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Crawler

Ep.04 장사 개시

헌터들이 집착하는 재앙급 스킬 제작자가 되었다 — novelpia.com · All chapters

Ep.04 장사 개시

문이 닫히자, 바닥의 격자무늬가 낡은 돌바닥으로 변하고, 주변 풍경이 순식간에 뒤바뀌었다.난 어느새 울창한 숲 한복판에 서 있었다.그때, 나무 사이로 마수 한 마리가 걸어 나왔다.공부한 내용에 따르면 저건 분명 E급 마수 [잿빛 늑대].EDS의 음식을 좋아하시는 선생님이 이빨보다 길고 날카로운 발톱을 더 조심하라며, 칠판을 막 두드리던 게 떠올랐다."발톱이야. 발톱. 뭐라고? 발토오옵. 이거 시험에 나온다?"그런데 생각보다 마수의 크기가 너무 컸다.밖에서 봤을 때도 작지는 않았는데, 막상 마주 서니 저 입에 내 팔 하나쯤은 쑥 들어가겠다 싶었다.“……”검 끝이 달달 떨렸다. 두 손으로 붙잡으면 좀 나을 줄 알았더니, 도리어 무릎까지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괜찮아. 가짜라잖아.그렇게 몇 번이나 되뇌는 동안에도 눈앞의 숫자는 착실하게 줄어들었다.[6. 5. …]할 수 있어, 송민지.[3. 2. 1.][평가 시작]어떻게든 검부터 제대로 들어보려 했는데, 늑대가 그보다 먼저 바닥을 박찼다.온다.피해야 하는데.“아…!”뒷걸음질 치면서 검을 들어 올리는 동안, 늑대는 이미 코앞까지 와 있었다. 어깨를 스치는 발톱과 함께 짧은 경고음이 울렸다.[피격 : 1 / 3]안돼. 아직 10초도 안 됐는데.숨을 삼켰다. 이러다가는 목표로 한 일분은커녕 삼십 초도 못 버티고 나가게 생겼다.몸을 돌린 늑대가 다시 달려들었다.이번에는 검을 들지 않았다. 떨리기만 하는 검신을 내리고,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스킬을 사용했다.그러자 발 끝으로 자연스레 마나가 이동하며, 몸이 전보다 훨씬 가벼워진 것이 느껴졌고.난 그대로 있는 힘껏 옆으로 뛰었다.그러자 훅, 하고 몸이 밀려 나가며 허공에서 날카로운 발톱이 맞물렸다.'…피한 건가?'돌아보자마자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늑대는 착지한 몸을 홱 돌리더니, 이번에는 자세를 낮춰 다리 쪽으로 파고들었다.또 온다!나는 땅을 박차고 뒤로 빠졌다. 날카로운 이빨이 무릎 앞에서 맞물렸지만, 이번에도 내 몸에는 닿지 못했다.'음…?'그렇게 몇 번을 더 피하고 나니, 보이는 것이 있었다.‘피해지잖아…? 할 수 있어…!'이 스킬을 쓰면 내가 이놈보다 훨씬 빨랐다.“크르르릉ㅡ!”나는 다시 한번 마나를 휘감았다.*‘꽤 빠른데.’캡슐을 지켜보던 감독관이 송민지의 신상서를 다시 펼쳤다.힘과 체력, 마력은 모두 최하위. 하지만 민첩만은 최상위권이었다.아래에 적힌 「재빠른 몸놀림」을 보고서야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각성할 때 민첩 스탯 7개를 더 받는 능력.성장할수록 이점이 줄어드는 탓에 E급으로 분류됐지만, 새내기들끼리 모아놓은 이 시험에서는 이야기가 달랐다.속도만큼은 다른 응시생들 대부분보다 훨씬 빠를 수밖에.그런 몸에 스킬의 가속까지 더해지고 있었다.마침 캡슐 안에서 고블린의 몽둥이를 피해 달리던 아이가, 화살이 날아오는 쪽을 보고 몸을 트는 것이 보였다.이번에도 한 끝 차이였다.급히 방향을 꺾었는데도 발끝의 마나는 끊기지 않았고, 그대로 속도를 유지한 채 고블린의 옆을 빠져나갔다.“…흠.”빠른 이유야 알겠다.적힌 숫자보다는 전투에 재능도 있어 보였고.문제는 저 아이가 쓰는 스킬이다.저 정도 성능이면 분명 C급 이상이었다. 배움에 필요한 마력 수치도 최소 10은 넘어야 했다.하지만 종이에 적힌 송민지의 마력은 분명 1.감독관은 신상서를 내려놓고 캡슐 안을 조금 더 유심히 살폈다.타이머는 이미 7분을 지나고 있었다.나머지 캡슐의 응시생들은 진작에 탈락한 상황.그래서 더 이목이 집중되고, 곳곳에서 이채가 섞인 시선들이 날아들었다.그중에는 차서린의 것도 있었다.“야, 쟤 봐봐. 엄청 빠르다.”“뭐야. 어디 길드 애야?”그녀의 옆에 있던 아이들이 캡슐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근데 쟤는 왜 한 마리도 안 잡고 피하기만 해?”“몰라. 근데 시간 봐봐. 벌써 7분 넘었어.”“…진짜네?”차서린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그녀 본인의 기록은 6분 34초.고작 E급이라기에 신경 쓸 것도 없겠다 싶었는데, 옆에서 연신 감탄하는 소리가 아까부터 너무 거슬렸다.“…좀 조용히 해줄래?”“아, 미안.”“미안해.”아이들은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유명한 헌터 가문의 외동딸인 그녀에게 굳이 밉보여서 좋을 건 없었기 때문이다.그렇게 모두의 관심을 끌며, 요리조리 공격을 피하던 송민지는 결국 점점 불어나는 마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탈락했다.[송민지. 7분 51초.]송민지는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캡슐에서 나왔다.그러면서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자꾸 자신이 세운 기록을 돌아보던 그녀를 감독관이 불러 세웠다.“저기, 잠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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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지는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 싶은 얼굴로 두 손을 공손히 모아 쥐었다.“방금 사용한 스킬, 이름이 뭐죠?”“스킬이요?”잠시 숨을 고르던 송민지가 대답했다.“그… 이름이 뭐더라. 아! 질풍의 발걸음이란 스킬이었어요.”“질풍의 발걸음?”대답을 들은 감독관이 손에 든 태블릿을 몇 번 두드리더니 미간을 좁혔다.[등록된 스킬을 찾을 수 없습니다.]“DB엔 없는데…. 이름 맞아요?”“네, 확실해요.”“어디서 배웠죠?”감독관의 물음에 그녀는 별생각 없이 대답했다.“아는 오빠가 줬는데요.”* * *토요일 늦은 저녁, 나는 언제나처럼 가게 카운터석에 앉아 휴대폰을 켰다.입학시험은 끝나고도 한참 지났을 시간인데, 별다른 연락이 없었다.“시험 잘 봤으려나….”끝나면 연락할 만 한데. 설마 망쳤나?메시지를 열어 잘 봤냐고 몇 글자를 적다가, 도로 지웠다.정말 망쳤으면 뭐라고 답하겠나.나한테 스킬까지 받아갔는데 결과가 안 좋다고 말하기도 미안할 텐데, 괜히 먼저 물어서 부담 줄 필요는 없었다.뭐, 기다려보자.난 결국 휴대폰을 내려놓은 채, 가게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유리 진열장으로 시선을 옮겼다.기존 재고는 전부 상자에 담아 창고로 치우고, 이번에 새로 큰맘먹고 지른 최고급 펜시 NEW PRODUCT.안에는 C급 스킬북 세 권과 B급 한 권이 고이 모셔져 있었다.“헤헤….”역시 저것만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안에 있는 것은, 지난 며칠간의 열정을 태운 결과물이다.각성한 게 얼마나 신이 났던지. 하나만 더 분석해 보자던 게 며칠째 밤샘으로 이어졌다.룬어를 읽다가 고칠 곳을 발견하면, 직접 고쳐서 다시 써보기 전에는 도무지 잠이 오질 않았다.정말 마음 같아서는 저 진열장을 내 스킬북으로 꽉 채우고 싶었었다.하지만 거기에는 사소한 문제가 있었으니….그것은 바로 내 비루한 마나 양이었다.이게 결국 B급부터는 제작 난도가 딴판이라 그렇다.가장 낮은 E급은 3~5페이지, D급은 7~8페이지 정도.그런데 C급만 돼도 20페이지가 넘고, B급은 무려 100페이지를 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한번 해석하면 능력 없이도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하루에 읽을 수 있는 룬어의 양이 제한적이다 보니, 만들 수 있는 스킬북의 개수도 제한적이었다.“마나회복에 좋다는 약이라도 하나 지어먹어야 하나….”머릿속으로 아까 규펑에서 검색해 본 여러 가지 제품들이 스쳐 지나갔다.“이따 퇴근하기 전에 하나 주문하지 뭐.”아, 그리고 또 하나.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바로 이 능력으로 제작한 스킬북은, 웬만하면 품질이 [최상급]으로 나온다는 것이다.참고로 여기서 품질이란 것은 스킬의 마나 효율량을 뜻한다.[제목] : 시2발 책쟁이련들 다 뒤져라 걍@@@@작성자 : 쌀먹의신시발 인생 망했다….어제 그 뭐냐 이속 빨라지는 스킬북 떨이로 팔고 있길래 사가지고 배웠는데, 개 시 발 스킬한번쓰니까 마나 50%씩 깎여나가는데 이거 어떻함? 헌터인생 ㅈ된거임?- 개븅신새끼 ㅋㅋㅋ- ㅇㅇ 좇된 거임 답없음 걍 빠르게 인생리셋하자 ㄱㄱㄱ- 거지 쌀먹충련 참교육당했누 ㅋㅋ 꼴이좋아.- 몇 급이었길래 그럼?ㄴ 최하급이었음.ㄴ 좆븅신이네.- 위에 얘들 말 듣지 말고 그냥 백줌 하나 사서 몸에다 발라라…. 원하는 스킬 하나 리셋가능하다.ㄴ 존나비싸잖아 그거.ㄴ ㅇㅇ 한 5천할꺼임.ㄴ 하 시발….- 떻이아니라 떡.——————쉽게 말해서, 품질이 좋을수록 같은 스킬을 사용해도 마나가 적게 드는 것이다.물론 마력공학 석사까지 따둔 덕도 봤다.룬어만 읽을 수 있다면, 마나가 낭비되는 부분을 찾아 손보는 건 내 전공이었다.“6년이란 시간이 헛되지만은 않았구먼.”그렇게 진열장 안의 책들을 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는데, 느닷없이 가게 문이 벌컥 열렸다. 딸랑. 딸랑. 오늘 처음 울리는 종소리와 함께, 덩치 큰 중년 남성 한 명이 쭈뼛거리며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어서옵쇼.”나는 카운터에서 일어나 손님에게 물었다.“찾으시는 거 있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