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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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돌려.[방송 시간 02:59:31]방송 시작한 후 3시간.네오 크로니클의 설치가 끝났다.마우스는 [실행] 버튼 위에 있었지만.눈은 방송 프로그램으로 갔다.[시청자 1,929명]다운로드, 설치, 업데이트 등등.직접 해보겠다고 말한 지 대충 40분 정도가 흘렀다.그중 사과가 10분 정도 된다.그리고 시청자는 무려 2천 명이 사라졌다.그냥 패악질을 부리러 온 놈들이 3천 명이라는 가까이 된다는 것이다.양쪽 진영을 왔다 갔다 하던 richboy4 같은 놈들이 무려 3천.‘진짜 개새끼들이었네?’남아 있는 2천 명? 모르겠다.다른 사람 생각을 어떻게 알까.- 뭐하냐- 눌러 이새기야- 막상 할라니까 좆같제? 막상 할라니까 좆같제? 막상 할라니까 좆같제? 막상 할라니까 좆같제? - 시작 안 하냐?아주 잠깐 다른 생각을 해도 욕이 쏟아지는데.저 사람들을 구분하려는 시도는 무의미할 것 같다.“요즘 공부한다고 이 시간에는 게임 안 해서, 그 생각했어요. 어차피 오늘은 공부 못 할 거 같으니까 시작해 볼게요.”변명을 주워섬기며 게임을 시작했다.“…….”바로 화면이 변할 줄 알았는데, 이상하다. [실행] 버튼의 색만 바뀌고 화면에 변화가 없다.컴퓨터가 구려서일 리는 없다.전역하고 제일 먼저 비싸게 산 게 컴퓨터인데?채팅창 눈치를 슬쩍 봤다.별일 아니라는 듯 자기들끼리 얘기하고 있다.- 캐선창 꼬라지 보고 도망칠 거 같으면 개추- ㄱㅊ- ㄱㅊ- 개추 유도 ㅅㅂ ㅋㅋ원래 이렇게 늦게 실행되나?용량이 큰 게임은 이럴 수도 있나?“이거 무슨 문제가….”망설이다 겨우 입을 떼었을 때, 그때 화면에 커다란 로고가 떴다.[ NEO CRONICLE ]다행히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하지만 내 발언에는 문제가 있는 모양이다.- 아 시발 게임이 오래돼서 그래- 고종혁 개십년이 게임 경량화 시킨다고 안 지켜서 그럼- 연식 오래된 게임 특) 발적화임또다시 욕설이 올라왔으니까.‘고종혁은 또 누군데’ 같은 생각을 했지만.처음 같은 위기감은 없다.처음에는 갑자기 욕이 쏟아졌지만.이번에는 기세가 꺾인 도배들 사이로 욕이 섞여 들어간 거였으니까.0에서 갑자기 100으로 급발진하는 것과 60에서 100으로 가는 건 볼만하다.‘이걸 적응하는 게 놀랍네.’스스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사람들의 변명을 받아들였다.“그렇구나. 하긴 10년 넘었다면서요? 아까 설명드릴 때 말한 친구가 게임에서 할 게 진짜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다 용량 아니겠어요?”방송인 같은 멘트를 치기도 했다.욕 비율이 단숨에 희석되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아. 이런 식으로?’대충 알겠다.방송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이 시간에도 변기물 내린 듯 빠져나가는 시청자 수를 힐끗.이런저런 말을 하고 나서야 게임이 완전히 켜졌다.웅장한 음악과 함께 가지각색의 복장을 한 캐릭터들이 어딘가를 바라보는 화면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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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나온 서버 선택 창에서는 훈수대로 결정.직업은 그나마 저렴한 세팅이 된다는 속사 궁수를 골랐다.‘근데 쌀먹캐는 또 무슨 말이야. 이거 물어봐도 되나?’오늘 하루 들은 신조어가 너무 많다.그중 상당수는 시청자는 해도 되지만 방송인이 하면 위험한 것 같은 단어들이었다.친구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했다가 평생 먹을 욕을 다 먹은 상황.지금 물어보기는 뭔가 무섭다.아까는 별거 아니라 금방 진정됐지만, 또 난리가 나면 그땐 감당이 안 될 수도 있다.“커마는 대충 이 정도면 됐으니까 끝낼게요.”캐릭터 이름 칸에 평소에 사용하던 것을 입력하고 생성.[ ‘성북동엘란드’ 로 캐릭터를 생성하시겠습니까?]내 고등학교 때 별명이다.프리미어 리그의 엘란드와 같은 축구 스타일 덕분이다.바로 ‘네’ 버튼을 딸깍.[게임 시작]을 누르고 다시 심장이 철렁했다.- ???- 뭐함?- ?- 님?- 뭐하냐주르륵 올라오는 물음표가 가슴을 서늘하게 했다.“어, 왜 그러세요? 이거 제 별명인데.”- 왜 그러긴 십년아- 엘란드가 한국에 몇명이야 ㅅㅂ- 남캐인데 닉도 지좆대로 정하네- 웨그뤄세요우설마 게임 방송에서는 이런 것도 다 소재로 쓰나?이것도 꼭 해야 하는 그런 거였나?남캐인데 어쩌고 하는 건 또 뭐야?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기억은 사라져도 몸은 기억하는 법이지.게임에서 중년 남자의 묵직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기억도 기술도 남지 않은 만신창이의 몸.= 나는 싸우고 또 싸웠다.나레이션이 깔리기 시작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욕이 사라졌다.- 캬 - 대 이 란- 크으으으- 카이란햄 오셨다눈치만 살피길 잠시.‘취소. 방송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 같다는 거 취소다. 개 같은 거. 안심을 못 하게 하네.’나도 같이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입을 열었다.“오… 목소리 뭐야. 간지 쩌는데.”- 익숙한 공업용 리액션의 맛- 역시 MSG가 맛있지- 진심을 좀 섞어다오진심이었다고 우기며 컷신을 눈에 담았다.그렇게 정말, 진짜로 이제 게임이 시작됐다.게임 시작이 정말 어려웠는데 이제야 겨우 스타트.게임하면서는 조용할 줄 알았다.하지만 그런 생각은 금방 깨어졌다.시작 마을에 도착했을 때 이런저런 기능이 해금되었고.“뭐가 많이 열렸다고 나오네요.”그렇게 말하며 퀘스트 마크를 따라 캐릭터를 움직였다.띠링- 어떤 알람이 울리기 전까지.- 이 새끼는 귓구녕이 처막혔나정확히는 알람을 못 들은 내게 시청자들이 욕하기 전까지.“우편이요? 어딨지?”화면 여기저기를 한참 찾다가 겨우 발견했다.“구석에 빨간 점 하나 찍혀있는데, 이걸 어떻게 바로 알라고 뭐라 그러신데. 소리는 못 들을 수도 있죠.”이제 투덜대도 제법 받아준다.그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우편을 열었다.[ 네크 유저들이 요즘 예민해서 그래요. ]평소에는 뉴비 좋아하고 재밌는 사람들입니다 ㅎㅎ어쨌든 해보시게 됐으니 즐기시고 갔으면 좋겠네요게임 진행에 필요할 것 같아서 보냅니다(첨부 500,000G)역시.역시,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어떤 게임을 하는 유저들 전부가 욕만 하는 사람들일 리가 없었던 것!“아이고, 제가 생각 없이 말해서 화내셨던 건데요. 괜찮습니다. 이왕 시작했으니 재밌게 해볼게요.”욕 3시간 먹고 드디어 좋은 말 한 번 들었다.방심하지 않고 훌륭한 어른의 대처를 했다고 생각했다.그렇게 다시 게임을 진행하는데 반응이 심상치 않다. - 이걸 앉아서 처받네- 니가 뭐 대기업이냐? 십새기 보소- ?? 뭐하냐내가 욕할 거리를 또 줬다고?채팅창을 자세히 보자 숫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현금 10만 원 받은 거임- 대충 9만 얼마 받은 거- 퍼뜩 안 일어나냐??아! 내가 돈을 받은 거구나.우편을 다시 열어 확인했다.이제야 밑에 보이는 첨부 금액이 보였다.500,000G.50만 골드. 숫자를 확인하며 엉거주춤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아, 감사합니다. 10만 원? 10만 원이요? 게임 돈이 그렇게 비싸요?”- 네크 돈은 값어치가 없다(다소 의역)- 그럼 시발아 쌀먹은 왜 있고 디렉터가 가치 유지 선언은 왜 해 - 이 새끼 RPG 한 번도 안 해봄?“내가 언제 값어치가 없다고 했어요! 힘들게 번 돈… 어. 맞지. 그리고 저 RPG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친구가 맨날 욕해서 아예 시작도 안 했는데.”- ㅋㅋㅋㅋㅋㅋ 레전드 친구- 친구 잘 사겼네 ㅋㅋㅋ- 친구 닉 뭐임?“친구 아이디까지는 모르죠. 뭐 지가 상위 몇프로 스펙이다 하는 그런 건 들었는데. 아! 골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또다시 영혼 없는 리액션이라는 욕도 듣고.스토리를 진행하며 꼬치꼬치 캐묻다가 그런 건 좀 넘어가란 소리도 듣고.슬슬 1장 스토리가 끝나가고 있다.“저 시발년, 방금 뒤졌잖아! 아, 욕해서 죄송해요. 아니, 근데 쟤 대가리에 화살 박았다고요!! 왜 살아나서 튀는데!!”방금 겨우겨우 죽인 보스가 컷씬에서 벌떡 일어났다.뭐라고 씨부리며 뭔가 있는 척을 있는대로 하더니 도망가 버렸다.- 아 재활용 해야 한다고~ - 리소스 쌀먹 달달하자너네오 크로니클 시작 5시간 30분째.숙련된 조교가 진행하면 1시간 30분이면 떡을 친다고 하지만, 이것저것 하느라 좀 걸렸다.궁금한 거 그냥 못 넘기겠는데 어떻게 해.어쨌든, 계속 채팅창과 대화한 결과. 나도 쌀먹이라는 말의 진짜 뜻과 유래, 요즘은 어떻게 쓰이는지까지 알 수 있었다.“진짜 그런 이유에요?”- 구라지 병신아- 스토리 진행하면 다 나옴- 궁금증 목록에 넣자“네. 그럴게요.”메모장을 켜서 궁금한 것 목록에 한 줄 추가했다.스토리를 진행하며 한 줄 한 줄 적고 있었다.그나저나….채팅창이 참 평화로워졌다.아까 골드를 받을 때만 해도 도배와 욕설이 채팅의 대부분이었다.지금은 스토리 떡밥 정리해 둔 것을 얘기하는 게 대부분.매우 흐뭇한 광경이다.[시청자 859명]숫자는 확 쪼그라들었지만 이게 훨씬 낫다.애초에 어제는 40명, 50명에 좋아했는데?이렇게 정리가 된 이유는, 중간에 한 번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토리 얘기하는데 방해되는데.- 도배 슬슬 지겨운데 ㅎ- 훈수해도 훅 지나가니까 못 보잖아 씨밸럼들아- 자~ 네신사들 말고 나가자~ 자~ 네신사들 말고 나가자~ 자~ 네신사들 말고 나가자~ 자~ 네신사들 말고 나가자~ - 정숙! 정숙해주세요! 정숙! 정숙해주세요! 정숙! 정숙해주세요! 정숙! 정숙해주세요! 정숙! 정숙해주세요! 1장 초반이 조금 지났을 때.주요 떡밥이 나올 때쯤 되니 갑자기 채팅창 청소를 하자고 했다.당시에는 왜 그런지도 모르고 도배 막자고 하니 좋다고 했지.그 결과 지금은 네크 스토리 감상회가 되었다.지금은 1장이 끝나고 비행선 선착장. 다른 대륙으로 떠나기 직전이다.1장에서 만난 몇몇 캐릭터들이 배웅을 나왔다.“아… 이리네는 데려가고 싶은데.”- ㄷㄷㄷ 과부 킬러- 이 새끼 얼빠 아니네- 존나 솔직한 청년이리네는 시원시원한 복장을 걸친 여캐였다.이야기 진행 중에 남편이 죽은 과부기도 했고.= 뿌우—-비행선이 뱃고동 소리를 내며 날아올랐다. 나도 슬슬 방송을 끄고 싶었다.스토리를 보겠다고 했지만, 오늘 다 보겠다고 한 건 아니니까.예정보다 너무 길어져서 슬슬 부모님이 오실 시간이니까.슬쩍 헤드셋을 벗으며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저, 여러분.”- 어 안 돼. 절대 안 도망친다며- 그래그래 다음 스토리가 궁금하구나?- 헤드셋 착용 실시“시…실시.”어쩔 수 없이 스토리를 계속 진행했다. 2장은 4시간 반.3장은 6시간.총방송 시간 19시간쯤.원래 게임만 하면 이틀쯤은 밤을 새도 문제없었다.랭크전을 돌리려면 하루에 한 번은 자야 하지만, 아무튼.방송에는 게임 체력 외에 다른 체력이 추가로 소모됐다.즉, 이제 정신이 혼미하다는 뜻.그 때문에 위기 감지 능력이 많이 둔해졌다.넼면사랑 : 근데 왜 속사 궁수 함? 좆구린데“저렴하게 컨텐츠 이거저거 하기 좋다던데요?”넼면사랑 : 그런 용도면 ㅇㅈ 근데 싸고 훨씬 센 거 많은데“그래요? 어떤 직업 있는데요?”실은 위기 감지 능력보다는 채팅이 어느새 드문드문 올라오기 시작했다는 게 주효했다.[시청자 611명]사람은 200명이 줄었는데 채팅은 1/10 이하로 줄었다.시켜놓고 자나? 빌어먹을 놈들.나도 해 떴을 때부터 졸리기 시작했는데.어쨌든, 한 명과 연속으로 대화했다는 게 중요하다.넥면사랑 : 질풍 권사 사기고, 3포대 포수는 개십사기임“아~ 그래요? 더 좋은 직업이 있었구나.”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가성비는 속사 궁수지- 알못 하나 기어들어왔노- 3포대 포수가 사기라고? ㅋㅋ한 명이 계속 쓰던 채팅창에 다른 사람들이 참가했다.반박이 들어왔지만, 그는 망설임이 없었다.넥면사랑 : 혈법사 빼먹었네. 미친 개씹사기임. 넥면사랑 : 아니다 걍 법사는 싹다 사기임넥면사랑 : 걍 지금이라도 법사로 다시 키워뭐지? 아까 법사 추천은 그렇게 안 많았던 거 같은데?- 리버야 머하냐 이새끼야- 염법이 사기라고?- 그것들이 뉴비한테 추천할 캐릭이냐고- ???- 3포 포수가 사기…?근데 분위기가 뭔가 심상치 않다.채팅창이… 되살아나고 있다.감기려고 했던 눈에 슬슬 초점이 돌아오며 머리가 굴러갔다.“여러분, 싸우지 마세요. 사기라고 하는 분도 그만하시고요.”여기서 머릿속에 두 가지 선택지가 떠올랐다.1. 눈앞에 있는 여캐 몸매를 칭찬하며 주의를 돌린다.갑옷을 입어도 맨몸이 반 이상 보이는데 어그로가 끌리지 않을까?2. 이거저거 다 사기면 괜찮은 거 아니냐. 깐깐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려 해봤자 난 모른다.황희 쌤이 남긴 말처럼 너도 옳고 쟤도 옳다고 하면 대충 봉합될 것 같다.‘몸매 칭찬을 몇백 명이 보는 앞에서 하는 것도 좀 그렇지.’바로 답을 내리고 말했다.“이것도 사기고 저것도 사기면 밸런스 잘 맞네. 여러분 그만 싸우고 스토리에 집중합시다.”말하고 잠깐 대화를 더빙하고 고개를 돌렸을 때.내가 마주한 것은 갈고리의 파도였다.- ???- 밸런스가… 잘 맞아?- 정리버 : 네크 직업 황밸임 - 그게 무슨 미친 소리니- ?- 다시 씨부려보쇼- 시발?갈고리의 파도 후에는 한 글자의 파도.- 사- 과- 나- 해- 락“사과…? 진짜 사과하라고?”끊이지 않는 파도에 버티려던 마음이 금방 사그라들었다.“알았어요. 할게요.”이게 맞나, 정말 맞나.혼란스럽고 멍한 마음으로 정장 상의를 다시 걸쳤다.카메라를 올리고 서서 정말 마지막으로 물어봤다.- 사- ㅋㅋㅋㅋ- 나- 과- 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사- 락채팅창을 보고 깨달았다.이번엔 장난에 가까웠다는 것.“아이 씨!”정장 상의를 바닥에 패대기치고 다시 앉았다.“스토리 계속 밀게요. 줄루 대륙 원정 가야 하는데, 시간만 늘어졌네.”인터넷 방송 진짜 어려운 거구나.웃는 채팅을 보며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흘렸다.긴장을 놓칠 수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