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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헌터갤러리의 국가권력급 기계공주 — novelpia.com · All chap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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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진짜 골렘 제작할 수 있는거 맞아?” “진짜라니까?! 아이씨.. 왜이러지..?” 레어메탈 주괴랑 같다. 조금 더 크기는 작지만, 중앙에 푸른빛을 띠는 마정석이 박혀있다는게 약간의 차이점. “일단 스킬은 작동 하는 모양이네. 거짓말은 아니었나봐?” "다,당연하지..!” 한도희와 대화를 하고 있었더니, 눈 앞에 상태창의 알림이 떠올랐다. [ 무너진 왕국의 파편을 제작 했습니다. {합성 가능 개체 : 3개 / 완성도 : 26%} ] “헉! 합성 가능한게 3개로 바뀌었어!” “그게 무슨.. 아, 네가 만든거 끼리 합치는거?” “맞아! 일단은 합체 해볼게?” “응, 해 봐. 네 그 휴대폰 골렘한테 화면 제대로 잡으라고 말 좀 해주고.” “아, 알았어!” 댕댕이의 고개를 살짝 돌린 뒤, 다시 스킬을 사용했다. 이번에는 검이랑 레어메탈 주괴의 합성. “골렘 합성..!” 내가 합성을 외치자 미늄이와 바퀴벌레를 합쳤을 때 처럼, 두 조각이 서로 엉겨붙기 시작했다. 공중에서 서로 만나 녹아내린 둘은 이리저리 뒤엉키며 하나가 되어갔고. “오,오오..!” [ 무너진 왕국의 파편에 동력원 연결이 감지되었습니다. 임시 형태를 연성합니다. {합성 가능 개체 : 2개 / 완성도 : 38%} ] “이,임시 형태?!” “뭐야? 무슨일인데?” 푸른색 광채에 휩싸인 레어메탈과 검이 저번과는 다르게 조금 더 복잡한 형태의 모습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동력원을 가지게 되었다는 알림창과 함께, 바닥에 내려온 것은…. “이건.. 새?” “독수리인가? 매?” 밝고 말끔한 흰색 금속으로 이루어진 몸체, 가슴팍에 박힌 푸른색 마정석이 반짝거리며 빛을 내보내고 있다. 얼굴에는 푸른색 눈동자가 박혀있는.. 날카로운 부리를 가진 독수리. 매..?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맹금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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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와..!! 성공이야 ㅡ !!?” 한쪽 날개를 멋있게 부리로 가다듬는 독수리. 멍청하게 생겼던 댕댕이랑, 그냥 이목구비가 없는 미늄이랑은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일단 밝은 흰색의 광택이 도는 깃털도 그렇고, 마정석을 따라 만든 것 같은 푸른색 눈동자도 그렇고.  왠지 무섭게 생긴 얼굴에다가, 완전히 실존하는 동물과 똑같이 생겼는데.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점이 엄청나다. 게다가 움직이기까지 한다고! 심지어 레어메탈로 이루어져 있고? 이렇게 멋있게 생긴걸 보면, 아마 싸움도 엄청 잘할게 분명하다니까! “이거..! 이거 봐! 독수리야!” “그러게, 진짜로 동물처럼 생겼잖아?” 너무 기쁜 나머지 레어메탈 독수리를 품에 안은 채 볼을 부비적 거리고 있자니, 독수리가 뾰족한 부리의 끝으로 정수리를 콕- 찍었다. “아팟?!” 내 정수리를 부리로 쪼아버린 독수리는 잠시 뒤뚱뒤뚱 걸어져 멀어지더니, 한쪽 날개를 넓게 챡- 펼치고 나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기까지 했다. “어.. 안녕?” “인사도 잘하네.” “그러게….” 독수리가 고개 숙여서 인사 하는 모습을 내가 본 기억이 있던가? 아니 애초에 진짜 독수리는 아니긴 한데. 그럼.. 그만큼 똑똑하다는거겠지? “이제 나도 헌터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우리의 독수리.. 정확히는 흰머리수리와 완전 똑같이 생긴 맹금류 골렘은, 다시 날개를 펼친 뒤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발로 뚜방뚜방 걸어다니며 집안 내부를 한바퀴 둘러봤다. ㅡ키잇…. “응? 왜그래? 무슨 일 있어?” 내 부름에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는 맹금류 골렘. 동물에게도 표정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흰머리수리 골렘이 내게 하고싶은 말이 뭔지는 알 것 같다. ‘한심하네.’ “헉….” * * * * * “우울해졌어…. 배도 고프고….” 레어메탈 주괴 6kg과 마정석이 박힌 검으로 만든 골렘, 일명 ‘수리’는 매트리스 위에 누워있는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마도 속으로 ‘저런게 내 주인이라니, 인생 망했군’ 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지. 집구석에 먹을거라곤 수돗물 밖에 없는 이 상황에서, 우울함과 굶주림이 극에 달한 나는 의지를 잃고 뻗어버렸다. “아.. 배고프다….” 아마도 이대로 가다간 확실히 죽을수도 있음. 수돗물은 깨끗하게 잘 나와서 딱히 식수 공급엔 문제가 없긴 하지만, 이 대낮에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음식물을 구할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몸으로 나갔다가, 주변의 이상한 사람한테 납치라도 당하면 어떡할건데. 내 원래 몸은 가치가 없어서 납치 할 필요가 없었지만, 솔직히 지금의 몸은 납치 당해도 이상할게 하나 없을 정도로 예쁘고 귀엽다. 그래, 인정하기 싫지만. “우으.. 나는 귀엽잖아….” 힘내서 책상 앞에 앉아 헌터갤러리에 글을 작성하니, 이번엔 반응도 영 시원찮다. [인셍망헷음 : 아가 각붕 배고파 진심 부기 하나만 줄사람] -ㅇㅇ : 이새끼 또이러네 ㄴ인셍망헷음 : 낼부턴 나 못볼지도 몰름; 진짜 아사 직전임 -ㅇㅇ : 나가서 일을 하셈 ㅄ아 ㅋㅋ ㄴ 인셍망헷음 : 아가한테 나쁜말 금지 ㄴ ㅇㅇ : (♿♿♿) -메소공장 : 얼굴 인증하면 싸단  ㄴ 인셍망헷음 : ㅇㄱㅈㅉㅈㅇ? ㄴ 메소공장 : (♿♿♿) ㄴ 인셍망헷음 : 야; “절대 안하지.” 지금 얼굴을 인증하면 싸이버거 단품에 인생을 팔아버리는거나 다름 없다. 지금의 나는 대한민국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외모라고. “에휴, 어쩔 수 없지.” 최대한 하얀색 머리카락이 보이지 않도로 묶어서, 후드 안에 잘 말아넣으면 괜찮지 않을까.  결국 옷을 대충 입고 난 뒤, 머리카락을 돌돌 말아 목구멍에 같이 넣고 후드를 뒤집어 썼다. 앞머리를 제외하면 백발이라는게 보이지 않는 상태.  후드도 살짝 크니까, 앞으로 조금만 더 당겨 쓰면 얼굴도 안보이겠다. 이번엔 반바지도 입었음. 우리집에서 유일하게 허리끈이 남아있는 로카 반바지.. “휴우.. 출발하자.” 다행히 지갑은 있다. 돈이 원래는 8만원 밖에 없었던 체크카드가 하나 들어있고, 동전으로 1800원이 남아있는 상태. 댕댕이 덕분에 이번달 월세는 낼 수 있고, 지금 당장 먹을 음식도 어느정도는 구매 할 여력이 되니까. “댕댕아. 혹시 잔고가?” [통장 잔고 : 605,447원] “오,오오….” 으흐흐.. 역시 댕댕이는 내가 제작한 최고의 골렘이다. 이게 국가 권력급이지. “같이 가자. 혹시 모르니까 말야.” 수리는 너무 커다래서 이목을 확 끌어버릴 것 같고, 미늄이는 딱히 데리고 다닐 이유가 없다. 댕댕이는 혹시 전화가 올 수도 있잖아?  “후우, 침착하자. 침착해.” 콩콩 뛰는 가슴을 쓸어내린 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짧은 복도와 그 너머 바로 이어지는 아래로 향하는 계단. 자그마한 원룸 건물의 404호. 오류가 안나서 다행인 우리집이다. “미늄아, 수리야. 말썽 부리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알았지?” ㅡ끼긱! ㅡ키잇 두 골렘의 대답을 듣고 난 뒤,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왔다. 평소보다 높게 느껴지는 계단의 높이에, 얇고 근육 하나 안붙은 말랑말랑한 몸이다. 맥주캔을 주우러 갈 때에도 느낀거지만, 이 몸으론 절대 전투를 할 수 없다. 확실한 패배의 직감. 그냥 주먹 한 대 맞으면 로켓단처럼 별이 될 수 있다고 자부해. “근데.. 어디로 가야하지..?” 생각해보니 어디서 먹을걸 사야 할지 아직 생각을 안해봤다. 여긴 원투룸의 조악한 빌라로 가득찬 거주 구역. 좋게, 예쁘게 말하자면 달동네. 아니면 뭐.. 빈민가, 판자촌, 슬럼가, 후드, 지옥, 나락, 명계, 림보, 황천, 저승, 타르타로스, 니플헤임(겨울한정), 기타 등등 안좋은 의미를 가진 다른 단어로 표현할 수 있겠다. 다행히 가까운 곳에 편의점이 하나 있기야 한데. ‘내가 알바 하던 곳인데….’ 그렇다. 그 하나뿐인 가까운 곳은 나의 직장. 이제는 전 직장이 되어버린 그곳이다. 사실 아직 전 직장이 될지, 아니면 또다시 거기서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는 상황이지만. ‘역시 여긴 좀 아닌거 같애.’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가도 아마 눈치 못채겠지. 근데 좀 그래, 그냥 가기 싫어….  결국 대로변까지 먼 거리를 걸어, 땅이 평평해진 동네까지 나와보니 사람들이 아주 잔뜩 있다. 지금 시각은 오후 1시 경. 14시간 정도를 아무것도 못먹은게 된다.  아니면 전기가 섞인 욕조 물은 조금 마셨다거나. 그거 때문인지 목이 마르진 않다. 후드 집업의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댕댕이가 머리를 빼꼼- 내밀고 주변을 바라보고 있는데, 재미있는 광경인지 주머니 안에서 꼬리가 마구 흔들리고 있다. 이쪽으로 나와본것도 꽤 오랜만이라서,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 휴대폰으로 지도 앱을 켜보려고 습관적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만져지는건 댕댕이의 USB 꼬리 뿐이었다. “하아…. 댕댕아, 혹시 주변에 뭐 먹을거 파는데 없어? 편의점이라던가? 지도 앱 좀 켜서 알려주라….” ㅡ삐빗! 댕댕이는 주머니 속으로 얼굴을 밀어넣은 뒤, 지도앱을 켜서 이곳저곳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금 머리를 빼꼼- 내민 댕댕이는, 갑자기 머리를 쭉 뻗어 길바닥으로 내려왔는데. “대,댕댕아?! 어디가!?” ㅡ삐빗!! “가,같이 가!” 살아있는 내비게이션의 역할을 하는 댕댕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댕댕이를 향해 집중되는 가운데, 나는 후드를 푹 눌러쓰고는 달려가는 댕댕이의 뒤를 따라잡았다. “헉.. 헉..! 아, 편의점..!! 하아….” 다행히 편의점에 잘 도착했다. 집에서 한참 멀리 있었네 정말.  * * * * * 쇼핑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쉬웠다. 그냥 키가 작은 꼬맹이 처럼 보일테고, 입도 뻥끗 하지 않고 카드만 들이밀면 계산은 끝나니까.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긴 것은 핫바 다섯개랑 컵밥 3개. 그리고 맵지 않은 봉지라면 한 팩.  “이거면 며칠은 버티겠지..?”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려던 찰나, 댕댕이가 또 다시 돌발행동을 시작했다. “어,어디가?! 이제 편의점은 안가도 괜찮은데 ㅡ ?!” 내 부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멀어지는 댕댕이. 정말로 핸드폰에 발이 달려 나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쇼핑이 끝나서 잔뜩 쫄아있던 몸의 긴장이 확 풀렸는데, 그 상태에서 다시 달리니까 숨이 엄청나게 차오른다. “제,제발..! 댕댕아 돌아와..!!” 점점 멀어지는 댕댕이와, 흐릿해지는 시야. ㅡ꺄아악!! 도망쳐!! ㅡ게이트! 게이트 열렸다!! 심장소리가 시끄러워서 귀가 먹먹하다. 들고 있는 비닐봉지도 무겁고, 팔다리가 아파. 무릎에 손을 얹은 채 가쁜 숨을 고르고 있는 사이, 누군가의 어깨가 강하게 나를 치고 지나갔다. ㅡ우당탕!! “으긱..!” 묵직한 성인의 어깨가 신체 전반을 넘어뜨리며 뒤로넘어졌다. 푹 숙였던 고개가 순식간에 하늘로 젖혀지자, 그제서야 보이는 바로 앞의 모습. “으,헤에..?” 게이트.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오는 게이트가 발생했다.  “헉..!!” 너무 달려와서 더이상 뛸 수 없어. 도망치고 싶은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ㅡ크르릉..! 건장한 남성의 크기 정도 되어보이는, 짙은 보랏빛의 오라를 풍기는 늑대 형태의 몬스터. 녀석과 눈이 마주친 순간, 나는 직감했다. ‘죽을거야..!’ 녀석이 나를 향해 몸의 방향을 꺾고, 다리를 박찬 그때. ㅡ쐐애애액!!!! 쿵 ㅡ !!! “으으….” 인도에 깔린 석재 벽돌이 우그러질 정도의 충격. 큰 충격음과 함께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흙먼지. 그리고, 그 속에서 뒤뚱뒤뚱 걸어나오는 모종의 형태. “수,수리야..?” ㅡ키잇..! 레어메탈로 이루어진 약 8kg에 달하는 흰머리수리 골렘. 그 단단하고 날카로운 발톱을 앞세워 시속 수십km로 하늘에서 내리꽂는 충격이, 절대 약할리가 없다. “으아앙.. 수리야..!!” 너는 최고야. 내 마음속의 1등이야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