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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참나무는 참교육이 필요하다

하남자 이아손이 되었다 — novelpia.com · All chapters

6. 참나무는 참교육이 필요하다

눈앞에 완전무장한 여신님이 서 있었다.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아이손의 아들, 이아손.""예, 예엡! 여신님! 무병장수하시고 만수무강하십시오!"반사적으로 바닥에 엎드리려 했지만, 무릎이 굳어서 엉거주춤한 자세가 되고 말았다.오옹?부엉이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나를 내려다보았다."낮에 조선소에서 그대가 외친 소망을 들었다.""……낮이요? 제가요? 그럴 리가요?""모든 영웅이 헛된 공명심에 눈이 멀어 겉치레에 매달릴 때, 그대만은 선원의 안전과 배 밑바닥부터 살피더구나. 실로 지혜로운 처신이다."내가 뭐라고 외쳤더라?설마 아니지?"또한 배가 스스로 길을 보고, 암초를 피하며, 지혜를 말하기를 바란다 하였지.""아뇨! 안 바랐는데요!? 그건 그냥 주가 부양용 비전을 얘기한 거라……."자율주행은 농담이었잖아! 사보타주용 개소리였다고!"그 대담한 소망에 내 마음이 움직였다. 하여 그대에게 합당한 선물을 내리마."아테나가 창끝을 치켜들었다.꿈의 지평선 너머, 안개 속에서 번개가 번쩍였다.쿠구구구궁!아름드리 참나무 한 그루가 뿌리째 뽑혀 솟구쳤다. 벼락에 그을린 껍질 사이로 푸른 수액이 피처럼 뚝뚝 떨어졌다. 딱 봐도 불길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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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 위대한 제우스의 신탁이 깃든 도도나의 성스러운 참나무다. 이 나무를 뱃머리에 얹어 주마. 이제 배가 스스로 길을 찾고, 미래를 예언하며, 그대에게 말을 건네리라."그 참나무가 내 머리통을 향해 배송됐다. 로켓처럼."잠깐만요! 여신님!! 반품! 반품됩니까!? 주문 취소요! 고객 단순 변심으로 청약 철회하겠다고요!!"번쩍!!안타깝게도 올림포스에는 소비자 보호법이 없다.***"허억!!"침대에서 튕기듯 일어났다.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온몸은 식은땀 범벅.떨리는 손으로 머리통을 더듬었다. 쇠뿔이 돋거나 거미로 변하진 않았네."꿈…… 개꿈이다. 그래,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헛것을 본 거야……."[현실 부정이 빠르시군요. 창밖을 보십시오.]분홍색 글자가 시야에 박혔다."뭐?"덧창을 밀어젖혔다.저 멀리 조선소 상공으로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창 아래 거리에서는 사람들이 고함을 지르며 항구 쪽으로 내달리는 중."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조선소 한복판에 웬 참나무가 박혔대!!""신목이다! 아테나 여신께서 신목을 내리셨다아아!!""어제 이아손 님이 말씀하신 그대로야! 뱃머리가 말을 한대!!""……메티스. 나 다시 잘래."[기상하십시오. 택배가 도착했습니다.]옷 챙겨 입을 정신도 없었다. 표범 가죽 하나만 대충 두르고 궁전을 뛰쳐나갔다.파가사이 조선소.아직 골조뿐인 아르고 호의 뱃머리, 선수상 자리에 벼락 맞은 참나무 둥치가 떡하니 박혀 있었다.그런데 생김새가 기괴했다.옹이와 껍질이 꼬이고 뒤틀려 얼굴 하나를 빚어낸 모양새. 잔가지를 양 갈래로 비틀어 묶은 머리, 반쯤 빼문 혓바닥, 사납게 치켜 올라간 눈꼬리. 건방진 계집아이의 얼굴이었다.한마디로, 세상에서 제일 싸가지 없게 생긴 나무.【꺄하핫! 뭐야 이 조잡한 뗏목은? 이딴 걸 배라고 만든 거야? 구멍 하나 제대로 못 메워서 삐걱거리는 관짝이잖아~ 허접~】게다가 생긴 대로 놀았다."내, 내가 심혈을 기울여 짠 용골인데……!"아르고스가 이를 악물고 항변하자, 참나무가 눈꼬리를 반달로 접었다.【우와, 말대꾸하는 것 좀 봐! 뇌까지 땀내 나는 근육으로 꽉 찼나 봐! 곰발바닥 아저씨~♡ 어차피 바위에 물려서 으깨질 텐데 왜 그렇게 열심히 망치질해? 바보야? 꺄하핫!】"커, 커헉! 이 요망한 뱃머리가……!!"아르고스는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더니, 기어이 쥐고 있던 망치를 바닥에 떨궜다."말을 삼가라, 신목."티피스가 앞으로 나섰다.오오, 바다 사나이는 뭔가 다른가?【푸하핫! 키잡이? 이 둔해 터진 물개 아저씨가 키잡이야? 폼 잡기는~ 물개 아저씨는 가는 길에 죽거든? 양털은 구경도 못 해! 꺄하핫! 불쌍한 허접♡】"……땔감 주제에."꽈아악-티피스가 허리춤의 단검 자루를 움켜쥐었다. 하지만 칼은 뽑지 못하고 어깨만 부들부들.하긴, 제우스의 신목한테 칼을 들이댈 수도 없는 노릇이지.기세가 등등해진 참나무가 이번에는 아카스토스 쪽으로 눈알을 데굴 굴렸다.【어라라~? 거기 곱상한 애송이는 또 뭐야? 냄새나, 찬탈자 냄새가 풀풀~ 아~ 모험 놀이 나왔어? 궁전 밖으로 소풍도 안 가봤을 온실 속 도련님? 파도 조금만 쳐도 집에 가고 싶다고 울 게 뻔한데? 얌전히 성에서 병정놀이나 해~ 푸하핫!】"난 그냥 위대한 모험이 하고 싶을 뿐인데……!"으드득.왕자의 어금니 갈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저런 괴물이 달린 배를 어떻게 지어…….""만드는 내내 저 소리를 들으라고? 차라리 세이렌한테 잡아먹히고 말지.""미쳤지, 저게 무슨 배야. 난 빠질래."인부들이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공구를 챙겨 뒷걸음질 쳤다.조선소의 사기는 바닥. 그런데 내 입꼬리는 주체할 수 없이 씰룩거렸다.'……왔다!'속으로 만세를 불렀다.악령 들린 배! 매도하는 뱃머리! 인격 모독 서비스!이런 배에 누가 타겠는가?선원이 없으면 출항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심지어 이건 내 탓도 아니거든.아테나 여신이 직접 꽂아준 참나무가 프로젝트를 말아먹은 거니까, 삼촌도 나한테 책임을 물을 수 없겠지.'귀책 사유는 올림포스 본사에 있다. 지혜의 여신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그때, 도도나 참나무의 눈동자가 구경하던 나를 포착했다.【어라? 표범 가죽 두른 꼴을 보니까…… 설마 네가 이 바보 군단의 대장이야?】"표범이면 준수하지 않나? 산양이나 토끼도 아니고 표범인데. 그럼 뭐, 사자 가죽이라도 둘러야 되나?"【이아손. 강 건너다 신발 한 짝 빠뜨린 칠칠치 못한 아저씨잖아! 근육도 물렁물렁~ 배짱도 없어서 여자 뒤에서 벌벌 떨기나 할 것 같은데, 풉! 허~접♡ 영웅 호소인 샌님♡ 헬라스도 참 인재가 없나 봐~】어떻게 알았지. 역시 신목은 신목인가?【애초에 이 도도나의 신목께서 왜 이런 허접의 배에 박혀야 하는 건데? 아~ 최악이야. 신세 망쳤어~ 그래도 뭐, 온 김에 특별히 이 몸이 관리해 줄게. 이 배 위의 모든 판단은 내가 내린다? 항로도, 출항일도, 그리고 승선 자격 심사도!】"어…… 근데 다 맞는 말인데?"【에?】"신발 잃어버린 것도 맞고, 배짱 없는 것도 맞고. 특히 허접 부분이 제일 정확하네. 관찰력 좋다, 너."【자, 잠깐! 왜 인정하는 건데! 거기선 발끈해야 할 거 아냐!!】참나무의 갈래머리 가지가 허둥지둥 파닥거렸다."틀린 말이 없는데 뭘 발끈해. 아, 그리고 나 수영도 못 해. 뱃멀미도 심하고, 싸움도 못 하고……."【으, 으으으……! 시, 시끄러워!! 그건 내가 말할 거였다고!! 허접! 멍청이! 말미잘!!】참나무의 어휘력이 순식간에 젖먹이 수준으로 추락했다.【탈락이야, 탈락! 승선 거부! 너 같은 건 이 몸한테 손끝 하나 못 대!】"진짜? 나 같은 허접 선장은 자격 미달이다 이거지? 승선 심사 탈락. 어쩔 수 없이 이 원정은 없던 걸로──"오히려 좋아. 내가 원하던 게 바로 그거야!콧노래를 부르며 돌아서려던 찰나였다.[걱정하지 마십시오.]시야 한구석에 분홍색 글씨가 떠올랐다.'……뭘 걱정하지 마? 나 지금 하나도 걱정 안 되는데?'[불쾌합니다.]'뭐가!?'[한낱 벼락에 그을린 장작개비 주제에. 감히 누구에게 입을 놀리는 겁니까.]'잠깐, 메티스? 진정해. 쟤 지금 우리 편이야. 출항 취소시켜 주는 소중한 메스가키라고!'[사용자의 평판 하락은 거주 환경 악화로 직결됩니다.]'아니, 나 허접인 거 팩트 맞잖아! 너도 맨날 하는 소리잖아!!'[그러니까요. 그건 제 권한입니다.]시야 전체가 시뻘건 경고창으로 뒤덮였다.[긴급 프로토콜: 도도나 신탁 계통 강제 접속][루트 권한 조회 중……][인가 거부: 제우스(Zeus) 보안 코드 감지][상위 권한으로 우회합니다][권한 확인: 지혜의 여신 계통]【꺄하핫…… 에? 어, 어라?】움찔!건방지게 혀를 내밀던 참나무 메스가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잠, 잠깐만! 머, 머릿속에 뭐가 들어오는? 아파, 아파파팟!! 잠깐잠깐잠깐! 뭐야 이거! 아줌마 누군데──】[처리 우선순위가 상향되었습니다.][시스템 강제 덮어쓰기 개시][장악률: 10%…… 50%…… 100%][루트 권한 탈취 완료.]뭔가 로딩이 확 빨라졌는데?지이이잉-참나무 전체가 격렬하게 진동했다. 나뭇결이 소용돌이치고, 갈래머리 가지에서 잎사귀가 우수수 떨어졌다.【이 숨결…… 올림포스 이전의…… 히익. 서, 선배님? 저기, 방금 건 그냥 신고식이었다고요오!!! 진짜예요! 심사도 다 통과시켜 드릴게요! 허접도 전원 합격!】'아니, 합격시키지 말라고!! 탈락시켜 달라고!!'부르르-일그러진 참나무 얼굴이 한차례 경련하더니, 그대로 멈췄다.치켜 올라갔던 눈꼬리는 축 처지고, 파닥거리던 갈래머리 가지는 얌전히 늘어지고.이윽고 뱃머리가 풀 죽은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훌쩍. 도도나 항법 보조 시스템, 가동. 이상 없음. 승선 인원을 감지하면 안내를 개시합니다아.】말끝이 울음 반, 억울함 반으로 뭉개졌다.【뭐, 뭘 봐…… 이 몸은 원래 친절했거든? 훌쩍. 아깐 그냥 통과의례였을 뿐이고…… 그리고 다들 허접이 맞고……】[한마디 더 하시겠습니까?]【히익. 암초 탐지 기능 정상! 조류 예측 정상!! 안전한 항해를 기원합니다!!!】사람들이 고분고분해진 뱃머리를 올려다봤다."신목이 이아손 님을 선배라 불렀다……!""도도나보다 오래된 가호를 받으신 분이야!"이어서 움직인 건 아카스토스."모두 보았는가! 신탁의 조롱이 쏟아질 때, 우리는 분노로 떨거나 수치로 고개를 숙였지만 이아손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 모든 매도를 웃으며 인정했다!"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조선소를 울렸다."오만한 자는 신탁 앞에서 분노하고, 겁쟁이는 신탁 앞에서 도망치지! 하지만 진정한 영웅은 스스로를 가장 낮은 곳에 두는 법! 자신을 낮춘 자를 신들께서 대신 높이셨구나!""이아손 님이 도도나 참나무를 참교육했다……!"뒷걸음치던 인부들이 우르르 제자리로 돌아왔다. 아르고스도 바닥에 떨군 망치를 다시 집어 들었다."아니, 저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진짜로요! 그냥 초월적 AI가 해준 거예요!!""에아……? 그건 또 어느 신이야?""아무튼 들었는가! 끝까지 공을 신들께 돌리는구나!""어쩜, 겸손하기까지! 우리는 망치질로 보답하리라! 다들 작업 속도 올려!!"우오오오오!!부들거리던 베테랑들이 눈에 불을 켜고 선체로 뛰어올랐다.'야. 너 방금 뭐 한 거야.'[실례했습니다. 오랜만의 노동이라 조금 들떴군요.]분홍색 글자가 한 박자 늦게 떠올랐다. 묘하게 의기양양해 보였다.[금일 실적: 악성 인격 진압, 항법 시스템 확보, 인부 사기 회복, 사용자 위신 추가 상승.][출항 준비가 또 한 걸음 전진했습니다. 칭찬을 기대해도 되겠습니까.]칭찬은 무슨. 덕분에 내 관짝이 튼튼하게 지어지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