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충 좋은 거임?
이 영충 좋은 거임?
7화. [응애교룡: 1년 걸려서 겨우 1성 찍었다.]-법체쌍수 원래 이럼? └요선(178.1): ㅋㅋㅋ 법체쌍수 쳐다보지도 말라니까 굳이 똥통에 기어 들어가네.└꼬리많아: 응애야... 혹시 머리 다쳤어? 법체쌍수 하지 말라고 우리가 그렇게 말렸잖아.└응애교룡: 아니, 설마 이정도일줄은 나도 몰랐지!!└흑풍: 변명은 짧을수록 좋다. 법체쌍수는 본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기초를 다지는 데만 수십 년이 걸리는 게 정상이다. 1년 만에 1성이라도 뚫은 걸 다행으로 여겨라. 울고 싶을 지경이다.문제는 앞으로 더더욱 힘들어질 거라는 거다.1성에 1년이 걸렸으니 2성에는 10년이 걸릴지도 모를 일.벽을 하나 뚫으면 다음 벽은 더욱 단단하고 난해하기 마련이니까. └요선(333.3): 맞다. 특히 뇌기는 성질이 난폭해서 더 어려움. └응애교룡: 그럼 어떻게 해야 빨리 뚫음? 팁 좀.└요선(178.1): 맨입으로? 자심초과 하나 더 던지든가. 그놈의 자심초과.일 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저 소릴 하는 놈이 있다. [응애교룡: 어차피 넌 못 사잖아.]└요선(178.1): 싸우자는 거지? 가볍게 무시하고 다른 답글을 보니 개소리들만 적혀 있다. └요선(444.44): 알몸 ㅇㄷ?└요선(124.1): 알몸 타령 좀 그만해라, 진짜.└요선(444.44): 알몸을 찾지 않는 자, 진정한 요선의 길을 잃은 자니라. └요선(777.54): 알몸이랑 요선이 무슨 상관인데 그러시오. 옷가지를 벗고 본신인 교룡의 모습으로 돌아가 처소의 연못 속으로 뛰어들었다.새까만 연못의 물이 산뜻하게 땀을 씻어내고 활기를 북돋아 준다. “에라이. 그래, 입문이라도 한 게 어디냐. 하다가 정 안 되겠으면 다른 거 배우면 되겠지 뭐.” 어차피 수명은 걱정할 것도 없다.1년간 수련하면서 영과 좀 먹었더니 요결의 소경계가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고나 할까.자하신뢰도를 끈질기게 포기하지 않은 수확이라면 수확! [도골신서(道骨新書) - 관조] ■ 소속 계면: 하계■ 보유자: 교란(蛟瀾)■ 종족: 자하교룡(紫霞蛟龍)■ 경지: 요결 2층 - 요장 도골신서를 보아도 정확하게 요결 2층에 올랐다는 말씀. “후후후! 고작 소경계가 한 단계 오른 거지만 기분 좋아!” 영과 먹고 잠만 자도 수행이 오르던 시절이 지나서 그런가.오로지 내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라 그런지 꽤 뿌듯하다. 침소의 연못에서 헤엄치고 있노나니 몸도 기분도 금세 상쾌해졌다.이대로 잠들면 일주일은 곯아떨어질 거 같은 느낌.노곤노곤함이 몰려온다. ‘이제 슬슬 나가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걸렸지만, 큰 문제는 없다. 오히려 충실한 시간이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난 연못에 둥둥 뜬 채로 연무장을 바라봤다. 연무장 한쪽은 내가 수련하느라 검게 그을리고 폭발이라도 일어난 듯이 부서져 있었다. 자하축도(紫霞蓄刀).뇌정의 기운을 한계까지 검 끝에 축기하여 날리는 일격필살의 검이다. “이 정도면 나 강한 거겠지?” 사실 비교 대상이 없으니 강한 건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다.어쨌든 어느 정도 몸을 지킬 수단은 만든 셈. 여기에 흑풍이 알려준 은신결을 익힌다면 저물대 사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혹시 모르니까 비행 법기랑... 둔술도 한가지 익히면 좋고. 은신결이랑 또 뭐 있으면 좋지?” 비행 법기는 저물대만 있으면 바로 살 수 있으니 만들 필욘 없다.좀 둘러봤는데 동부에 비행 법기가 있지는 않더라. ‘둔술은 밖으로 나가서 수련하면 될 거 같은데.’ 둔술은 적당히 봐둔 게 있다.뇌속성 둔술인데, 이름하야 뇌원거보(雷元巨步) 라는 둔술이다.뜻은 대충 벼락의 근원을 크게 실어내는 걸음이라는 뜻.간단하게 벼락처럼 크게 걷는다는 뭐 그런 말인 거 같다.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지는 걸 거인의 걸음처럼 여겨 만든 둔술인데 요결 중기가 사용하기에 알맞은 수준이라 점찍어 놨다.법체쌍수에 비하면 그 난이도는 매우 낮다. 조금 뛰다보면 익혀질 수준이라 걱정할 건 조금도 없음! “둔술도 됐고, 그럼 남은 건 이제 하나인가...” 후드득.연못에서 나와 물기를 털고 침소에 벌러덩 누워 요선방을 켰다. [응애교룡: 흑풍 있냐?]-은신결 필요함. 살테니까 구결 좀 알려줘. 기다리고 있는데 생각보다 흑풍의 대답이 늦다.요신방에서 경계 근무 서는 놈처럼 항상 있던 놈인데 대답이 늦으니 이건 또 별일이다. “바쁜가.” 한참을 기다려도 안 나타나는 걸 보면 더 기다려 봤자인 듯하다.기본적으로 요선들이라 한숨 잔다하고 한 달 뒤에 나타나거나 하는 놈들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거북거북해가 특히 그런다.뭐 아무튼. “흠, 흑풍이 자신만만해 해서 기대했는데... 한 달 기다리면 나타나려나. 아님 다른 사람한테 구해볼까.” 저물대가 없어서 요결이 적힌 법서는 받지 못하지만, 그 요체를 판매자가 적어준다면 못 익힐 것도 없다.근데 그 요체를 적어줄 놈이 나타나질 않으니 원.심심해서 요선방의 글을 보다가 의도치 않게 흉한 걸 봐버렸다. [인간싫어: 살독 일부 해소됐어.]-그래서 기념으로 인! 간! 살! 해![인간 수사들이 꼬챙이처럼 엮여서 죽어 있는 그림.] “악!” 최상단 최신글이라 요선방이 삭제하기도 전에 봐버렸다. └응애교룡: 으아아아아아악아악!!└요선(997.5): 아아악!! 그나마 위안이라면 나만 당한 게 아니라는 것.요선(997.5) 녀석도 나처럼 귀하게 자란 요선인 모양이었다. “하, 잠 다 깼어. 갤질하다가 자려고 했는데...” 이대로 자면 악몽이라도 꿀거 같다. “... 다른 것 좀 만져볼까.” 흑풍도 안 나오고, 잠도 깬 김에 일어나서 영과 하나 들고 기예실로 흘러들어갔다. “음, 법기는 아직 잘 모르겠고... 연단도 그냥 그렇지. 진법은 머리 아파보이고... 남은 건 부적인가.” 제부술.부적을 만드는 기예를 말한다.본래 부적은 비장의 수로 남겨둬서 사용하는 편이라 본래 자신의 실력보다 강한 힘을 내는 걸 가진다.물론 이를 만드는 사람의 실력도 중요하다.하지만 부적이라는 게, 섬세한 작업이고 또 그날에 따른 천기를 잘 봐야만 하는 기예라 까다롭기는 연단과 법기 못지 않다. 일필휘지.한 번에 휙, 그려야만 하는 것이 부적인데 한두 번 노력하는 걸로 쉽지 않은 게 바로 제부술이다.그럼에도 선호되는 것은 부적이 가지고 있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 “편의성이지.” 가성비는 썩 좋지 못 하지만 전투에서 꽤 유연한 편의성을 제공한다.게다가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결계, 함정, 암살, 진법 등등.부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할 정도로 다양하다.물론 배우는 게 쉽지 않지만... “재료도 재료지만, 열 장 그려서 한 장 만들면 잘 만든 거라고 했던가.” 재료가 되는 황지.요혈, 영붓과 묵까지.꽤 다양한 재료가 필요하다.물론 난 재료 걱정을 할 필요는 없긴하다. “피는 내 피를 쓰면 되기도 하고.” 인간 수사들은 부적을 만들 때, 요수의 피를 즐겨 사용한다. 하지만 난 내가 요수라서 내 피를 쓰면 재료값을 아낄 수 있다는 말씀!거기다 웬만한 재료는 여기 다 있기도 하다. “간단하게 1계 식기부랑 은신부부터 해볼까.” 식기부는 기운을 가려주고, 은신부는 모습을 가려주는 기본적인 부적. 책상 위에 붉은 영주가 담긴 작은 주발과 짐승 털로 만든 제부필이 놓였다. 조용히 숨을 고르며 백령지 한 장을 펼쳤다.인간의 영력이 아니라, 뼛속에 뿌리박힌 요력(妖力)을 끌어올려야 했다. 단전 깊은 곳에서부터 뱀이 똬리를 틀듯 차갑고 끈적한 요기가 치밀어 올랐다. 가장 먼저 그려야 할 것은 식기부(息氣符)였다.순간 호흡을 멈추고 일필휘지로 백령지를 내달렸다.파직!요기가 붓을 타자마자 종이가 비명을 지르듯 울었다. 영문의 중간 고리를 지나칠 때, 제어하지 못한 뇌기와 요력이 불쑥 튀어 오르며 부적의 한쪽 귀퉁이를 까맣게 태워 먹었다. “아니 이게 왜! 너무 힘을 줬나.” 생각보다 요령이 더 필요했다.하지만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법체쌍수로 심신을 단련해서 그런지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다.그저 숙달이 덜 되었기 때문일뿐. “한번 더.” 이번엔 천천히, 그러나 느리지 않게 손아귀에 힘을 더했다. 자연스레 요기의 흐름을 이어가며 내려간 끝에 방점을 찍었다.완성과 동시에, 부적 위로 흐르던 거친 기운이 가라앉았다. “후, 극품 부적 떴니!?” 더 볼 것이 없이 1계 하품(下品)의 식기부였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 법체쌍수로 단련된 교란님이다. 끝까지 하면 내가 다 이겨.” 숨을 고를 새도 없이, 곧바로 두 번째 백령지를 끌어당겼다.몇차례 실패와 성공을 거치며 식기부를 그려냈다.
“오! 이 정도면...!” 상태를 보니 1계 중품의 식기부였다. 1계 부적이라 그런지 그리면 그려낼수록 점점 익숙해져서 노하우가 생긴다.몇 번 더 하면 상품 부적도 만들 수 있을 듯했다.생각보다 쉬워서 그런지, 아니면 재능이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재밌다. “은신부도 바로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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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으로 부적의 궤도가 한 장의 그림처럼 선명하게 그려졌다.스으으윽-!부적의 표면이 살짝 그을리며 튀어 오르려는 순간, 가볍게 손바닥으로 중심을 툭 눌러 기세를 봉인했다.이마에 맺힌 땀 한 방울 훔치지 않은 채, 교란이 완성된 두 장의 부적을 내려다보았다. “바로 상품 은신부?” 나, 생각보다 재능 있을지도?비법을 배운 것도 아니었으나, 부적의 흐름을 꿰뚫어 보는 본능적인 직관 덕분에 군더더기 하나 없는 궤도가 완성되어 있었다. 식기부와 은신부를 가만히 바라보다 이내 뭔가 떠올랐다. ‘근데 이거. 뒷장에 한 번 더 그리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그럴 리는 없겠지만 한번 해봤다.당연하게도 요력을 버티지 못하고 부적이 타버렸다.역시는 역시 역시였다. “요력을 버틸 수 있는 백령지나, 황령지를 쓰면 되려나.” 조금 고민해봤지만, 큰 의미는 없는 짓이라 그만두기로 했다.사실 부적의 고점은 그렇게 높지 않고, 들이는 품에 비해서 결과가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기 때문이다.저계 수사들에겐 유용하지만, 고계 수사에게도 그렇냐고 물어본다면 고개가 기울어지는 게 제부술이다. ‘적당히 견문을 넓히는 정도로만 배우면 충분하겠지.’ 난 제부술을 정리하고, 다음으로 관심있던 요충실로 이동했다.기예실에서는 요충의 알도 종류별로 몇가지 있었는데, 요충을 길들일 수 있는 요결도 꽤 있었다. 그중 몇가지는 이미 내 피를 떨어뜨리고 주인 의식을 치러놨다. 근처에 있는 서책 하나를 들었다.이름하야 백충서방.백가지 영충의 순위가 적혀 있는 충방이었다. 1위 서금충왕-모든 영충의 시조이자 정점. 천지의 정기를 머금고 태어나 몸 전체가 불멸의 황금빛 외골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울음소리만으로도 만충이 엎드린다. 2위 구천독왕잠-저승의 구천에 깃든 냉독과 살기를 양분 삼아 자란 거대한 누에. 이 녀석이 토해내는 비단실은 어떤 법보나 결계도 녹여버린다고 전해진다. 3위 오색환혼채접 -날갯짓 한 번에 사람의 혼백을 완전히 뒤흔들어 환각 속으로 빠뜨리는 영접(靈蝶). 화려한 오색 인분(鱗粉)은 상대의 단전과 경맥을 무력화하는 최상급의 최면 독소. 4위 천년혈월갈-붉은 달이 뜨는 밤의 음기를 수백 년간 흡수하여 진화한 거대 전갈. 꼬리 끝에 맺힌 한 방울의 혈독(血毒)은 순식간에 수사의 피를 끓어오르게 만들어 폭사시킴. 5위 벽력자전지-번개의 기세를 품은 채 지저(地底)의 벼락 구덩이에서 서식하는 지네형 영충. 움직일 때마다 파직거리는 자색 뇌기가 사방을 찢어발기며, 극도의 속도와 마비를 동반함. 6위 명부음풍서-시체나 음기가 가득한 고총(古塚)에서 자라나 주변의 바람과 소리를 완벽하게 지워버리는 은신형 영충. 기척을 철저히 숨긴 채 적의 급소를 파고드는 암살에 특화됨. 7위 혈하익충-피비린내를 맡으면 수천 마리가 군집을 이루어 날아올라 순식간에 대상을 백골로 만들어 버리는 흡혈 비행충. 떼로 몰려다닐 때의 파괴력은 웬만한 고계 수사도 피하게 만듦. 8위 사령토종-흙 속에 몸을 파묻고 대지의 지기와 썩은 원한을 빨아먹으며 단단한 외골격을 다지는 방어형 영충. 몸을 웅크리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물리적 충격과 술법을 지독하게 흡수함. 9위: 부익충-몸 전체가 투명한 백령지 같은 외골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날갯짓 할 때마다 은은한 요문과 붉은 주사 빛깔의 인분이 사방으로 흩날리는 기이한 영충. 스스로 부적의 이치를 체득하고 있어, 제부사가 써야만 진실된 힘을 끌어낼 수 있다. 제부사 없이는 큰 힘을 내지 못한다. 꽤 다양한 요충들이 있지만 내가 눈여겨본 것은 부익충이었다.다른 영충도 눈에 띄는 건 많지만, 백충서방에 있는 영충 전부가 이 동부에 있는 건 아니었다.아마 너무 자아가 강하거나, 제어하기 힘든 영충은 이곳에 없었다. 하여 1위부터 10위권 안에 있는 영충 중에는 유일하게 부익충의 알만이 이곳에 있었다. ‘부익충은 부적을 먹는다. 먹인 부적의 효과에 따라 부익충의 힘 또한 달라진다라...’ 은신부를 먹이면 그들의 날개에 은신부를 그렸을 때, 그 효과가 더욱 증폭된다는 소리였다. “... 괜찮은데?” 백충서방에서도 9위에 달하는 영충.제대로 키워서 생육한다면 이만한 녀석이 없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