기에 할 수 있는 말이로다] [님아 그냥 해주면 안됨? 어차피 갤러리 관리 같은 건 파딱이 다 하잖음.. 갤 없으면 우리는 당장 내일이 막막함..] ㄴ[불가. 너는 불특정 다수를 위해 팔을 기꺼이 자를 수 있느냐? 하물며 하지 않아도 될 일일 뿐인 것을] ㄴ[(오열 콘)] ‘내 식으로 비유 하면 A 등급 각성자가 B 등급으로 떨어진다는 말이군. 확실히 희망자가 나오지 않을 만도 하네.’ 위계와 각성 등급을 완전히 동일시 하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이해한 바로는 그랬다. 어느 정도 리스크를 이해한 끝에야 보류했던 메세지를 응시 했다. ‘등급 하락과 별개로 관리 역시 하지 않아도 된다면, 상관 없겠지.’ -갤러리의 관리자가 되시겠습니까(Y/N) -폐쇄 까지 남은 시간 22 시간. 물론 각성 등급이 떨어지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탑에 오를 일도 없는 지금, 높은 각성 등급은 나에게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못했다. ‘일반인을 치료하는 건, C 등급이어도 충분하니까.’ 더군다나 오래 맡을 생각도 없었다. 고작 몇 달이면 족했다. 고민은 짧았다. 손을 뻗어 메세지를 눌렀다. -갤러리의 관리자가 되었습니다. -갤러리 폐쇄 절차가 중단 됩니다. 카운트 다운 되고 있던 갤러리의 폐쇄 절차가 마침내 중단 됐다. 그와 동시에 묵직한 피로가 몸 전체를 잠식했다. 위계가 한 단계 깎여 나간 영향이었다. ‘……졸리군.’ 당장이라도 쓰러져 잠들고 싶었지만, 가까스로 의식을 붙들고 글을 작성했다. 의식을 잃은 것은 갤러리에 글이 업로드된 직후였다. … 같은 시각, 혼란스럽던 갤러리에 정적이 찾아온 것은 새롭게 올라온 공지에 의해서 였다. -갤러리의 새로운 관리자가 임명 되었습니다. -관리자 : ㅇㅇ(123.123) 작성자 : 시스템 고작 몇 줄에 불과한 공지. 하지만 불 타고 있던 갤러리를 진정 시키기에는 충분한 내용이었다. [??? 새 주딱이야??] [엄마의 영압이 생겨났어..?] [그럼 이제 갤 안 사라짐??] [갤 터지는 줄 알고 개식겁했네] [근데 주딱 누구임? 아니 그전에 유동 중에 6 위계가 있었음?] [그래서 123.123이 누군데] 안도는 재차 의문으로 이어졌다. 신규 관리자의 정체에 대한 의문. 거기다 6 위계 라는 낯선 거물의 등장에 의아해 하는 것도 마냥 무리는 아니었다. 다행히 정체는 금방 파악 됐다. 갤러리에 살다시피 하던 갤창들이 곧바로 과거 글을 발굴해 냈기 때문이다. 제목 : 123.123 걔 잖음. 며칠 전에 온 괴상한 뉴비 작성자 : 갤창백수 (맨손으로 제압된 오크 짤) (사제 사칭 했다는 123.123 의 댓글 캡처) [신임 주딱이 걔였음?] [시발 저러고도 아직 사형 안 당했다고?] [뉴비가 6 위계..? 난 지금 까지 뭘 한 거지..] 의문이 해결 되자 분위기는 다시 축제 분위기로 돌아 갔다. 제목 : 새주딱이 뉴비인지는 모르겠고 갤 안 터져서 기쁜 이붕이면 개추ㅋㅋ 작성자 : ㅇㅇ(91.91) 일단 나부터 [개추] [개추] [개추] [개추 치트키 뭔데] 제목 : 그래서 신규 주딱은 어디 분야 종사자임? 작성자 : ㅇㅇ(171.171) 맨손으로 오크 제압했으니까 무공 관련으로 6 위계 찍은 건가 무공 쪽 6 위계면 초절정? 이거 뭔가 야하네 [초절정 미소녀 주딱ㄷㄷ] [초-절정하는 주딱] [이갤평균 씹] [주딱이 자기입으로 힐러 라고 하던데] ㄴ[힐러가 뭐임?] ㄴ[사제 비슷한건데 치유 능력 있는 각성자 같은 거임] ㄴ[각성자는 뭐임?] ㄴ[치유 능력 같은 걸 각성한 사람임] ㄴ[각성이 뭐임?] ㄴ[대화가 안 끝난다 사스케..] ㄴ[(얼탱 콘)] 분위기가 절정에 달한 것은, 신규 주딱의 첫 작성글이 올라오면서 였다. [신규 관리자 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그래서 주딱 코자임?] [주딱이 여고생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주딱 떴다!!] [주딱 뜸??] 하지만 내용을 확인한 순간, 갤러리는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제목 : 신규 관리자 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작성자 : ㅇㅇ(123.123) 몇 개월 밖에 되진 않겠지만 잘 부탁 드립니다. 위계 라는 게 깎여 나가 피로한 관계로 짧게 마치겠습니다. [..잠깐, 몇 개월?] [오자마자 시한부 선언은 무슨 말이니 주딱주딱아] [주딱..?] [(발목을 잡으며 애원하는 콘)] [벌써 조련하는 거 보니까 일 존나 잘하게 생겼네] ㄴ[조련이 맞긴 함?] [크아악 빨리 나타나서 정정 공지를 내지 않는다면 내 분뇨를 맛봐야 할 거다 주딱..!] ㄴ[니 분뇨를 왜 맛봐야 하는데] ㄴ[몇 달도 아니라 하루 만에 갤 터지겠네..] ㄴ[아! 자! 자! 자! 잣!] [시발ㅋㅋ이게 분탕이 아니면 뭐임] 갤러리는 그대로 씹창이 나고 말았다. … 상황을 파악한 것은 다음 날 아침이었다. [분탕들 난리 났네 ㅅㅂ] [주딱!! 내 바나나 분뇨를 맛봐라!!] [갤 좆됐노] [전 주딱.. 벌써 그립읍니다..] 하지만 굳이 반응은 하지 않았다. ‘관리를 하지 않아도 상관 없다고 했으니, 무시해도 되겠지.’ 상관 있게 된 것은 고블린카스와 똥짤로 정신 오염을 겪은 이후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