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의 주딱이 되었다(3)
갤러리의 주딱이 되었다(3)
“자네, 아침부터 얼굴이 왜 그런가?” “..아침부터 험한 걸 봤습니다.” 관리자를 부르는 게시글에 아무 의심 없이 들어갔던 게 화근이었다. 고블린을 강간한 사진과 똥짤에 시각 테러를 당하고 만 것이었다. 아무리 자신이라도 머리가 어지러울 수 밖에 없었다. [불량한 주딱을 일시키려면 고블린카스와 똥짤을 준비할 것] ㄴ[이게 왜 팁임] ㄴ[(얼탱 콘)] ㄴ[주딱 사용 설명서ㄷㄷ] “쯧, 냉수나 한 잔 마시고 준비나 하게. 어제 못 온 환자까지 몰려서 오늘은 제법 수가 많을 테니까.” “..그러죠.” “뭐, 그렇다고 해도 급한 환자는 없을 거야. 오크도 토벌됐고 큰 공사를 벌이는 것도 아니니까 말일세.” ‘꼭 그런 말을 하면 급한 환자가 생기던데.’ 그러나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이는 단순한 징크스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마가렛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괜한 우려가 맞았다는 듯 환자는 몰리긴 했지만 급한 환자는 없었다. ‘하긴, 징크스도 틀릴 때가 있는 법이지.’ 찾아온 환자 대부분은 약을 처방하거나 상처를 소독하는 것 만으로 충분했다. 간혹 힐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들에게 사용한 것이 전부였다. “아니, 사제님. 저 꼬마는 치료해 주면서 저는 왜 약 처방만 해 주시는 겁니까?” 물론 진상처럼 억지를 부리는 사람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깔끔한 대응을 통해 환자를 납득시킬 수 있었다. “꼬우면 꺼지시면 됩니다.” “아니, 꼬운거 까지는 아닌데요..” “그럼 얌전히 약 처방 받고 가시지요.” “..넵 사제님.” 으름장, 아니 친절한 대응에 사내는 언제 진상이었냐는 듯 순순히 처방을 받고 떠났다. 다만 사제 치고 말의 수위가 조금 심하지 않았나 걱정이 된 것은 사실이었다. “역시 방랑 사제라 그런지 드센 구석도 있구만.” 하지만 마가렛은 되려 흡족해 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게. 괜히 웃으면서 대응하면 그래도 되는 줄 알고 시간만 질질 끌리니까.” “그러죠.” 한 번의 강경 대응이 효과가 있었을까. 이후로는 쓸데없이 기적을 요구하는 환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덕분에 잠깐 한가해진 틈을 타 갤러리를 열기도 했다. [뿌다다다다닷!] [주딱이 관리 안 하는 틈을 타서 새끈한 코볼트 야짤 올린다!] [에효 시발 당분간 갤 쉬어야겠노] 괜히 주변을 살피며 몰래 클릭 했다. 제목 : 주딱이 관리 안 하는 틈을 타서 새끈한 코볼트 야짤 올린다! 작성자 : ㅇㅇ(69.69) (새끈한 엘프 야짤) 감사히 여기십시오 휴먼 [고맙다] [(고맙다고 하는 침팬지 콘)] [굳이 낚시를 해야 함?] [실망..] ㄴ[도대체 왜 실망하는 거임] ‘이게 코볼트인가.’ 조용히 코볼트(아님) 야짤을 저장했다. 저장한 이후 갤러리의 분위기를 천천히 살폈다. 갤러리가 폐쇄될 거라는 공포에 잠식 당한 어제 보다는 나았지만, 여전히 내부는 개판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상황이었다. 도배와 분탕은 여전했고, 잠깐 눈을 떼면 뇌를 오염 시키는 흉악한 사진들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그러고 보니 파딱이라는 것들에게 관리를 맡긴다고 했었지.’ 아무래도 갤러리가 이토록 개판인 것은 아직 까지 부 관리자가 없는 탓이 큰 듯했다. ‘관리를 맡길 파딱을 뽑기는 해야겠군.’ 나름 알아본 바에 따르면 파딱은 주딱이 임명하는 일종의 ‘직원’ 이었다. 그리고 직원을 고용 하기 위해, 임금을 지불 하는 것은 ‘상식’ 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자신은 그리 넉넉하지도, 임금을 줄 방법도 전무하다는 거였다. ‘무료로 일해 준다면 좋겠지만, 세상에 그런 정신 나간 사람이 있을 리는 없겠지.’ 이전 파딱들이 들었다면 분명 각혈할 소리였다. 적절한 무언가가 없을 지 고민하던 찰나 였다. -갤러리 설정 갤러리 상단 구석에서는 이전 까지 보지 못했던 항목이 눈에 들어왔다. ‘관리자에게만 보이는 메뉴인가.’ 유심히 살피다 이내 눌러 확인 했다. [탭 관리] [개념글 추천 기준] [작성 쿨타임] [금지어 설정] [부관리자 관리] . . . [갤러리 기능 추가] 갤러리 설정은 말 그대로 갤러리의 설정을 건드릴 수 있는 전용 페이지였다. 설정을 하나씩 훑어보던 중, 하단에서 흥미로운 기능 하나를 발견했다. ‘이거라면 임금 대신 혜택을 넣어 줄 수 있겠군.’ 하지만 이런 유용한 기능을 전 주딱은 왜 사용하지 않았는지 의문이었다.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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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기능 : 경매장 -해당 기능을 활성화 하기에 적합 하지 않은 마력 입니다. ‘사용자의 마력에 따라 활성화 할 수 있는 기능도 다르다는 건가.’ 아무래도 마력의 종류에 따라 활성화 할 수 있는 기능이 다른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이전 주딱은 아무 기능도 사용 하지 못했던 걸까. 남아있는 기록을 확인 했다. 그건 아니었다. 주딱 역시 활성화 해둔 몇 가지 기능이 있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갤러리 유저의 위치를 파악하는 IP 추적에 해당 했다. ‘오히려 죽은 게 다행인가.’ 내심 그리 생각했다. 사제 사칭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 만큼 자신의 정체는 같은 동향 사람이라도 모르는 게 좋았다. 내심 찝찝함이 몰려 들었지만 이미 죽은 인물이었다. 머리를 털어내고 활성화 할 수 있는 기능을 따로 추렸다. ‘당장은 고작 두 개인가.’ -갤러리 기능 : 물품 전송을 활성화 합니다. ‘내 마력과 물품 전송이 무슨 상관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만 건드리면 적절한 보상이 되겠지.’ 갤러리의 글을 쓴 것은 직후 였다. 제목 : (공지) 파딱 모집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많은 지원 부탁드립니다. 글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나나나! 파딱 시켜줘! 파딱 시켜주셈! 일 잘할 자신 있음!] [지원 합니다] [주딱아 갤 초보인 건 알겠는데 파딱을 이렇게 모집하면 안된다] [주딱쉑 뉴비 티 존나 내네 ㅋㅋㅋ 완장 차고 싶어하는 머저리들한테 파딱 시켜주면 갤 씹창나는 거 모름?] ㄴ[이미 씹창났다는 나쁜말은 ㄴㄴ] [이렇게 파딱 모집하는 주딱은 처음보누;] [줄!] 지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걔 중에는 이런 식으로 감투를 주면 갤 관리에 문제가 생긴다고 경고하는 이용자도 적지 않았다. ‘그러면 강제로 일을 시키라는 말인가? 이해 할 수 없군.’ 하지만 비슷한 댓글이 이후로도 더 달리자, 혹시 자신이 정말 무지한 건가 여겨 의견을 물었다. [혹시 파딱 모집을 이렇게 하면 안되는 겁니까?] ㄴ[보통 감투 쓰고 싶어 하는 놈한테 감투 씌워 주진 않지..] ㄴ[? 그러면 하기 싫은 사람 잡아다가 시키라는 말씀입니까?] ㄴ[ㅇㅇ 정답임] ㄴ[적어도 갤에선 그게 맞다 주딱게이야] ‘..놀리는 게 분명하군.’ 아무래도 자신이 뉴비 라고 단체로 짜고 놀리는 게 분명했다. 이내 답 댓글을 무시하고 지원 댓글만 확인했다. ‘가장 빠르게 지원한 셋 정도면 되겠군.’ 발 빠르게 지원했다는 것은 그만큼 갤러리를 자주 들여다 본다는 뜻이었다. 적성은 물론 관리할 시간도 충분할 터였다. -이용자 <그린스킨야짤폭격기> 를 부 관리자로 임명합니다. -..부 관리자로 임명합니다. -… 문제가 생긴 것은 파딱을 임명한 직후 였다. “플라위 사제님! 마가렛 사제님! 급한 환자들 입니다!” ‘역시, 괜한 징크스가 아니라니까.’ 이번에는 아닌 줄 알았던 징크스가 결국 터지며, 급한 환자들이 물밀듯 밀려왔다. 곧장 갤러리를 닫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간 신설 기능에 대해 말하지 않은 것을 떠올렸지만 꾸물거릴 시간은 없었다. … [파딱 리스트 실화냐] ㄴ[누구누구 파딱됨?] ㄴ[그린스킨야짤폭격기] ㄴ[ㅅㅂ 좆됐노] 의외로 신임 파딱에 대한 반응은 빠르게 식었다. 모든 관심을 다른 곳에 빼앗겨 버린 탓이었다. 다름 아닌 신설 기능에 의해서 였다. 물론 처음에는 신설 기능의 존재를 아무도 믿지 않았다. [님들 이거 뭐임?] ㄴ[뭐] ㄴ[기능 신설됐다는데] ㄴ[???] ㄴ[이 병신 새끼는 지금 갤이 불타고 있는데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임. 에어 일산화탄소라도 들이켰음?] ㄴ[아니 시발 진짜라고!] ㄴ[지랄ㄴ] [주딱씹련아 그래서 물품 전송 기능이 뭔데!] [?? 진짜 생겼네] 하지만 같은 기능을 발견했다는 증언이 잇따라 올라오자 분위기는 반전 됐다. 긴가민가 하며 확인한 결과, 결국 모두가 기능을 발견하고 인정 한 거였다. 다만 기능을 발견한 것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별개라,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수 밖에 없긴 했다. [전송 기능 같이 실험할 사람 구함. 내가 물건 보냄] ㄴ[ㄱㄱ] ㄴ[보냈음] ㄴ[시발 똥을 왜 보내는데!] 그 과정에서 사소한 피해자가 발생하긴 했지만, 결국 방법을 찾아내기 까지 하자 갤러리의 분위기는 달아 올랐다. [이거 말 그대로 물품을 갤럼한테 보낼 수 있는 기능이네] ㄴ[그럼 결국 존나 빠를 뿐인 택배 아님?] ㄴ[그게 개쩌는 거잖아 등신아] ㄴ[그런가?!] 단순히 물건을 보낼 뿐인 기능이었지만 활용 방법은 무궁무진 했다. [오, 나랑 특산물 교환할 사람 구함] ㄴ[나 보부상으로 먹고 사는데 같이 하쉴? 지역은 티르 왕국 코네일 지방임] ㄴ[필 공국임 ㄱㄱ] 대표적으로 택배와 교역이 그 예였기에 예전부터 돈이 아쉬웠던 일부 이용자들은 이번 신설 기능을 곧 기회로 삼아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해당 기능이 마냥 공짜는 아니라는 점이었다. [근데 포인트는 많이 들긴 하는 듯] ㄴ[1 키로에 100 포인트가 작아 보이긴 해도 쌓이면 무시 못하긴 해] ㄴ[ㅅㅂ 포인트 도박 작작 할걸] ㄴ[10 년 동안 묵혀둔 보람이 있노ㅋㅋㅋ] 여러모로 희비가 교차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때, 꺼졌던 줄로만 알았던 파딱 불이 다시 붙었다. 제목 : 역시 파딱 복지는 주딱ㅋㅋㅋ 작성자 : 그린스킨야짤폭격기 (물품 전송 수수료가 없는 사진) 남들 수수료 떼일 때 파딱은 무료로 보냄ㅋㅋ 꺼억 [애미 시발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