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Crawler

안 도망친다고 했지?

휴학 동안만 방송하려고 했다 — novelpia.com · All chapters

안 도망친다고 했지?

정리버는 방송을 계속했다.시청자들이 붙잡기도 하고, 도망치는 느낌도 싫어서.절대 안 도망간다고 선언해 놓고 피곤하니까 말을 바꾼다?‘몇백 명이 보는 앞에서 그런 짓은 못하지.’시청자들은 처음에는 그런 정리버를 재밌게 바라봤다.자존심만 건들면 엄청 피곤한 게 눈에 보이는데도 이를 악물고 버티려고 하는 사람?인터넷 방송을 오래 본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유형이다.처음에는 오기로 버티지만, 시간이 좀만 지나면 꺾인다.- 진짜 피곤해서 못 버티겠다. 나 좀만 자고, 이어서 하자.- 내가 내일 일정만 아니면 진짜 끝까지 하는데.- 여러분, 나 진짜 피곤해. 목도 너무 아프구. 온갖 이유를 대면서 방송을 끈다.켠왕이나 노방종이어도 잠을 자는 것은 당연해진 시대.- 님 괜찮음? ㄷㄷ- 아직도 하고 있음?- 자고 일어나서 퇴근하고 자고 일어나도 하고 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 37시간 ㄷㄷㄷㄷㄷ처음에는 욕하려고 모였던 사람들.스토리를 30시간을 넘게 진행했으니 시청자 풀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들도 처음에는 욕을 했다.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욕한 놈에게 고운 말이 나가진 않으니.또 방송 분위기도 그랬으니까.네오 크로니클을 하니 유입된 시청자들도 분위기를 따라간 것.시간이 흘러.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정리버/ 네오 크로니클 스토리 해봅니다.[시청자 841명][방송 시간 37:58:21]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의 스토리를 수십 시간째 꼼꼼히 들여다보는 사람이니까.무지로 인한 실수는 이미 옛일이 되어버렸다.채팅창에는 딱 두 종류의 사람만 있는 것 같았다.정리버를 걱정하는 사람, 스토리에 관심 있는 사람.“게임이, 시발. 그것도 온라인 게임이 이래도 되는 거예요?”덕분에 이렇게 욕해도 됐다.오히려 그의 말에 동조했다.- 진짜 존나 잔인함- 이새기들은 인간의 마음이 없음- 정보) 떡밥은 계속 나옴정리버가 채팅을 보고 빽 소리쳤다.“떡밥 나온 거 누가 몰라?! 아니, 그냥 저 보스가 쓸모가 다했군. 뭐 이딴 대사 치면서 죽여도 되는 거잖아?! 이걸 굳이! 굳이!!! 내 손으로 죽이게 하는 심보가 존나 고약하다고!”1장부터 주인공의 조력자였던 이리네.마음에 들었던 조연을 플레이어 캐릭터가 죽인 상황.정리버의 벌건 눈이 더욱 빨개졌다.감정을 마구 쏟아내니 촉촉해진 것은 덤.“아니, 진짜 아. 너무한다, 정말로.”마른세수를 연거푸 한 그가 겨우 마우스를 잡았다.“이제 진짜 그 보스. 모르가나 때려눕히러 갑시다. 뭔 여캐 같은 이름으로 남캐인지는 모르겠는데, 아주 괘씸한 새끼야.”- 여자 이름 쓰는 게 죽을죄임? -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사심으로 꽉 찬 인간 ㅋㅋㅋ정리버는 씩씩대며 스토리를 진행했다.보스한테 화살을 박아 넣을 때는 제대로 흥을 냈다.마침내 쓰러뜨린 후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엘란드의 세레머니를 흉내 내기도 했다.“이리네 복수 제대로 해줬다. 아오, 진짜 몇 번 일으켜서 더 줘패고 싶은데.”그렇게 신나서 입을 털다가 이어진 컷씬.거기서 정말 쓰러졌던 보스가 일어나 마지막 발악을 했다.“어, 어? 뭐해. 걍 뒤져! 제발 그냥 뒤지라고!!! 내가 미안해! 말 잘 못했어, 그니까 쫌!!”보스의 몸에서 폭발적으로 검은 기운이 터져 나갔다.= 이윽고, 네가 믿은 모든 것이 널 배신하겠지.“지랄 마, 지랄 마, 지랄 마, 제발 지랄하지 마!!!”= 오늘은 즐거워해라. 언젠가 온 종말을 하루는 미뤘으니.“안 돼!! 제발! 헛소리 안 할게!!”그렇게 터져 나간 검은 기운이 주변을 뒤덮으려 할 때.신성한 빛이 검은 기운을 뒤덮었다.카메라가 서서히 올라가고, 한 캐릭터를 비췄다.정리버가 가장 애정을 드러냈던 빅토리아 애쉬.그는 문득 떠오른 문구를 읊조렸다.“애쉬 가문의 전승자는 불사조와 같아서….”= 너보다는 오래 살 줄 알았는데. “아니, 아니지?”정리버는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보며 목울대를 울렸다.그 순간 채팅창에서는 여러 반응이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었다.- 이 순간에 그걸 따라 한다고? ㅋㅋㅋㅋ- 니 때문이잖아!!- 이걸 부두술을 갈겨?- ㅄ ㅋㅋㅋㅋㅋㅋ - 그걸 기억하네 ㅋㅋ- RIP - 마누라 죽잖아!! 뭐해!!- ㅋㅋㅋㅋㅋㅋ- 어어? 저거 막아라같이 스토리에 몰입하는 사람. 정리버를 놀리는 사람.격하게 반응하는 정리버를 보고 즐기는 사람 등.이 순간 시청자 수 또한 피크를 찍었다.[시청자 2,219명]섬네일로도 뻔히 보였다.스트리머가 가장 격한 반응을 보일 부분인 것이.“아, 안 돼. 이거 아니잖아. 희생 막는 방법 여러 개 나왔었잖아!! 떡밥 그렇게 던져놓고 진짜 그냥 희생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빅토리아 애쉬는 검은 기운을 막아내고 손끝부터 부서지기 시작했다.바람이 불어와 부서진 조각과 가루들이 흩날렸다.“막아! 막으라고! 이 멍청한 꼬맹이 어디 갔어? 바람 조종하는 괴물 쓰잖아! 지금은 왜 소환을!”정리버는 그렇게 소리치다가 스스로 입을 손으로 막았다.구슬픈 음악이 나오기 시작했던 것.음악을 듣던 그의 입에서 신음성 같은 말이 흘러나왔다.“이렇게 흩어지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어.”빅토리아 애쉬의 몸이 부서진 가루들이 반짝이며 퍼져 나갔다.격전이 펼쳐졌던 평야와 산, 그 너머로.그리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정리버는 어느 순간.“크흡, 그래. 이게 맞아. 내가, 내가 멍청했어. 저게 맞는 거야. 불사조의 운명? 조까라 그래. 흐흡, 다시 태어나서 또 재가 되느니 이게 맞는 거야….”중얼중얼 혼잣말을 하다가 대성통곡을 했다.책상 위에 엎드려 엉엉 울어댄 것.카메라에는 들썩거리는 등허리만 종종 보였다.당연하게도.채팅창에서는 축제가 벌어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 새끼 ㅋㅋㅋㅋㅋ- 와씹 ㅋㅋㅋㅋ- 애쉬 가문 유족이 있었네 ㅋㅋㅋㅋ- 진짜 애인 죽었냐 ㅋㅋㅋ- 와, 임마 진짜 돌았네 ㅋㅋㅋㅋㅋ- 이 정도로 울 일이라고? ㅋㅋㅋ- ㅋㅋㅋㅋㅋ컷신이 끝난 후.대략 5분 정도는 울어 재낀 정리버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화면에는 의자 헤드레스트 정도만 보이던 상황.어느 순간 코 먹는 소리와 함께 정리버가 고개를 들었다.퉁퉁 부은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가 본 것은 어떤 언덕.빅토리아 애쉬가 언젠가 집을 짓고 살고 싶다던 언덕이었다.“아씨….”정리버는 캠을 위로 툭 치고는 게임을 진행했다.“진짜 눈물이 안 멈춰서 이대로 좀만 있을게요.”캠 왜 올리냐고 난리가 난 채팅창에 그렇게 말하고 스토리를 마저 진행했다.훌쩍이는 소리를 곁들이며 대사를 읽고 무덤에 꽃을 올려두는 것으로 끝.장장 38시간에 달하는 여정이 끝이 났다.정리버는 언덕에 캐릭터를 앉혀두고 한참 넋두리했다.“비키가 너무 불쌍해요. 평생 원치 않는 싸움만 하다가, 겨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ㅇㅈ - 걍 불행덩어리임- 나도 욕 ㅈㄴ 함 “진짜 제작진들 너무하네요. 살릴 수 있을 것처럼 뭐 세계의 경계에 숨는 법 그런 떡밥은 왜 만들어서.”- 진짜 개악질 낚시였음- 스토리 썰푸는 방송 있던데 그거 ㄱ?

d3kza0VLSVdxajZ6L09aWC8xUnR2RWdPbXhZUGJLQkU2K0hGSks4dzNOY2tCa09VWlNXdHczeHJ5VjdOdWU5eQ

- 명작병임 ㅅㅂ시청자들과 그렇게 이야기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저 잠깐 세수 좀 하고 올게요.”세수를 하고 돌아온 정리버.그는 진이 쏙 빠진 얼굴이었다.찬물로 정신은 차렸지만, 체력은 바닥난 상태.거의 이틀을 집중한 상태로 버틴 덕에 살까지 빠진 것처럼 보였다.“후…. 네오 크로니클 스토리 잘 봤습니다. 여러분들이 왜 좋아하시는지 알 것 같네요.”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건장한 남자가 살짝 휘청거리기까지 하면서 일어나서는 꾸벅 허리를 숙였다.“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애정 갖고 하시는 분들한테는 상처였겠네요. 사과드릴게요.”그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정리버의 예상 밖이었다.- 게임 욕 좀 할 수도 있지 - 고종혁 이미지 관리도 좀 하라고!!- 그런거 신경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별일 아니었다는 듯 굴었다.몰려와서 욕할 때는 언제고.힘이 한층 더 빠진 정리버는 책상에 손을 짚었다.“자세한 후기도 말씀드리고 싶은데, 제가 지금 너무 지쳐서. 38시간이나 하기도 했고 또 힘이 하나도 없네요. 어우, 말이 정리가 안 되네.”“아무튼, 좀 쉬고 내일이나… 가서 자고 체력 회복하고 켤게요.”- 내일 오냐?- 고생했다- 리액션 ㅆㅅㅌ- 떡밥 정리 방송 가냐?- 언제 옴- 푹 쉬고~ 좋은 반응이 돌아오는 채팅창.정리버는 해냈다는 생각에 카메라를 보며 씩 웃었다.“내가 말했지. 난 절대 도망 안 친다고.”그렇게 말하고 정리버 방송이 꺼졌다.지친 기색임에도 자신만만하게 웃는 남자.방송 마지막 화면으로 남은 그 얼굴은 인상 깊을 수밖에.마지막 시청자 1,104명.그들은 꺼진 방송에서 잠시 떠들었다.애초에 이렇게 할 것도 아니었다, 욕먹을 것도 아니었다 등등.하지만 그게 그리 길지는 않았다.방송이 꺼진 시간은 오후 7시.낮 방송부터 밤 방송까지 어지간한 방송은 전부 켜져 있을 시간이었다.무수히 만들어진 정리버의 스토리 리액션 클립들이 퍼져 나가기 딱 좋은 시간.특히, 네오 크로니클 방송이 활성화된 ‘온에어리’.이곳에서는 정말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누가네크함 님이 3,000원 후원 ] (정리버가 모르가나를 잡고 세레머니하는 영상)= 뭐야, 누구셔? 와하하, 엄청 좋아하시는데? 오래 걸리셨대? 엥? 스토리잖아. 스토리 모르가나인데 저렇게 좋아하신다고?- 걍 또라이임 ㅋㅋㅋ- 놀라운  건 억텐이 아니라는 거임- 이리네를 죽이게 한 모르가나를 죽인다…. - 눈 완전 돌아있네 ㅋㅋㅋㅋㅋㅋ[ 잘하면안보는사람 님이 2,000원 후원 ](정리버가 빅토리아가 희생하는 장면을 보고 욕을 쏟아내는 장면)= 아… 저기 진짜 슬펐는데 어, 진짜 우시는 거야? 음, 저렇게 울 정도였나? 아니아니 안 슬프다는 게 아니구!- 아내가 죽었다는 거임- 싸패 모먼트 on- 빅토리아 희생 그 정도 아니다… 메모- 내 피에는 강철이 흘러. 매우 차갑지소규모건 대규모건 네오 크로니클의 방송에는 죄다 퍼져 나갔다.그도 그럴 게 오랜만에 스토리를 제대로 맛보는 뉴비의 모습이었으니까.뉴비가 자신들은 진작 경험한 스토리를 맛깔나게 즐겨주었다.방송인도 어지간하면 고인물.같은 고인물 입장에서 재밌을 수밖에 없는 반응!그렇게 정리버의 클립은 계속해서 퍼졌다.한때 네오 크로니클을 주력으로 했지만, 이제는 종합 게임을 하는 방송에까지.[ 루나만봄 님이 8,536원 후원 ](빅토리아가 묻힌 언덕에서 정리버가 넋두리하는 영상)- 제대로 하셨나보네- 온갖 떡밥이 줄줄 나오는 거 진짜 ㅋㅋ- 진짜 또라이급으로 하더라스트리머는 영상을 보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폈다.RPG 판에서 탈출해 이제는 중견으로 불릴 규모가 된, 네루나.몇 안 되는 종겜 여캠의 방송에서도 정리버의 클립이 나왔다.“진짜 제대로 하셨네. 어지간한 떡밥은 다 아시잖아? 진짜? 8장까지 34시간 걸렸다고? 와… 그걸 노방종으로?”그렇게 감탄하자 시청자들이 사유를 알려줬다.“진짜? 악질들한테 잘못 걸리셨네.”그렇게 정리하고는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방금 말한 떡밥들이 말하신 대로 빅토리아를 살릴 단서이기도 한데, 사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럴 수는 없거든요. 큰 줄기에서 살피면 2장에서 나온 예언은 피할 수 없다, 이거에서 출발하는데.”줄줄 나오는 과한 정보.다른 방송이었다면 질색하는 반응 일색이었을 거다.하지만 네루나의 방송은 그런 것을 즐기는 사람이 최소 반은 되었다.썰을 풀며 채팅창 반응을 보던 네루나가 문득 생각했다.‘유튜브 각 나오겠는데? 부른다고 민심 안 좋아질 것 같지도 않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