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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뭐야

헌터갤러리의 국가권력급 기계공주 — novelpia.com · All chapters

목소리 뭐야

ㅡ절그럭, 절그럭…. “아,아무도 안오지..? 망 잘 봐야해..?” ㅡ삐빗! 메카댕댕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이미 새벽이 되어 한참 어두컴컴해진 하늘에, 깜빡거리는 가로등이 제대로 길을 비춰주지도 않는 달동네.  뒷산을 오를 필요가 없게끔 만들어주는 가파른 경사의 도로와, 벽면에는 온갖 유해한 낙서들이 산재하는 이곳. 한국 정부가 이곳을 발견했다면, 유해 사이트 차단을 먹였겠지. 그래서,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냐 하면. “나 공주님이잖아…. 내가 왜 쓰레기를 뒤져야 하는거야….” 이미 버려버린 알루미늄 캔을 잔뜩 줍기 위해서 이곳에 왔다. 분명 며칠 전까지 집구석에 칵테일 산 처럼 쌓아뒀었는데, 왜 그걸 어제 막 버렸을까. 정말 이해를 할 수 없는 나의 뇌다. 새벽 2시에 쓰레기봉투를 뒤지는 공주가 어디 있는건데 도대체. 절대 바퀴벌레한테서 도망친게 맞다. 걘 심지어 금속 바퀴벌레라고. 잡을 수가 없잖아.. ㅡ달그락…. 펑퍼짐한 검은색 후드집업의 후드를 푹 눌러쓰고, 메카 댕댕이에게 망을 보도록 시킨 뒤 쓰레기를 뒤적거리고 있다니. 각성을 했음에도 전혀 달라진게 없다. 오히려 전에는 쓰레기 봉투는 안뒤졌었지.. ㅡ삐빗! “히익?! 왜,왜 그래 갑자기?!” 메카댕댕의 경고음에 화들짝 놀라, 쓰레기 봉투가 무단 투기된 전봇대에서 멀어졌다. 하의는 하나도 빠짐없이 흘러내려버리는 탓에, 펑퍼짐한 후드집업에 의지해 하반신을 가리고 있는 상태. 즉, 바지를 안입고 있다. 심지어는 팬티도.. 싸늘한 바람이 들어와서 전신이 부르르 떨려. 다른 사람한테 발견된다면, 그 날로 인생 끝이야 정말. ㅡ우우우웅…. 옆 골목에서 들려온 자동차 엔진소리와, 길 한편을 대충 비추는 헤드라이트. “자,자동차잖아..! 사람이 오면 경고 하라고..!” ㅡ삐빗…. 괜히 놀란나머지, 굳게 섰던 결심도 사그라들었다. 손에 쥐고있는 건 찌그러진 알루미늄 캔 10개 가량. 손도 작고 팔도 짧아서, 조막만한 발바닥으로 열심히 꾹꾹 눌러 압축시킨 녀석들이다. 몸도 가벼워서 그런지, 제대로 밟히지도 않고. 발에 맞지 않는 슬리퍼라서 발꿈치도 엄청 아프다. 캔을 찌그러트리려고 다리를 올리는 순간, 스산한 바람이 공허한 하반신을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까지. “에휴.. 돌아가자 이제.” ㅡ삐빗! * * * * * 품에 안고 있던 알루미늄 캔을 년단위로 사용하지 않은 싱크대 위에 와르르- 쏟아냈다. 일단은 세척이라도 하고 사용하는게 조금 덜 불결할 것 같아서. 방금 전까지 저걸 품에 껴안고 있던 내가 할 말은 아니긴 한데, 골렘한테서 맥주냄새가 나는것도 좀 그렇지 않을까. 그래도 싱크대에서 물은 잘 나왔다. 이러쿵 저러쿵 알루미늄 맥주 캔들을 잘 씻고 난 뒤 물을 탁탁- 털어내고, 바닥에 찌그러진 캔 10개를 쌓아뒀다.  ㅡ사사삭…. “흐윽..!! 너무 싫엇..!!!” 우리의 골렘 2호기. 알루미늄 맥주 바퀴벌레는 옆에서 하는 일 없이 기어다니는 중. 끼긱거리는 쇳소리와 더불어, 저 진짜 바퀴벌레 같은 샤샥거림이 너무 나를 힘들게 한다. 어떻게 된게 공주님을 보필한다는 골렘들이, 통장 잔고 보여주면서 거지라고 하질 않나. 아예 생김새부터가 공주님이 제일 싫어하는 모양새질 않나…. “으,으으….” 설마 설마다. 골렘을 만들었는데 알루미늄 캔 10개 분량만큼 커다란 바퀴벌레가 나오는건 아니겠지?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나는 곧바로 이 집을 떠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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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제발.. 골렘 제작..!!” 눈을 질끈 감고, 앞에 놓인 맥주캔 10개를 향해 손을 뻗으며 외쳤다. 이후 소리로만 들려오는 알루미늄 캔의 찌그러지는 소리. ㅡ빠작, 빠작…. ㅡ투둑. 얼마 지나지 않아 꽤나 묵직한 무언가가 방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눈을 뜬 순간, 앞에 보인 것은…. “우,우와….” 그거다. 옛날 구멍가게에 가보면 있는, 제대로 마감조차 잘 되지 않은 각진 고무로 이루어진 짝퉁 프라모델 같은거. 이목구비는 없지만 네모난 머리가 달려있고, 손가락은 없지만 약간 각진 형태의 네모난 손이 달려있다. 진짜로 게임에서 봤던 스톤 골렘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이쪽은 알루미늄이지만. ㅡ끼긱! 금속 부딪치는 소리를 내며 양 팔을 들어, 자신의 탄생을 축하하는 알루미늄 골렘이다. 이렇게 보니까 약간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크기는.. 댕댕이보다 조금 큰 키다. 얇은건 더 얇지만. 메카 댕댕은 왜인지 모르겠는데, 원래 스마트폰보다 부피가 더 크다. 전혀 쓰지 않은 새 두루마리 휴지 정도의 부피라고 해야하나. 근데 알루미늄 골렘은 딱 알루미늄 캔을 녹여서 만든 수준의 크기다. 둘이 무슨 차이일까?  “아, 설마 가치라는게….” [골렘 제작 : EX 무너진 왕국을 재건 할 최후의 보루. 본인의 소유인 재화와 물질, 혹은 그것의 가치를 소모해 자신을 보필 할 골렘을 만들어냅니다. 골렘 제작 : Lv.1] 기능적인 면에서도, 일부 스마트폰의 기능을 계승한 메카 댕댕이니까. 아무래도 재료가 가진 가치? 라는 것이 영향을 끼친게 아닐까. 물질만 재료로 사용해서 만든건 그대로 물질 뿐이고, 뭔가 부가적인 가치가 있다면 메카 댕댕이처럼 바뀌는거겠지. “그럼 재화라고 한다면….” 아마도 돈. 제작을 하는데에 돈을 들이면 더 괜찮은 골렘이 나온다는건가? 잘은 모르겠다. 애초에 지폐를 함부로 훼손하면 안되잖아? 동전도 그렇고. 무엇보다 돈이 없어. 나는 거지다. “댕댕아, 잔고!” ㅡ삐빗! [통장 잔고 : 80,721원] “응, 안되겠네….” 지금 당장 내가 밥 사먹을 돈도 없다. 가난한 공주구나.  [골렘 제작 : EX 스킬의 부가 기능이 해금되었습니다.] “으응..? 이게 뭐야..?” 알루미늄 골렘을 만들고 나니, 상태창에서 알림창이 떴다. 골렘 제작의 부가 기능이라니, 제작 말고 다른 것도 할 수 있다는건가? “이건….” [골렘 제작 : EX 무너진 왕국을 재건 할 최후의 보루. 본인의 소유인 재화와 물질, 혹은 그것의 가치를 소모해 자신을 보필 할 골렘을 만들어냅니다. 골렘 제작 : Lv.1 골렘 합성 : Lv.1] “골렘 합성..?” 내가 가지고 있는 골렘들을 합성 할 수 있다는 얘기 같은데, 그렇다는 것은…. “하,합성!! 저 바퀴벌레랑!! 이 골렘이랑!!” ㅡ우우웅..!! 집안 구석을 뽈뽈뽈 기어다니던 알루미늄 바퀴벌레는, 갑작스레 마력에 이끌려 알루미늄 골렘과 합쳐졌다. ㅡ파앗! “으앗!” 그 결과는 대성공. “너,너..!! 손가락이 생겼어!” 아주 제한적인 기능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손가락 3개! 두껍고 제대로 일도 못할 것 같지만, 손가락이 생겼다!! “대박이야! 업그레이드 된거구나?!” 나는 손가락이 생긴 골렘이를 손에 든 뒤 볼을 부비적거렸다. 금속의 차가운 느낌에 정신이 번쩍 들었지만, 녀석도 팔을 뻗어 내 얼굴을 안는 것을 느끼고 있자니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 키도 아주 약간이지만 커진 것 같고? “으흐흑…. 너는 내 병사 1호야!” 500g 아령보다 가볍고 작아진 내 손 한뼘 보다 약간 큰 크기지만, 어쨌든 만들었다는게 중요한거다. ㅡ삐빗!! “아, 댕댕이. 너는 병사가 아니라 애완동물이지.” ㅡ삐빗? “아니지.. 동물은 아닌가..? 애완 골렘..? 애완 기계? 어쨌든 그래!” 기뻐하라구. 공주의 애완동물은 굉장히 높은 직책이란다. “으흐흐.. 이걸 잔뜩 만들어서, 골렘 왕국을 재건하는거야!” 잠깐, 그렇다는건…. “오케이. 포기. 쓰레기 봉투를 더 뒤질 순 없지.” 하지만 기쁜건 사실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능력을 각성했고? 생각보다 재미있는 기능이 잔뜩 있다. 물론 진짜 헌터들에 비하면 아직까진 한참 모자라긴 한데, 이건 내가 가진 재물의 부족이 크다. 그러고보니, 도슝좍이 뭔가 준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인셍망헷음 : 장난이고, 무슨 비싼거 없음? 스킬 쓰는데에 필요해; -도슝좍 : 혹시 직업이 공주 아니고 거지엿음? 돈달라고 말도 안대ㅡㄴ 소리를 하네;  -인셍망헷음 : 제 영혼에는 초원의 별이.. -도슝좍 : 싸이버거 먹으면 마법 나오는거임? ㄷㄷ -도슝좍 : 싸이싸이 열매임?? -도슝좍 : 님?? 어디갔음 또 -도슝좍 : 진짜 싸이싸이 열매임? 지금 내머리속에 싸이버거 소환할라고?? -도슝좍 : 살려주셈 진짜 한동안 내 대답이 없었더니 혼자서 이상한 망상이라도 하고 있었나보다. 싸이싸이 열매는 또 뭐야. -인셍망헷음 : 아니; 그런거 아님 ㅡㅡ 스킬 써보고 있는 중 -도슝좍 : 각성은 진짜 했나보네 ㅊㅋ -인셍망헷음 : 진짜라니까 왜 안믿어; -도슝좍 : 실시간으로 각갤 하면서 찐으로 각성 한사람이 몇명이나 되겠냐고 아 ㅋㅋ -인셍망헷음 : 그건 그렇긴한데; -도슝좍 : 그래서 무슨 스킬인데 ㅇㅇ 공주는 뭔소리야 -인셍망헷음 : 몰라.. 무슨 알루미늄 캔가지고 골렘 만들었거든; 영상 보여줄까 -도슝좍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병신직업 입장~! -인셍망헷음 : 일단 보고 말해;; 나는 도슝좍에게 보낼 영상을 찍기 위해 휴대폰을…. “댕댕아..! 내 휴대폰 돌려줘..!!” ㅡ삐빗! “나 영상 찍어야 한단 말야….” ㅡ삐비빗!! 내 간곡한 부탁을 이해라도 한걸까, 댕댕이의 얼굴을 표현하는 스크린 중앙 윗부분에서 카메라가 불쑥 튀어나왔다. “허억!!! 댕댕이가 영상까지 찍을 수 있다니!!!”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조막만한 화면에 비춰지는, 더럽고 지저분한 원룸방. 확실히 카메라를 통해서 영상을 찍고 있다. “어, 나..? 헤헤.. 브이..?” ㅡ삐빗 “아니 아니, 나 찍지 말고…. 저 2호기 찍어볼래..?” 메카댕댕은 내 명령에 따라 알루미늄 골렘을 향해 카메라를 돌렸다. 그리고 시작되는 녹화 소리. ㅡ띠링! 알루미늄 골렘도 촬영이라는 단어에 대한 감각은 있는지, 한 손에 3개뿐인 손가락 중 2개를 펴올려 V사인을 만들어내는데. “고,골렘아! 춤 춰봐 춤!” ㅡ끼긱! 갑자기 쇳소리를 내며 관절을 움직이더니, 문워크를 춰버리는 알루미늄 골렘. 이건 뜬다. 유튜브 조회수 1억감이야. “잘했어 잘했어! 댕댕이! 이제 녹화 종료!” ㅡ삐빗! 엄청난게 찍혔다. 사람처럼 움직이는 안드로이드를 만들고 싶어 했던, 그리고 그것보다는 화성에 더 가고싶어 했던 미국의 대부호가 이 영상을 보면 수천억달러를 지불할게 분명하다.  “댕댕아! 혹시 그거 전송? 할 수 있어? 여기 컴퓨터로 영상을 옮겼으면 하는데….” ㅡ삐빗! 메카 댕댕은 내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쭉 바라보더니, 데스크탑의 본체 쪽으로 뒤뚱뒤뚱 걸어갔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USB 형태를 지닌 꼬리를 쭉- 빼내더니, 갑자기 본체에 확 꽂아버리는데. “오,오오..!” 정해진 이름이 없는 USB포트가 연결됐다는 알림창과 함께, 방금 막 찍었던 영상이 컴퓨터에 다운로드 됐다. “고마워! 완전 잘했어!” ㅡ삐비빗!! “으히히, 도슝좍의 반응을 좀 볼까?” 나는 찍었던 영상을 클릭 한 뒤, 도슝좍과의 대화창에 드래그 해서 올려뒀다. -인셍망헷음 : 영상 보셈 진짜야 -인셍망헷음 : 알루미늄 캔 11개로 만든 골렘이라니까 -인셍망헷음 : (영상) 메시지를 확인 했다는 증거로 1은 사라졌지만, 한동안 대답이 없는 도슝좍. 아무래도 내 영상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는 모양이지! 아마도 이후에는 찬사, 갈채, 칭찬, 찬양, 숭배, 존경.. 뭐 어쨌든 좋은 메세지 500개가 올거다. -인셍망헷음 : 어떤데 어떤데 ㅎ -도슝좍 : 야 ㅋㅋ 근데, 되돌아온 답변은 내 예상과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도슝좍 : 목소리 머임? 암컷임? -도슝좍 : 그림자는 왜 또 알몸이냐 ㅋ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