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선방 슈퍼스타
요선방 슈퍼스타
2화. 그렇다.나, 응애교룡.드디어 수많은 탈피와 내단을 겹겹이 쌓아 요결의 경지에 올라 마참내 화형까지 이루게 되었다. 화형이란 요수가 인간과 흡사한 몸을 이루는 일이다. 왜 화형함? 교룡이 더 간지인데? 라고 물어본다면 나도 잘 모른다. 그냥 뭐, 덩치 산만 하면 표적 되기 쉽고 불편하니까가 아닐까. “아닌가. 그런 거 치고는 목숨 걸고 천겁 받으면서 화형 하던데.” 그러고보니 몸의 부피가 줄어서 그런지 힘도 압축된 느낌이다.요기도 한층 강해진 느낌적인 느낌. 머리는 백발에 가까운 은발.이마에는 한 쌍의 길고 아름다운 뿔이 돋아나 있었다.송곳니도 날카롭고...꼬리는 없네.눈동자와 뿔, 그리고 머리칼 하단 부분은 왠지 모르게 자색이었다. ‘화형할 때 튀던 뇌기 때문인가.’ 분명 자색 뇌기가 몸 주변을 돌아다니긴 했다. 교룡이라서 그런가 싶기도 했지만 마냥 그런 건 또 아닌 거 같다. ‘사실, 알고 보니 뇌룡이었다?’ 라는 사실일지도 몰랐다. “이제 나도 밖에 돌아다녀도 될 정도로 강해진 거 아닐까?” 몸이 여자애가 되긴 했지만 뭐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다.애초에 교룡으로 태어났는데 뭘.선협 세상이라면 암수의 차이는 크게 신경 쓸 일도 아니고, 성별이야 삼천대도가 있는 세계다.탈사를 통해 몸을 빼앗는 게 횡행한 곳인데 성별 바꾸는 거 하나 없겠나. 이렇게 살다가 나중에 마음에 안 들면 바꾸면 그만이다. “좀 귀엽긴 하네. 약간 섬나라에 있을 법한 오니 공주 같기도 하고.” 모습은 한 열 살에서 열두 살 정도.피부는 백옥처럼 희고, 눈은 영롱한 자색이라 은발 머리와 어울린다.게다가 찰떡같은 볼살은 또 어떠한가.깨물어보고 싶을 정도다. “근데... 이제 뭐함.” 바라던 대로 경지도 올렸다.물론 이건 갤질하려고 올린 거고, 화형한 건 인간의 몸으로 좀 돌아다니려고 그런 거긴 한데.막상 화형해서 밖으로 나가기는 좀 애매해졌다. “너무 어려 보이는데... 게다가 딱봐도 요수처럼 보이잖아. 지나가던 원영기 수사라도 마주치면 걸어다니는 단약이나 다름 없으니...” 화형하면 뭔가 겉모습을 알아서 쭉쭉 조정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 그 정도 경지는 아닌 모양.게다가 옷도 없으니... “머리에 뿔 달린 은발 미소녀가 산속에서 알몸으로 돌아다닌다? 그, 그건... 있어선 안 되는 일이야.” 우선 옷부터!물론 이에 대한 대비는 완벽하다.나에겐 요선방이 있으니까!! [꼬리많아:자기 털로 옷만드는 법.]-요선들은 대부분 화형 모습으로 지낼텐데, 그때 인간들이 만든 옷은 영 불편해. 아무렴 내 털만하겠어? 곧 화형 거치는 요선(妖仙)들 있을테니까 공유할게. 물론 안 입고 구석에 처박아두면 바스라지니 주의! 이름은 화골위의(化骨爲衣)였다.신체 일부를 자유자재로 변형해 옷으로 두르는 2계 요술이었다.2계 요술 주제에 들어가는 품은 거의 4계 수준이었지만 구조를 살펴보면 흠잡을 곳 없는 요결이다.다른 요선방 요수들도 이를 검증해줬고, 나 또한 그동안 요술 눈팅하며 알아본 결과 부작용 없는 요술임을 깨닫고 익혀왔다.탈피 조각 몇 개로 입문하여 수련하자 몇년 안 돼서 화골위의는 대성의 단계에 올랐다. [응애교룡:화골위의 대성함]-일 년 걸린 듯. 오래 걸렸어 ㅠㅠ ㄴ흑풍: 구라치지마.ㄴ요선(178.1): 화골위의 2계 요술이긴한데 요결의 수준은 대강봐도 4계에 필적함. 1년 만에 대성하기는 힘듬. 애초에 너 요화잖아. 그럼 입문도 힘들텐데?ㄴ꼬리많아:/응애교룡 경지! [요선방:응애교룡의 경지는 2계, 요화입니다.] ㄴ꼬리많아:요화 경지가 일 년?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렴. 애송아.ㄴ요선(333.3):거짓을 일삼으면 업보가 찾아올 거다.[응애교룡: 진짠데?]ㄴ요선(333.3):물증을 보여라.[응애교룡: 신식 부족해서 그림 못 올림...]ㄴ요선(333.3):ㅋ 일 년 했으면 오래 한 거지.하여튼 요수 놈들, 시간 개념이 이상하게 뒤틀려 있다니까.저 때는 경지가 낮아 신식이 부족해서 인증글을 올리지 못했다.하지만 지금이라면?이젠 다시 반박해줘야 할 거 같다.마침 경지를 올려 탈각을 이루느라 탈피도 그대로 남아 있으니까.신식으로 요결을 맺고 구결을 되새기며 삼중으로 응축된 내단에서 진득한 요기가 흘러나왔다. “화골위의.” 요명을 읊자, 탈피 조각이 허공으로 떠올라 순식간에 형태를 잃고 내가 생각한 천 옷으로 둔갑했다.이른바 교룡의 탈피 조각으로 만든 요복!교룡의 탈피 조각으로 만든 거니, 내구성은 물론 몸처럼 부드럽다.내 몸이었으니 당연! “부드러워. 꼬리많아는 재주도 많네. 이런 걸 어떻게 만든 거지?” 수선자의 법술과 달리 요술은 조금 주먹구구인 부분이 많은데, 꼬리많아는 꽤 재주가 좋아 보였다. “요결에도 올랐으니, 인증글 남겨 보실까?” 그때로부터 4년쯤 지나긴 했지만 요수들에게 4년이야 뭐, 사흘 정도 느낌이니까. [응애교룡:초초초미소녀가 알몸?]-은 구라. 화형한 기념으로 화골위의 써서 옷 만듬. 너넨 이거 못하줴? 제목에 낚인 요수 놈들이 속속들이 답글을 달았다. ㄴ요선(124.1):아...ㄴ요선(444.44):알몸 ㅇㄷ?ㄴ꼬리많아:진짜 대성했었어?! 근데 옷 잘 만들었다! 귀여워!! “후후후!” 그래, 이걸 원했다고!역시 꼬리많아다. 내 예술적 디자인을 알아보는 건 녀석뿐이야! “아, 짜릿해!” [흑풍: 화골위의? 그걸 왜 쓰지.]-쓸데없이 품이 많이 들어가는 요술이라 대성하기 힘들텐데... 재주도 좋군. ㄴ꼬리많아: ? ㄴ흑풍: 뭐. ㄴ꼬리많아: 뒤지실? ㄴ흑풍: 꼬우면 뜨던지. ㄴ꼬리많아: ㄱ? [인간싫어: 화골위의에 대한 고찰.]-화골위의는 쓰레기 요술임. 인간들과 섞여 살기 위해 의복을 만들어 입어야 하는 인간 친화적인 요수가 만들어낸 지극히 인간을 향해 두 팔, 두 다리 다 벌리는 그런....... 이야... 역시 요수들이라 그런지 말에 거침이 없다.갑자기 꼬리많아를 향한 의도 다분한 저격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이런 분란을 원했던 건 아니지만, 재밌으니 관망하도록 하자.꼬리많아는 혼자서 다수를 상대하며 분노를 토해냈지만 “원래는 안 이랬던 거 같은데...” 나랑 한 백 년쯤 놀더니, 다 말투가 이상해졌다.뭐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지.재밌으면 개꿀 아니겠어. “그건 그렇고... 어쩔까. 나가볼까? 근데 나갈 수 있나. 동부 어떻게 여는 건데 이거.” 수진계에서 동부란 산이나 땅 파서 만든 동굴이다.이를 결계와 진법으로 외부의 침입을 막고 수련하기 위한 장소인데, 요수도 크게 다르진 않다. “그래도 슬슬 나가는 봐야지. 언제까지 사냥당할까봐 안에 처박혀 있을 수는 없어! 무엇보다 이제 요결이 되었으니 동부에서 가만히 처먹으면서 수련하는 것도 이제 못 하니까.” 요결의 경지부터는 3개의 내단이 응축된 상태라 나름 균형이 잡힌 요수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지는 이제 자신에게 맞는 제대로 된 요결을 구해서 수련해야 한다. 그렇다.이젠 숨만 쉰다고 수행이 오르는 좋은 날은 지나간 것이다!! “눈물이 날 것같아...” 잉잉.이제 선협 세상답게 연단도 배워서 단약 만들어 먹고, 법기도 하나 만들고, 부적도 쓰고 그러면서 수행을 위해 고군분투 해야하는 시절이 찾아온 것이다. “하긴, 지금까지 날먹하면서 경지 올렸으니까. 사실 이게 맞지. 선협하면 개같이 구르고 악 받쳐 수련하면서 나중에 원한 생긴 놈들 두들겨 패는 재미니까.” 인간이 아닌 요수가 되긴 했지만 뭐 크게 다르지 않다.어차피 도달하는 길은 도의 길.요수라 한들, 신선이 되고자 하는 도의 길은 크게 다르지 않다.하계에서나 요수와 인간이 대립하지 영계나 선계쯤 가면 어차피 다 비슷한 삼천 대도잖아? “좋아. 옷도 만들었고. 영과로 배도 채웠으니까 가볼까!” 하지만 그 전에.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랬다고, 선협 세계잖아? 혹시 모르니까 내 친구들한테 물어보도록 하자. [응애교룡:나 태어나서 처음 밖으로 나가봄.]-태어난지 백 년 만에 처음으로 나가보려고 하는데 괜찮을까? 동부 문 열고 나갔는데 원영기 수사가 갑자기 맛 좋은 교룡이로구나! 호로록! 해버리면 어또케? 잉잉. 장난스럽게 쓰기는 했지만 진짜 무섭다.내가 선협이란 장르를 좋아하긴 하지만 실제 그 공포를 경험하고 싶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어느 선협 소설에서는 자신을 공격한 수사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가족과 사돈의 팔촌까지 모조리 절멸시켜버린 주인공도 있다.우리가 보기에 미친놈이지만 선협 세계에서는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왜?기본적으로 수선 가문은 인물 하나가 천 년을 살기도 한다. 금단, 원영만 이루면 엄청나게 오래 사는데 그게 가문 단위로 있다면 모조리 죽여야 후환이 없기 때문이다.대충 복수하고 말아버리면, 후에 그의 자식의 자식의 자식의 대가 나타나서 우리 고조고조고조할아버지의 원수! 죽어라!! 할 수도 있다는 거다. 이건 꽤 극단적인 상황이지만 그만큼 수선의 원한은 오래 간다. 거기다 나는 요수.티끌만한 원한이 어느 날 거대한 업보로 돌아올 수도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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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요수라 그런지 일 년이 한 달쯤 정도밖에 느껴지지 않는다.일 년 정도 지났나? 싶어서 요선방에 물어봤더니 십년 지났다더라.그래서 요수들과 달리, 자손을 많이 낳는 인간 수사들을 요선들이 징글징글하게 바라보며 혐오하는 거다.귀찮아서 좀 멸문시켰는데, 한 삼백년쯤 지나니까 다시 부흥해서 대거 몰려오는 일이 다반사니까 말이다. 지난 세월.요선방을 하며 그런 일을 겪은 요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보기도 했다. [햇빛이야말로이세상: 인간 놈들이 쳐들어왔어.]-하... 칠백 년 전에 멸문시켰었는데 이번에 또 왔어. 진짜 지겹다. 내가 너희 저번에 왔다가 멸문하지 않았냐고 물어보니까 전혀 모르더라. 왜 왔냐니까 기연 얻으러 왔대. 인간들은 왜 학습을 못 하지? 왜 규율을 어기는 거야... 약속했잖아. 왜약속안지키는거야제발약속지켜!!!!!!!!!!! ㄴ요선(12.12): 다 죽었겠지.ㄴ거북거북해: 인간들은 원래 그렇다. 한숨 자면 다 잊어버리지. ㄴ응애교룡: 한숨자면 몇 년 지나는데? ㄴ거북거북해: 백 년에서 오백 년 정도.ㄴ흑풍: 일대 자체를 전부 영역으로 삼지 않은 벌이다. ㄴ꼬리많아: 그렇게 하면 인간들이 맹을 맺어서 함께 치러 오잖아. 그건 그것대로 귀찮아져. ㄴ요선(333.3): 그렇게 했다가 사라진 요선들이 꽤 많지... 애초에 요선방 놈들이 말하는 수준은 요왕 정도는 되거나 요존에 이른 이들 수준이기는 했다.아무튼 인간 무섭다.나가는 게 정말 맞을까? 때마침 답글이 달렸다. [요선(12.12): 알을 깨라.] ㄴ응애교룡: 응애... 알을 깨라니.이미 알을 깼다고. [꼬리많아: 정 무서우면 어디 계면인지 말해. 내가 보살펴줄게!]ㄴ응애교룡: 내 내단 파먹으려고 그러는 거잖아 ㅠㅠㄴ요선(66.66): 들켰노 ㅋ [흑풍: 응애교룡 보아라.]-그렇게 걱정되면 은신술을 익히면 될 일이다. 결국 들키지 않으면 될 일이니 은신술 하나 익히면 만사가 해결된다.ㄴ응애교룡: 그런 개꿀 비술이 있다고? ㄴ흑풍: 이거 하나면 금단부터 원영까지도 네 경지를 가늠할 수 없을 터. 가격은 상품 영석 한 개만 받도록 하겠다. ㄴ응애교룡: 돈 받는 거였냐고... ㄴ흑풍: 3계 비술이고 조건이 까다롭지만 그 수준은 지(地)급에 해당한다. 익히기만 하면 금단은 물론, 원영까지도 네 기척을 느끼지 못할 거다. 저계 요선에겐 이보다 더한 구명줄이 없지. 그간의 정이 있으니 중품 영석 30개도 괜찮다. 황, 현, 지, 천의 급 중 천을 으뜸으로 치는데 지, 급이라면 대단히 높은 급의 비술이었다. 그런데 그런 물건이 순식간에 중품 30개가 되었다.이거 사기 아냐? 싶은데 막상 가격이 할인되니까 혹하긴 한다. ㄴ응애교룡: 할부 안됨? 답이 없는 거 보니 안되는 모양이다.사실 살 수도 없다.영석이라니. ‘나, 영석은 태어나서 본적도 없다고.’ 우울해져서 영과 먹고 갤질하다가 문득 떠올랐다. “영과 이거... 못 파나?” 요결에 올라 사진을 찍는 것처럼 인증글도 올릴 수 있게 됐다.무슨 영과인지 몰라도, 귀한거라면 팔아서 영석을 구할 수 있을지도?당장 찍어서 올려봤다. [응애교룡: 이거 무슨 영과임?]-우리 집에 있는 건데. 잘 모름. 이름 뭔지 아는 사람?「복숭아처럼 생긴 영과 그림」 그러자 드물게 즉각 답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햇빛이야말로이세상: 그게왜거기있어너대체뭐야??????????? 잘 모르겠지만 귀한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