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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히로인들이 집착하는 야겜 속 악덕 사장 — novelpia.com · All chapters

사장님?

철컥.사장실 문이 닫혔다."...후."나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길게 숨을 내쉬었다.끝났다. 정말 끝났다.몇 시간째 이어지던 면담이 이제야 끝을 맺었다."살 것 같네."회의가 끝난 직후부터 쉬지 않고 사람들이 찾아왔다.하나같이 징계를 낮춰 달라는 이야기였다.처음에는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는 줄 알았다.하지만 까놓고 보니 그런 사람은 거의 드물었다.'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몸으로 갚을게요.''사장님이라면 이해해 주실 줄 알았습니다.''제 성의를 봐서 이번만 넘어가 주시면...'나중에는 아예 상식을 벗어난 방식으로 선처를 구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여자들은 대부분 들어오자마자 셔츠부터 벗는 게 기본이었으니.야겜 속 세계란 대체 뭘까."흠…."조금 전 박소영 대리도 처음에는 혹시 그런 건가 싶었다.다행히 아니었다.물론 중간에 혼자 이상한 오해를 하기는 했지만.적어도 앞서 찾아왔던 사람들처럼 노골적으로 선을 넘으려는 모습은 아니었다.순수하게 남자친구를 살려 보려는 마음.방법은 잘못됐지만 그 마음만큼은 이해할 수 있었다.'그나마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었군.'그 어벙한 얼굴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적어도 내 말을 끝까지 들어 주기는 했으니까.앞으로도 저런 상식적인 직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나도 아예 경우가 없는 사람은 아니다.박소영 대리처럼 건실한 직원에 한해서, 이런 협상의 여지가 없는 건 아니었으니.'외눈박이 마을에 두 눈을 가진 사람이 된 기분이네.'내가 이상한 걸까, 아니면 이 세계의 상식이 원래 이런 걸까.비리를 저질러 놓고도 반성 대신 유혹부터 하는 사람들.몇 시간 동안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니, 오히려 내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 기분이었다.그 와중에도 박소영은 달랐다.오해는 했지만 끝까지 내 이야기를 들었고, 거래의 조건 역시 성실하게 받아들였다.‘이 회사는 결국 저런 사람들 덕에 버티고 있는 거겠지.'횡령범도 있었고, 아첨꾼도 있었지만.반대로 묵묵히 자기 몫을 해내는 직원들도 있었다.그런 사람들만 지켜낼 수 있다면, 지금 하는 고생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이제 찾아올 사람은 없겠지?"오늘 하루만 해도 몇 명을 상대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덕분에 서류 한 장 제대로 보지 못했다.그제야 겨우 한숨 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때였다."...음?"문득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반투명한 창.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상태창 알림이 계속 떠 있었던 것 같았다.너무 정신이 없어서 확인할 겨를도 없었는데."상태창."띠링.익숙한 효과음과 함께 푸른 창이 눈앞에 펼쳐졌다.【알림】【NTR 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NTR 포인트 +300】[배윤학 차장의 비자금이 몰수되었습니다.]【NTR 포인트 +500】[윤성혁 실장의 외제차가 압류되었습니다.]【NTR 포인트 +200】[횡령 자산 일부가 회사로 환수되었습니다.]"...뭐?"몽롱하던 정신이 번쩍 들었다.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메시지들을 하나하나 확인했다."...하."나는 헛웃음을 터뜨렸다."대박이군."설마, 이것까지 NTR로 쳐 주는 거였나?잠시 고민하던 나는 상태창의 판정 시스템을 약간이나마 추측해냈다.'빼앗는 것.’야겜이라 여자를, 상대방의 연인을 빼앗는 것만이 대상이라고 생각했는데.아무래도 시스템은 그 행위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듯했다.재산이나 지위, 권력, 명예 등등.빼앗는 행위 자체에 점수를 메겨 NTR 포인트로 환산하는 모양이었다."...그렇다는 건."어느새 수염이 자라나 까슬까슬한 턱을 쓸며 중얼거렸다.굳이 원작처럼 남의 여자를 건드릴 필요가 없다는 뜻 아닌가.횡령범의 비자금을 환수한다.비리를 저지른 임원의 외제차를 압류한다.부당하게 차지한 직위를 박탈한다.이런 것만으로도 포인트가 들어온다."..."잠시 침묵하던 나는 입꼬리를 올렸다."좋은데?"이거, 생각보다 훨씬 건전하게 포인트를 모을 수 있겠는데?어쩌면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할 방법을 찾은 걸지도 모르겠다.*강태성과 협상을 마치고 돌아온 사무실.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박소영 대리의 책상 위에는 산처럼 쌓인 서류가 기다리고 있었다.그 서류들이,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이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주었다.'준호 오빠 몫만큼 일하라고 했었지….'잠시 멍하니 서 있던 박소영은 가장 위에 놓인 결재 문서를 집어 들었다.인사 평가 자료 정리. 여기까지는 익숙했다.하지만 그 아래에는 처음 보는 업무들이 수두룩했다.신규 조직 개편안.임시 인사 발령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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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대상자 인력 재배치.심지어 다른 부서와 협의해야 하는 업무까지."...이걸 전부?"한 사람이 할 법한 업무량이 아니었다.순간 머리가 아찔해졌다.하지만, 도망칠 수는 없었다.'할 수 있어.'박소영은 이를 악물었다.우선 책상 한쪽에 조직도를 펼쳐 놓았다.새롭게 바뀐 부서와 팀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낯선 이름들을 눈으로 익혀 갔다.모르는 업무는 회사 내규를 뒤졌다.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으면 선배를 찾아가 조심스럽게 질문했다."선배님, 이 부분은 어느 부서랑 협의해야 하나요?""그건 감사실 먼저 거쳐야 해.""아... 감사합니다."감사실에 메일을 보내고 다른 부서에 전화를 돌린다.수정된 자료를 다시 검토한 뒤 결재 문서를 새로 작성했다.처음에는 손이 덜덜 떨렸다.익숙하지 않은 업무를 맡는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부담스러웠다.몇 번은 실수도 했다.결재선을 잘못 지정해 다시 회수한 문서도 있었고, 첨부 파일을 빠뜨려 다시 올린 적도 있었다.그때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지만."...괜찮아."심호흡을 하고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확인했다.시간이 흐를수록 서류 더미의 높이가 조금씩 낮아지기 시작했다.처음엔 손도 대지 못할 것 같던 일들이 어느새 하나둘 끝나 가고 있었다.'...나도 할 수 있구나.'작지만 묘한 성취감이 가슴속에서 피어올랐다."소영 씨."옆자리 직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먼저 퇴근할게요.""네! 들어가세요.""너무 무리하지 말고. 내일봐요."한 사람, 두 사람 떠나가고 사무실의 불이 하나둘 꺼져 갔다.박소영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예전 같았으면 아직도 여러 팀에서 야근하는 직원들이 남아 있었을 시간이었다.하지만 오늘은 달랐다.대부분 정시가 되자 퇴근했다.괜한 눈치를 보며 남아 있는 사람도 없었다.'정말...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네.'조직 개편 이후 회사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야근은 필요한 사람만 한다.불필요한 보고는 줄어들고, 성과만큼 인정받는 분위기가 자리 잡아 가고 있었다.그렇게 정신없이 키보드를 두드리던 박소영이 시계를 본 것은 한참 뒤였다."...벌써?"어둠이 찾아왔다.창밖은 어느새 새까맣게 물들어 있었다.박소영은 마지막 결재 문서를 시스템에 등록했다.[결재 요청이 정상적으로 등록되었습니다.]"...후우."박소영은 의자에 몸을 기댔다.힘들었다.그렇지만 뿌듯했다.쌓여있던 서류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있었다.“나도… 퇴근해야지.”박소영도 짐을 챙겨 사무실을 나섰다.*'그래도 일이 잘 풀려서 다행이야.'가방을 챙겨 회사를 나서던 그녀의 머릿속에는 낮의 일이 떠올랐다.-...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그 말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었다.그런데.-...박 대리 단추 잠그세요.-제가 말한 방법은 그게 아닙니다.그때의 무표정한 얼굴.못볼 걸 본 사람처럼 재빠르게 고개를 돌리던 모습.'...참나.'박소영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자기가 거절할 건 또 뭐야."분명 다행인 일이었다.강태성 사장이 제안을 받아들였더라면, 그녀는 여태껏 소중히 여겨왔던 순결을 잃었을테니까.정말 잘된 일이었다.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간질거렸다.'나도 어디 가서 부족하다는 소리는 안 듣는데.'아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박소영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미쳤나 봐.'몸을 더럽히지 않을 수 있었는데.오히려 거절당했다는 사실이 묘하게 신경 쓰이다니.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그렇게 복잡한 마음으로 골목길을 지나던 순간이었다."잠깐."낯선 목소리가 들렸다.박소영의 발걸음이 멈춰섰다.골목 입구를 막아선 사내 둘.한 명은 금발로 염색한 채 가죽 재킷을 걸치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굵은 금목걸이를 목에 두른 거구였다.누가 봐도 불량스러운 인상이었다."어디가시나, 아가씨?""잠깐 얘기좀 할 수 있을까요?"박소영은 본능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비켜주세요.""그러지 말고, 응?"두 사람은 천천히 거리를 좁혀 왔다.어두컴컴한 골목은 한산했다.퇴근 시간이 한참 지난 탓인지 지나가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가까이 오지 마세요."박소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겨,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금목걸이를 한 사내가 비웃음을 흘렸다."흐흐, 신고? 까짓거 해보든가."“그 전에 아가씨는 우리랑 좀 놀아줘야겠어.”한 걸음. 또 한 걸음.박소영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그녀가 절망적인 표정으로 눈을 질끈 감을 때였다. 844703b5abb34479fe79a0149fa477f0.jpg 턱.커다란 손이 금목걸이 사내의 손목을 강하게 붙잡았다."...뭐?"사내가 놀란 얼굴로 뒤를 돌아봤다.거대한 그림자가 가로등 아래 드리워져 있었다.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골목에 울렸다."지금 뭐하는 거지."박소영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사장님?"강태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