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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선자인데

헌터들이 Npc로 착각한다 — novelpia.com · All chapters

애기선자인데

손위에 둥둥 떠 있는 불덩어리.불붙은 축구공이 손 위에 둥둥 떠 있는 것 같았다.순간 금방이라도 한 대 칠 것처럼 다가오던 남자의 얼굴은 경악으로 물들었다."마…… 마법사?"저 우락부락한 남자는 순간 뒤로 주춤거리더니 90도로 사죄 인사를 박았다."귀한 직업인 줄 모르고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죄송합니다!"귀한 직업?확실히 마법사가 귀한 직업이라는 얘기는 듣긴 들었는데.딜러 중에서도 유일한 황족이라는 얘기 말이다.남자의 태도가 180도 달라진 건 그래선가?허겁지겁 명함을 꺼내더니 두 손으로 공손하게 건네는 게 꼭 영업사원 같잖아."연락 주시면 저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대우를 약속드리겠습니다."남자는 등도 보이지 않은 채 뒷걸음질로 도망쳤다.'왜 저러는 건데?'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 손에 떠 있는 불덩어리와 명함을 번갈아 바라봤다."이래도 헌터가 아니라고?"분명 상상 각성이라고 그랬는데?열기가 느껴지는데?저 덩치 큰 헌터도 도망가는 게 보이는 모양인데?그러면 상상 각성일 리가 없는데?다시 들어가서 재검사해 봐야 할까?'안돼! 재검사는 유료라 그랬어!'서둘러 단칸방으로 돌아왔다.집에 도착하자마자 PC를 켜고 인터넷을 뒤졌다.'상상 각성, 오른손에 불덩어리, 상태창 이상'떠오르는 단어들을 이것저것 조합해 검색해 봤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는 것 같네.[상상 각성 겪어보신 분? 저 진짜 눈앞에 상태창 보이는데 ㅠㅠ][상상 각성은 과도한 노동이 만들어낸 정신병][상상 임신과 동일한 메커니즘. 상상 각성이란?][상상 각성 치료약 등장]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영양가 없는 글들뿐이었다.대부분 진짜같이 보여도 며칠 푹 쉬면 다 사라진다는 뻔한 얘기뿐이다."나는 진짠데."혹시나 해 아까 느꼈던 감각대로 오른손에 정신을 집중해 봤다."^$#@!#!"ㅡ 화르르르!!그러자, 다시 불덩어리가 생겨났다.없애버리고 싶다고 생각하니까 순식간에 사라진다.다시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면 불덩어리가 생기고,정말 불이 맞나 싶어 종이를 살짝 가져다 댔더니, 순식간에 타버려 재조차 남지 않았다.'절대 상상 각성 아닌 거 같은데?'결국 검색으론 방법을 찾을 수 없을 거 같았다."그러면 이제 남은 건 이 상태창뿐인데."다시 상태창을 불러봤다."상태창!"[상태창]레벨: @#%#^&직업: #%^%^&특성: &(#%^@&%스킬: !@#@%^!&여전히 글씨가 깨져서 무슨 내용인지 알아먹을 수가 없는 게 정말 이상하네?그래도 혹시나 뭔가 힌트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구석구석을 째려봤다."몬가 숨겨져 있을 거 같은데.""진짜 있을 거 같은데.""아무것도 없을 리가 없는데."그러다 문득, 무언가 하나를 발견했다."찾았다!"상태창 화면 구석에 아주 작은 점 같아 보이는 이상한 버튼 하나.너무 작아서 의식하고 보지 않으면 절대 보이지 않을 크기였다.조심스럽게 그 버튼을 꾹 눌러봤다.그러자 시야를 가득 채우는 이상한 사이트…. 는 뭐지?뭔가 엄청 복잡한데?대충 훑어봐도 스트리밍 서비스, 갤러리, 중고장터 같은 메뉴들이 보인다.그런데 좀 이상하다.수많은 서비스가 무색하게 라이브 방송 중인 채널이 딱 두 개뿐?"이용자가 적은 건가?"방송에 들어가 봤다.하나는 옛날 옷을 입은 남자가 솥단지에 무언가를 끓이고 있었다.다른 하나는 선녀 옷을 입은 여자가 흐느적흐느적 춤을 추고 있었다.하지만 문제는 그것보다 시청자 수라 해야 하나?남자는 시청자 1명, 여자는 3명.망한 플랫폼인가?시청자가 없어도 너무 없다.결국 이곳에선 정보를 얻을 수 없을 거 같아 그나마 가장 확률이 높을 것 같은 곳으로 찾아갔다.[대도(大道) 갤러리]커뮤니티 탭을 누르니 제일 위에 떠 있는 이름.뭔가 생긴 건 헌터 지망생 갤러리랑 비슷한데.대도가 무슨 뜻일까?큰길이란 뜻일까?그것보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다.이 갤러리는 완전 컨셉충 소굴이었다.[제목: 재롱부리던 우리 입문 제자는 언제 오려나?][제목: 아가야. 빨리 들어오너라.][제목: 어제 아가는 어서 이 글을 확인하도록 하여라.]"컨셉에 먹힌 자들인가?"다른 글들을 살펴봐도 수선자니, 연기기니 축기기니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만 떠들고 있었다.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어 개념글을 확인했다.그리고 제일 위에 있는 글을 클릭.[제목: 재롱부리던 우리 아가 제자는 언제 오려나?]작성자: 태현진인내용:허허허. 도우들 평안하시오?어제 울며불며 재롱 피우던 아가 선자가 그립읍니다.공법 하나를 줬는데 제대로 배웠을는지.댓글ㄴ태백검군: 귀여운 게 먼저 떠난 증손녀가 생각나지 않겠소? 도네하느라 영석 좀 날렸소.ㄴ옥한빙후: 아이가 부모 없이 자라서 그런지 몸가짐이 바르지 않더군요.ㄴ혈하노조: 그럭저럭 귀엽구만. 옥한빙후는 별걸 다 따지는군.증손녀? 파더 마더가 없어? 완전 내 얘기 같은데?그런데 저 고닉들은 이름이 왜 저따위지?결국 알 수 있는 방법은 직접 물어보는 것뿐이었다.조심스럽게 글쓰기를 눌렀다.[제목: 저 지금 여기 갤러리가 보이는데, 이거 어떻게 된 거예요?]작성자: 끄아아ㅏㅓ리누내용:오늘 아침 눈 뜨니까 이게 보여요.여기는 무협 컨셉이에요?글을 올리자마자 무서운 속도로 댓글이 달렸다.ㄴ혈하노조: 오! 드디어 왔구나! 쪼그마한 계집!ㄴ태현진인: 허허, 아가 왔구나. 어제 노부가 준 공법은 잘 익히고 있는 게냐? 그런데 기억을 하지 못하다니 서운하구나.ㄴ혈하노조: 쯧쯧 영감탱이 연기기나 배우는 싸구려 공법 하나 던져주고 유세는.ㄴ태현진인: 비천한 마도 놈이!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지 말아라! 하계의 잡영근에게 딱 맞는! 그마저도 과분한 기연이거늘!대체 뭔 소리야? 공법? 잡영근? 연기기?도무지 알 수 없는 소리만 떠들어댄다.댓글을 읽는 사이 어느새 태현진인과 혈하노조가 키배에 들어갔다.'여긴 주딱도 없는 건가?'어쩔 수 없이 다시 새 글을 팠다.[제목: 다들 저를 아시는 거 같은데 어떻게 아세요?]작성자: 끄아아ㅏㅓ리누내용:저 진짜 아무것도 기억 안 나요.무슨 일 있었는지 아는 분 있어요?그러자, 곧바로 댓글 하나가 달렸다.ㄴ천기각주: 어떻게 하면 하루 만에 기억을 잃습니까? 이 글을 눌러보세요.그가 보낸 링크를 클릭하니 아까 봤던 인방 사이트로 이동했다.그리고 메인에 떠 있는 다시 보기 페이지.썸네일을 본 순간 뭐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걸 직감할 수 있었다.썸네일엔 눈물 콧물 질질 흘리고 있는 내 얼굴이 박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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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사진도 마찬가지.심지어 닉네임에 '끄아아ㅏㅓ리누'는 뭔데?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동영상을 눌렀다.내용은 충격적이었다.화면 속의 나는 어제 알바에서 잘린 것부터 시작해 서러웠던 썰들을 하나하나 풀고 있었다.ㄴ태현진인: 고생 많이 했구나. 이거로 생활에 보태거라.=태현진인님 하급 영석 10,000개 감사합니다.=ㄴ혈하노조: 저런 애들 널렸지.ㄴ옥한빙후: 아이가 예의가 없다 했더니 연유가 있었군요.ㄴ태백검군: 불쌍하군. 증손녀가 생각납니다. 간식하나 받겠다고 어찌나 애교를 부리던지.=태백검군님 상급 영석 1개 감사합니다.==오청요왕님 상급 영석 1개 감사합니다.=ㄴ천기각주: 저 아이는 범인 같은데 여긴 어떻게 들어온 겁니까?"끄아앙. 나 헌터 되고 싶다고요! 헌터 되게 해달라고요!"이번엔 화면 속의 또 다른 내가 바닥을 뒹굴며 오열했다.ㄴ태현진인: 훈타? 훈타가 무어냐.ㄴ혈하노조: 어지간히도 구석탱이에 있는 수진성인가 보군.ㄴ천기각주: 계면도 다른 듯합니다.ㄴ옥한빙후: 말하는 걸 들어보면 수선자랑 다를 거 없어 보이네요.갑자기 얼굴이 터질 것처럼 화끈거렸다.도플갱어인가? 나는 여태 저런 짓 한 적 없는데?도플갱어가 탑에서 나온다는 얘기는 들은 적 있는데?장난감 안 사줘서 투정 부리는 어린애처럼 방바닥에 누워 허우적거리는 모습이라니.영상까지 남아 있어 박제까지 돼버린 상황.흑역사가 불특정 다수가 접근할 수 있는 공간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버렸다."아…… 안대!"동영상에 나온 것과 똑같은 포즈로 방바닥을 뒹굴었다.아니, 그게 끝이 아닌가?이번엔 방송 안의 내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재롱부리듯 씰룩거리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33013c7ac469f3d0339e01ccbec7d77e.jpg '이거 짤로 봤는데…. 주인이 손뼉 치니까 춤추는 댕댕이 짤….'ㄴ태현진인: 노래가 산만하고 시끄러운데 뭔가 흥겹구나.ㄴ혈하노조: 취향에 맞는데? 저쪽 수진성은 마종이 먹었나 보군.=혈하노조님 하급 영석 10,000개 감사합니다.=ㄴ천기각주: (응원봉 흔드는 이모티콘)x10ㄴ옥한빙후: 어리다 해도 저리 경박할 줄이야! 내 옆에 있었으면 회초리를 들었을 게야!그렇게 지켜보던 시청자들의 분위기가 바뀐 건 방안에 보이던 무언가를 발견하고 나서였다.ㄴ옥한빙후: 뒤에 있는 돌은 보천석! 보천석 아닙니까?ㄴ태현진인: 허어 보천석 같긴 합니다.ㄴ혈하노조: 진짜 보천석이네.ㄴ천기각주: 범인 아이가 어떻게 들어왔나 했더니 보천석 덕분이로군요.광란의 춤사위가 끝난 후 채팅창의 분위기는 달라져 있었다.갑작스럽게 조용해진 분위기에 당황해 있는 사이 태현진인이 말을 걸어왔다.ㄴ태현진인: 아가야. 공법 하나 가르쳐주마."공법이 뭐예요?"ㄴ태현진인: 네 녀석을 그 훈타로 만들어주는 거란다."배울게여! 아잉~ 가르쳐주세여! 제발여!"화면 속의 나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애교를 부리고 있다.'부끄럽잖아.'이건 이불킥 일 년짜리.ㄴ혈하노조: 대체 훈타가 뭐길래 저리 호들갑인 게야?그러자 화면 속에 난 다시 신나게 떠들어댔다.몬스터 잡고, 스킬 쓰고, 아이템 구하고.여기저기 주워들은 정보를 다 털어놓았다.사람들은 차분하게 이야기를 듣더니 다들 이해하는 눈치였다.ㄴ태백검군: 몬스터, 스킬, 마력. 대충 뭔지는 알겠군.ㄴ혈하노조: 얘기 들어보니 수선자네? 몬스터는 또 뭐야? 촌구석이라 이상한 이름 쓰는구만.ㄴ옥한빙후: 요수의 내단을 취하고, 단약을 먹고, 법기를 제련하는 게 비슷하네요.ㄴ천기각주: 흥미로운 곳이군요.그사이, 영상 속 나는 태현진인이 채팅창으로 가르쳐준 대로 방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그러고는 어제 길바닥에서 예쁘다고 주워 온 돌멩이를 배 위에 얹었다.ㄴ태현진인: 지금부터 노부가 가르쳐준 대로 토납 하거라.그다음은 태현진인을 따라 했을 뿐이었다.별다른 건 없었다.그냥 태현진인이 숨 쉬는 걸 따라 하는 것뿐.한참 동안 따라 하니 보천석이 은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그러고는 배속에 스며들듯 사라져 버리는 모습.그다음에는 심법이라던가 화구술 같은 것도 배웠다.그러다가 영상이 끝나갈 때쯤 하품을 하고는 손을 흔든다."하암. 나 졸려요. 내일 또 봐요."그대로 이불속에 들어가 잠들며 방송이 끝났다."하아. 캠도 없는데 어떻게 방송한 건데?"한동안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봤다.어떻게 된 상황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보천석….'내가 주운 돌은 범인을 수선자로 만들어주는 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