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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입니다

헌터갤러리의 국가권력급 기계공주 — novelpia.com · All chapters

거지입니다

사람들은 왜 헌터가 되길 원하는걸까.아마도 돈, 혹은 명예.. 그리고 확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세계적인 전자제품 대기업의 총수도 아마 그만큼 돈은 벌겠지만, 사람들은 대기업 총수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 일단 확률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아마 되었다고 해서 잘 유지 할 수 있는 사람도 없겠지.하지만 헌터는 다르다. 어제까지만 해도 고졸무직백수였던 친구가 단숨에 B급 헌터가 되어서, 좋은 차를 끌고 다니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많으니까.보기만 해도 굉장히 배가 아프고, 어쩌면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인셍망헷음 : 아가 각붕 기상좋은 아침이구나]-ㅇㅇ : 우왓; 아가한테서 담배냄새가ㄴ인셍망헷음 : 손가락 박살내버린다-ㅇㅇ : 저녁9신데 뭔 아침 ㅋㅋ 뉴욕 살음?ㄴ인셍망헷음 : 외국인 혼혈 백발 벽안 미소녀임 ㄴ ㅇㅇ : 미소녀(성인병 다수 존재)ㄴ 인셍망헷음 : 주소 불러주세요~! 이벤트 당첨되셨어요~!!“에휴.”아침은 아닌 기상을 여는 커뮤니티 글 작성. -ㅇㅇ : 오늘은 각성함?ㄴ 인셍망헷음 : 이미 각성자인데 무슨 또 재각성이야ㄴ ㅇㅇ : 아~ 그런 컨셉?헌터 커뮤니티에 이런 글을 쓴다고 해서, 딱히 달라지는 건 없다만. 그저 루틴처럼 행하는 일일 뿐이다. 새벽 편돌이에게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상대는, 현실이 아니라 커뮤니티에 더 많으니까.좁은 원룸방 한쪽 구석탱이에 자리잡은 매트리스 위에서 몸을 일으킨 뒤, 터덜터덜 화장실로 걸어가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집은 주먹만한 주제에 무슨 화장실에 욕조가 있는건지, 매일매일 볼때마다 뜯어내버리고 싶은 느낌이 들지만. 한 며칠 전부터는 볼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욕조도 있는데 몸 좀 담글까.’아마 날씨가 서늘해진 탓에 그렇겠지. 제대로 된 방한 대책도 없는 작은 원룸방에, 해가 떨어진지 한참 지난 9시다. 서늘한 공기에 몸이 차가워져 있으니, 따듯한 물에 몸 좀 담가봐도 되지 않을까 하고.ㅡ솨아아….벌써 여기서 3년이나 살았는데, 욕조에 제대로 물을 받아본건 처음이다. 손빨래를 할때나 가끔씩 얕게 물을 받아놓고 썼으니, 생각보다 욕조는 물때 하나 없이 깔끔하고.“어우 따뜻해. 집이 이정도 온도면 얼마나 좋을까.”아직 물에 몸을 담그진 않았지만, 따듯한 수증기로 가득찬 좁은 화장실은 후끈하다.이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기 위해 화장실에 난 얼굴보다 조금 더 큰 창문을 닫고, 어느정도 물이 들어찬 욕조에 몸을 담그려고 발을 내딛는 순간.“어엇.”물이 튀어 미끄러워진 벽면을 짚었던 손이 흘러내리며, 코드를 뽑아두지 않고 벽면에 걸어둔 헤어드라이기를 후려쳐 욕조 속으로 떨어트려 버렸다.ㅡ풍덩!!여기서 끝났다면 35000원 정도의 값싼 헤어드라이기 하나만 버리고 끝낼 수 있었는데.“이런 미-”그 욕조 안으로 머리부터 몸이 미끄러지며, 정신이 끊어졌다.* * * * *“푸하앗!?”전기를 봤다. 전선을 타고 흐르는 에너지원으로의 그것이 아니라, 진짜로 그냥 전기를 눈으로 본 것 같았다.다행히 생체 전선이 된건 아닌지, 숨이 굉장히 가빴다. 호흡을 갈망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 니콜라 테슬라가 되어버린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생존에 감격한 그 순간.“으.. 목소리가 왜이래..?”이건 아마도 그거다. 전기충격기를 맞고 오토튠이 장착되어버린 목의 후폭풍.“아니, 그럴리가 없잖아?!”라고 생각하기엔, 기계적인 잡음 없이 맑고 깔끔한. 고운 여성의 목소리.“아, 아아-..?”정말 어이가 없을 만큼 여성스럽고 얇은 목소리다. 물을 잔뜩 먹어 먹먹한 귀 너머로도 들릴 정도로.합선 후유증으로 어지럼증을 호소중인 몸이지만, 넘어진 자리에서 힘겹게 일어나 거울 쪽으로 눈을 돌렸다.“이게 무슨….”물기를 머금어 흐릿한 시야 너머로도 보이는, 아주 새하얀 실루엣. 이건 그거다. 최근에 봤던 애니중에, 벼락 맞고 머리가 노란색이 됐다는 캐릭터가 있던데.“그건 말도 안 되는거고?!”아니면 엄청난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가 하얗게 새어버리는 마리 앙투아네트 증후군이라던지.“있을법 해!”저릿한 양 손을 들어 눈을 열심히 부비적거려보니, 어느정도 시야가 돌아온다.근데, 내 명치쪽에 닿는 세라믹 재질의 세면대가 굉장히 차갑다. 명치에 닿다니..? 우리집 세면대가 원래 이렇게 높았었나?“어..?”맑아진 시야 너머 화장실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은.“이,이게 누구야..?”완전히 처음 보는 사람. 아니, 사람이라고 해도 될까 싶을 만큼.. 아름다운 외모의 소녀. 마치 인형 같은 밝은 백발에, 오묘한 푸른 빛을 지닌 눈동자.푹 젖은 하얀색의 긴 머리카락이 뺨에 달라붙었고, 잦은 노동으로 붙었던 근육은 온데간데 없다. 약간 까치발을 들어보고 난 뒤에야, 시야에 들어오는 미약하게 솟아오른….“히익?!”나도 모르게 몸을 감싸고 눈을 질끈 감았다. 왠지 보면 안될 것을 본 느낌이 들어서. 이건.. 아무리 봐도 성인 여성의 신체가 아니었다. 법으로 보호 받고 있어, 미디어에 절대 노출 될 수 없는 장면.도대체 어떻게 된건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내 상식 밖의 영역이라, 머리가 전혀 돌아가지 않아. 꿈을 꾸고 있는건가 싶어 작게나마 혀를 내빼밀고 씹어 봤지만.“아팟..!”굉장히 아프다. 꿈에서도 가끔 통각을 느낄 때가 있는데, 그런 몽롱한 느낌이 아니라. 진짜 나를 현실로 끌어들이듯한 구체적인 고통.어지럽고 멍한 몸을 위해 변기 위에 조막만한 몸을 앉혀놓으니, 차갑게 식어버린 변기 커버가 전신을 화들짝 놀라게 했다.눈을 질끈 감고 띵한 머리를 다잡으려 노력하고 있었던 그때.ㅡ삐비비비빅!!! 삐비비비빅!!!!!밖에서 울려퍼지는 시끄러운 전화소리. “맞다..! 편의점!!”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내가 출근해야 할 10시는 한참 지났겠지. 서둘러 문을 열고 나와 바닥에 놓인 핸드폰을 쥐어들고 전화를 받아보니.“이하랑 너 이새끼 미쳤어?! 알바도 안나오고 전화를 열통을 해도 안받아?!”“저,점장님!”“어어.. 누,누구..?”맞다. 그러고보니 지금 내 목소리는, 도저히 이전의 나라고는 생각 할 수 없는 어린 소녀의 목소리였다. 당황한 듯 들려오는 핸드폰 너머 점장님의 목소리와, 빠르게 회전하는 내 머리.“저.. 점장님이세요..?”“그,그래! 혹시 하랑이랑 무슨 사이니..?”“아, 저. 그게….”뭐라고 변명해야 좋을지, 한참을 고민한 끝에 낸 결론.“하,하랑 오빠 친척 동생인데요..! 오빠가 지금 교통사고가 나서..? 알바를 못갈 것 같아요..?”“교통사고?! 아이고, 그렇구나. 그,그래! 많이 놀랐겠네. 하랑인 지금 그러면….”“의,의식이 없어요! 전화를 못받을 것 같아요!”“그런.. 어,어쩔 수 없지. 알았다! 녀석 깨어나면 푹 쉬라고 얘기 해주고.. 그, 뭐냐….”점장님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후 긴가민가한 말투로 내게 물었다.“그.. 동생이.. 편의점 알바 대신은 못나오겠지..?”“네? 제가요?”점장님. 진짜 그렇게 안봤는데. “안될 것 같아요.”“그렇겠지~? 미안하구나. 알았다. 혹시 하랑이 깨면 전화 왔다고 연락 해주고..?”“네.. 그렇게 할게요.”이와중에도 알바를 찾는다니, 교통 사고라고 변명을 했는데도 이런 반응이라고? 아주 제대로 광인이 따로 없다.한차례 위기를 이겨내고 나니, 정신이 확실히 되돌아 왔다. 딱딱한 타일 바닥에 오래 누워있어 저렸던 팔도 괜찮아 졌고, 머리를 잠깐 굴렸더니 두통도 사라졌다.“하아…. 이게 무슨 일이야….”다시 화장실로 돌아가 눈을 질끈 감고 몸에 있는 물기를 닦아냈다. 왠지 보면 안될 것 같은 느낌.굉장히 불법적인 장면이 흘러나오는 거울을 애써 무시한 채, 추운 원룸방의 구석진 곳에 쪼그려 앉아 한숨을 푸욱- 내쉬고 있자니, 점차 생각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이거 설마….”아니라고 본다.세계 어디에서도 각성을 했다고 신체 전반이 뒤바뀌는 현상은 없었으니까. 못생긴 사람들은 못생긴 헌터가 됐고,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은 그 모습 그대로 헌터가 됐다.약간 피부가 좋아진다거나, 아니면 빠졌던 머리숱이 조금 되돌아온다는 그런 현상은 들어본 적 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허공에 자그맣게 읊조린 한마디.각성자들만이 볼 수 있다던 그것.“사,상태창..?”ㅡ파앗![ 상태창 / 이름 : 이브나이 : 10 / 성별 : 여성직업 : {망국의 공주}등급 : 스킬 : {골렘 제작 : EX}, {힘 없는 공주 : F}, {명령 하달 : F}, {부름 : F} ]“지,진짜라고..?”정말로 떴다. 반투명한 푸른 색감에, 장식적인 식물 줄기 형태의 테두리로 마감되어 있는. 마치 게임과도 같은 인터페이스.통칭, ‘상태창’이라고 불리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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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의 공주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그건 그렇고.. 이름은 왜 또 이브야..?”심지어 상태창엔 10살이라고 나온다. 신체의 나이를 정확히 인지해서 나오는거니까, 아마 틀린건 아닐거고. 성별도 여성..직업이 망국의 공주라는 것도. 몸이 바뀐 것도 그렇고, 스킬의 등급은 무려….“EX등급..? 아이폰 프로 맥스 같은 건가….”존재조차 몰랐던 EX등급 스킬 까지.아마도 등급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등급 측정을 받아야 나오는걸로 알고 있다.얇고 새하얀 손을 뻗어 골렘 제작 스킬을 눌러보니, 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나왔다.[골렘 제작 : EX무너진 왕국을 재건 할 최후의 보루. 본인의 소유인 재화와 물질, 혹은 그것의 가치를 소모해 자신을 보필 할 골렘을 만들어냅니다.]“으응..?”무너진 왕국이라니, 아무래도 내 직업과 관련되어 있는 것 같다. 그건 그렇고, 골렘을 만든다니.내 기억에 있는 골렘은, 어린시절 했던 게임에서 나온 스톤 골렘 뿐이다. 아니면 뭐.. 믹골? 좀 더 강하겠네. 심지어 레벨 1이다. 성장형 스킬이라는 것 같은데, EX급인 주제에 성장까지 시켜줘야 하는거야..?“하아.. 무슨 말인데.. ‘골렘 제작’이라니….”설명을 이해 할 수 없어 한탄하듯 내뱉은 말이 끝나자, 갑작스레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이 괴성을 지르며 허공에 떠올라 뒤틀리기 시작했다.“또,또 뭔데앳 ㅡ ?!”이미 코너에 몰려있는 내 몸. 더이상 도망칠 곳이 없는 눈 바로 앞에서, 휴대폰이 와작와작- 바스러지며 형태를 변화했다.ㅡ툭….이윽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변화를 멈추고 땅바닥에 떨어진 것은.“이게, 골렘..?”골렘. 스마트폰으로 만들어진, 손바닥 크기의 골렘이었다. 네 발로 걷고, 얼굴은 작은 휴대폰 화면 같은.ㅡ삐빗[통장 잔고 : 80,721원]심지어.. 머리로 보이는 부분에서 빛나는 작은 모니터로, 내 아픈 구석을 찌르기까지.ㅡ삐빗, 거지입니다.“우으….”우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