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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 사과

휴학 동안만 방송하려고 했다 — novelpia.com · All chapters

정장 사과

채팅은 얼핏 보면 두 부류였다.첫 번째는 네오 크로니클을 하는 사람들.@reoco : 겜 해보지도 않고 까는 병신 새끼야@yjy887 : ㅈ도 모르면 아가리 열지 말자@gogme : 일반인은 게임 몰라도 평가할 수 있다구욧!!두 번째는 네오 크로니클 유저를 까는 사람들.@rariii 네틀딱 여러분 사람이 죽어요 ㅠㅠ@richboy4 인싸라 더 발작하는 네키코모리면 개추@piara 쌀먹 여러분 여기서 이런다고 시세 안 올라갑니다잇그렇게 두 부류만 있는 걸로 보였다.분명히 그렇게만 보였는데.어느 순간 깨달았다.채팅창에 네크 유저의 욕이 잘 안 보인다고 깨닫는 순간.@richboy4 네크하는 틀딱이 거지라 미안해 ㅠㅠ어떤 채팅이 눈에 띄었다.정확히는 채팅을 치는 사람의 닉네임이.‘리치 보이? 어?’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무엇이 이상한 지도 모르겠는데, 아무튼 이상한 그런 느낌.바로 채팅창에서 닉네임을 검색했다.저놈이 친 채팅을 확인하고 싶었다.11초 전.@richboy4 네크하는 틀딱이 거지라 미안해 ㅠㅠ49초 전.@richboy4 네크 해보지도 않은 새끼가 존나 ㅋㅋㅋㅋ1분 전.@richboy4 게임 욕은? 킹 반 인 @richboy4 골드값 떨어진 원인이 너였구나!!2분 전에 친 채팅에서도 리치보이는 네오 크로니클 유저를 욕하고 있었다.하지만 3분 전 채팅은 달랐다.@richboy4 일반인 고로시는? 네오 크로니클 @richboy4 쌀값이 떨어지면 나가서 일을 해!!  채팅을 보고 순간 속이 울렁거렸다.‘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채팅을 계속 살폈다.계속 날 욕하던 사람이다.그런데 갑자기 반대쪽으로 갈아탄다고?당혹스러웠던 감정이 빠르게 식어갔다.거센 물결에 휩쓸려 나간 듯했던 날 욕하는 채팅이 다시 잘 보인다.[시청자 4,724명]저 많은 사람 중에 순수하게 내게 사과를 바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1~2분은 완전히 묻혔던 네크 유저들 채팅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귀찮아서 욕 안 하던 사람들이 채팅을 치기 시작한 걸까?아니.아닐 거다.빗발치는 채팅을 보기 시작한 지 2시간.처음에는 사람들이 화가 났다고 시작했다.그리고 지금.‘화난 사람은 얼마 안 될지도 모르겠어.’눈을 가늘게 뜨고 채팅창을 봤다.사람들의 채팅에서 장난기가 섞인 게 보이는 것 같다.이게 착각일까?욕을 하도 먹다 보니 미쳐버린 걸까?아닐 거라고 생각한다.5천 명의 사람들 중 최소 천 명. 어쩌면 절반까지도 그냥 온 사람들이다.이렇게 난리가 난 방송을 왜 보는 지는 모르겠지만.왜 저기서 양쪽을 왔다갔다하는 지는 모르겠지만.‘내 반응이 보고 싶은 거겠지?’계속 대화를 시도했고, 계속 화를 풀어주려 노력했다.그냥 온 사람들에게 그런 게 재밌었을까?쩔쩔매는 모습이?텀블러 뚜껑을 열고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빈 텀블러를 쿵 내려놓고 캠을 끌어다 모니터 위에 대충 고정했다.약간 기운 것 같지만, 아무렴 어때.“여러분.”말하고 기다렸다.채팅창에 반응이 올 때까지.속으로 10초 정도를 세자 다른 채팅들이 섞이기 시작했다.- 틀쌀먹들 배가 불렀노 ㅋ 틀쌀먹들 배가 불렀노 ㅋ 틀쌀먹들 배가 불렀노 ㅋ 틀쌀먹들 배가 불렀노 ㅋ  - 쳐 불렀으면 말을 해 - 쌀값이 떨어진 게 일반인탓이라고? 쌀값이 떨어진 게 일반인탓이라고? 쌀값이 떨어진 게 일반인탓이라고?- ??- 네크 유저 여러분 그만해주세요 ㅠㅠ  네크 유저 여러분 그만해주세요 ㅠㅠ  네크 유저 여러분 그만해주세요 ㅠㅠ  - ㅈ도 모르면 말을 하지 말아야지바로 내 말이 반응하는 채팅들.전체 중에 고작 10% 정도.그들이 화가 났던, 놀러 왔던, 다른 사람 욕하러 왔던 상관 없다. 반응한다는 것은 나와 대화할 생각이 있다는 것.뭐라고 떠드나 보자는 생각이어도 마찬가지.최소한 내 말을 들어보기는 할 생각이라는 뜻 같으니까.“욕먹을 만큼 먹은 것 같네요. 아무튼, 네오 크로니클 좋아하시는 분들한테는 다시 한번 죄송해요.”‘런’, ‘도망치는 거냐’, ‘방종을 한다고?’ 등의 채팅이 주르륵.물론, 그럴 생각 없다.“방종이요? 아니요. 전 절대 도망 안 쳐요.”단단히 못 박아두고 말을 이었다.“잘못을 하던, 뭘 하던 마찰이 생기면 그 자리에서 대충은 봉합해야죠?”뭘 어떻게 할 거냐는 반응.당연하게도 아까 같은 도배가 훨씬 많다.내가 보는 것은 무수한 도배들 사이에 보이는 소수의 사람들.내 말에 반응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었으니.다른 사람들도 설득해야 하지 않을까 했지만.사람은 자기 엄마 말도 안 듣는다.스스로 결심한 것도 잘 지키지 않는다.애초에 남의 말을 듣고 행동을 바꾸게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거다.나만 해도 그렇다.그러니 내 말을 듣는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할 거다.“무릎 꿇고 사과? 그건 그냥 넘어가고요. 말도 안 되는 요구하지 마요. 제가 멋모르고 막말한 건 맞지만, 그 정도는 아니에요.”이어서 계속 눈에 유난히 걸리던 채팅 하나를 떠올리며 말했다.“네오 크로니클 유저분들이 한 말 중에 제일 많이 보인 게, 너 그래서 해보기나 했냐. 이거였거든요?”방송 프로그램을 아래로 내리고, 인터넷을 켰다.그리고 ‘네오 크로니클’을 검색.“제가 직접 해볼게요. 해보고 다시 평가해 볼게요.”홈페이지에 들어가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패키지 광고였다.[썸머 페스티벌! 해변의 연인 패키지]한물간 그래픽의 여자 캐릭터가 헐벗은 채 손을 흔든다.“예쁘네. 이거 어디서 다운 받아요?”채팅창을 다시 봤다.한풀 꺾인 도배와 아까보다 조금 잘 보이는 채팅에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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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작 버튼 누르라고요. 가입부터 해야 하는 거… 맞네. 가입부터 할게요.”회원가입 페이지로 들어가며 방송 프로그램을 확인했다.[시청자 4,117명]그 사이에 600명이 나갔다.그러고 보니 어느 순간 1,000명대에서 갑자기 4천 명대로 순식간에 뛰어올랐었다.채팅이 두 파로 나뉜 것도 그쯤.‘네오 크로니클 유저가 어느 정도라고 봐야 하는 거지?’알 수 없다.닉네임 앞에 표시가 되어도 파악하기 힘들 거다.그때 도배들 사이로 이상한 채팅들이 보였다.- ??- 뭐하냐- ㅁㅊ?- 이건 뭔회원 가입에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던 중이었다.처음에는 휴대폰 인증을 했고, 그다음은 주소를 입력….“아.”방송에 주소가 그대로 나갈 뻔했다.마지막 정보를 입력하기 전에 채팅창을 확인해서 다행이다. - ㅁㅊㄴ ㅋㅋㅋ- ㅅㅂ 놀래라 ㅋㅋ- 병신임? - 욕 좀 먹었다고 정줄 놨네조금 더 줄어든 도배 사이로 보이는 채팅들에 답했다.“방송 켜놓기만 했지, 뭐한 적이 없어서 몰랐네요. 이거 어떻게 가리지? 아.”캠을 송출 화면 전체로 가득 차게 만들었다.이제 안 보이겠지. 회원 가입을 완료하고 다운 시작.“다운이… 30분 정도 걸리네. 뭐야, 이거 용량이 왜 이렇게 커?”네크를 해보겠다고 말하고, 지금까지 대략 5분.[시청자 3,791명]겨우 5분 만에 천 명이 나갔다.그들은 상황이 진정될 기색만 보여도 나갈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자, 이제 얘기해 보죠. 제가 네오 크로니클을 어떻게 해봤으면 좋겠어요? 님들 이 게임 어떤 게 재밌어서 하는지 얘기해 봐요. 한 번 해보게.”- 1랩부터 스토리- 레이드 기가막힘- 이겜 꽃이 전쟁임온갖 말이 난무하는 가운데 저 세 가지는 확인했다. “입감 완료. 웬만하면 지금부터 그 셋 다 해볼게요.”안 해보고 지껄인 게 불만이라고 했지?니들이 말한 거 싹 다 해볼게.그 전에 할 게 있다.두 달 전에 전역한 군대에서는 다나까로 말한다.밖에서 보면 저게 무슨 거지 같은 말투야? 할 수 있지만, 거기선 그게 당연하다.학교마다 교실마다 또는 아주 작은 무리마다 문화가 있을 수 있다.당연히 인터넷 방송도 문화가 있겠지.외부인에게는 이상하거나 굳이? 하는 반응이 나올 문화여도.인터넷 방송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들.“다운 받는 동안 아까부터 계속 말 나온 정장에 크… 뭐였더라. 어쨌든 장비는 없으니 정장만 찾아보고 올게요. 인터넷 방송에서 사과할 때는 그게 정석이라면서요.”할 건 하고. 그다음에 게임 시작하면 되겠지.* * *“…….”카메라 앞에 섰다.정장을 입고 흰 벽 앞에 선 상태.‘… 진짜 해야 하나?’인터넷 방송은 자유롭다고 들었다.욕설은 물론, 친구끼리도 못할 만큼 심한 말도 재미로 사용할 정도로.그런데 왜 나는 또 이러고 있지?저번처럼 무슨 비하 표현을 쓴 것도 아니다.의식적으로 단어를 굉장히 순화했으니까.하다못해 친구끼리 편하게 쓰던 ~~충 같은 말도 안 썼다.머리가 멍하다.상황을 이해하지 못해서?그런 이유도 있다.상황을 못 따라가고 휩쓸리는 것 같았으니까.그냥 이해가 잘 안된다.왜 나는 또.또! 정장을 입고 서 있나.만 하루 전에 사과했는데,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