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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 뒷담 갤러리에 어서오세요

이세계에 뒷담 갤러리를 풀었다 — novelpia.com · All chapters

1화 - 뒷담 갤러리에 어서오세요

내가 살고 있는 세계는, 갤러리 만능주의 사회다.   [실시간 북적 갤러리][1] 싱글벙글 제국촌 갤러리[2] 국제 마법사 갤러리[3] 이종족 마이너 갤러리[4] 아카데미 마이너 갤러리[5] 신성교단 갤러리   현재 내가 거주 중인 제국뿐만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국가와 집단이 각자의 갤러리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 어디에서든지 눈앞에 갤러리를 띄워 소통할 수 있는, 그야말로 꿈에서나 그릴 법한 세계.   “시발, 이딴 것도 갤러리야?”   하지만 나는 그런 세계에 불만이 아주 많다. [싱글벙글 제국촌 갤러리] [*루아벨 황녀: 제국민 여러분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기사단장 시엘: 신임 황실 기사단장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마탑 수석제자 에이린: 마탑에서 마도학 배울 학생 모집합니다!][*유리안 폰 아그네일: 최근 논란이 된 제 행실에 대해 공작가를 대표해서 사과드립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갤러리들이 지배층들에 의해 철저하게 통제되어 원래의 기능을 상실해 버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유동도, 익명도 보장 안 되어있는 커뮤니티가 대체 왜 갤러리냐고!!!”   유동 활동 금지. 활동하는 고닉에 신분 인증은 필수. 그 외에 더 이상 갤러리라고 부를 수 없는 끔찍하게 빡빡한 규칙들까지.   ‘진짜 갤러리’가 무엇인지 아는 나로서는, 정말이지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감히, 내가 선물해 준 갤러리를 이딴 식으로 바꿔?’   왜냐하면, 이 세계에 갤러리 시스템을 푼 장본인이 바로 전생의 나였으니까.   지금은 평범한 백작가의 차남으로 환생해서 살아가고 있지만, 전생의 나는 빙의자이자 용사였다.   세계를 구한 보상으로 얻은 여신의 특전을 무려 갤러리 만능주의 사회를 만드는 데 사용할 정도의 갤창이기도 했고 말이다.   ‘내가 익명성만큼은 반드시 보장하라고 그렇게나 경고했었는데.’   하지만 먼 훗날. 머나먼 후손의 몸으로 다시 눈을 뜬 나는 변해버린 갤러리를 보고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즐겁게 웃고 떠들던 익살이 넘치는 갤러리는 이제 먼 과거의 이야기.   그 대신, 지배층들의 통치 수단으로 변모해 버린 갤러리가 나를 반기고 있었다.   “후우….”   처음에는 그래도 어떻게든 변해버린 세계에 적응해서 살아보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생의 나는, 전생과는 달리 무척이나 병약했기에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꼴에 백작가의 차남이라고 메이드들이 극진하게 보살펴주긴 했지만, 그래도 심심한 건 매한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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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대로는 못 살아.’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생의 기억을 떠올린 지 벌써 한 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가 좀처럼 잦아들지가 않았다.   이 분한 마음을, 대체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고향을 떠올릴 수 있던 유일한 수단인 갤러리를 망쳐놓은 녀석들에게, 어떻게 하면 복수할 수 있을까? [최고관리자: 용사123] [권한: 신규 갤러리 개설, 사용자 관리자 권한 부여]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어느 날, 나는 중대한 사실을 하나 깨달았다.   ‘이게 되네.’   전생에서 내가 사용하던 최고 관리자 계정이, 놀랍게도 아직 살아 있었다.   비록 오랜 세월이 지나며 대부분의 권한들이 회수되었지만, 가장 기본적인 권한은 남은 채로 말이다.   “흠….”   신규 갤러리 개설, 그리고 완장 부여 권한.   이 두 가지를 최대한으로 활용해서, 현재의 갤러리 체제를 무너트릴 방법은 없을까?   “다 뒤졌다, 시발.”   아주 잠깐의 고민 끝에, 나는 그 방법을 찾아내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싱글벙글 제국촌 뒷담 갤러리를 개설하시겠습니까?] 신성한 갤러리를 망친 세상을 부순다.   그 원대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내가 선택한 행동은, 바로 이세계에 뒷담 갤러리를 푸는 것이었다.   *****   -----------[공지: 제국에 관련된 뒷담화를 자유롭게 나누는 공간입니다.] 작성자: 뒷담갤지우개 가식과 가면에 지치신 분.같잖은 이유로 차단을 당해 갤러리에서 쫓겨나신 분.마음속에 쌓인 화를 풀 곳이 없으신 분.   뒷담 갤러리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그 누구도 당신을 알아볼 수 없는 완벽한 익명성을 제공하는 이곳에서, 마음껏 분을 푸시길 바랍니다.-----------   갤러리를 다시 위대하게.   그러한 사명을 품은 나는, 뒷담갤을 유행시킬 최초의 타겟으로 싱글벙글 제국촌 갤러리를 선정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싱글벙글 제국촌 갤러리는 거대한 통일 국가인 마그니아 제국에 관련된 모든 것을 주제로 삼고 있다.   그 특성상 가장 많은 유동층을 보유하고 있기에, 뒷담 갤러리를 출현시켰을 때의 여파가 가장 클 것이다.   [익명: 진짜 아무 말이나 해도 되나요?][익명: 함정 수사 아님?][익명: 갤러리 개설권은 황실이 독점하고 있는데, 어차피 다 황제한테 보고되는 거 아닌지?]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것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익명: 관리자가 직접 황제 욕해서 사상 검증하기 전까지는 난 못 믿음 ㅇㅇ][익명: 어차피 이거 100퍼 함정수사라니까 ㅋㅋ][익명: 글 쓰는 거 자체도 좀 위험한 거 같은데….]   평생을 제국에게 통제당하고 살아온 까닭이었을까?   연관 갤러리에 노출된 뒷담갤에 찾아온 유동층은 많았지만, 아직 그들은 뒷담 갤러리를 신뢰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덕분에 고민을 하던 나는, 결국 뒷담 갤러리의 상용화를 위해 솔선수범하게 나서기로 마음을 먹었다.   [뒷담갤지우개: 제국 황제 <<< 점점 옅어지는 머리숱 가발로 숨기는 거 안쓰러우면 개추 ㅋㅋ]   그 방법은 혼자 고닉을 사용해 관리자임을 인증하는 동시에, 기존 갤러리에서는 금지된 금기를 범하는 것.   [뒷담갤지우개: 무서운이야기) 황태자는 사실 황제의 탈모 유전을 이어받은 걸 숨기고 있데….][뒷담갤지우개: 여신 <<< 전대 용사한테 고백했다가 차이니까 한 달 내내 제국에 폭우 내린 미친년 ㅋ]   내가 금기 중의 금기인 황실 모욕과 신성 모독죄를 더블 크라운으로 달성하자, 눈치를 보던 제국민들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익명: 저 새끼 왜 안 잡혀감???][익명: 황제랑은 합의되었다고 쳐도 여신 모독은 무조건 극형인데?][익명: 설마 진짜로 추적 안 당하는 갤러리임?][익명: 이거 진짜예요?]   내 정체와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적어도 기존에 갤러리를 독점하고 있던 지배층들의 편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실시간 북적 갤러리][1] 싱글벙글 제국촌 뒷담 갤러리 (New!)[2] 싱글벙글 제국촌 갤러리[3] 국제 마법사 갤러리   그리고 그 결과, 제국촌 뒷담 갤러리는 놀랍게도 단 며칠 만에 실시간 북적 갤러리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싱글벙글 제국촌 뒷담 갤러리] [익명: 루아벨 황녀<<< 순수한 척하는데 사실 진성마조라는 거 사실임?] [익명: 최근에 싫어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어떻게 암살할지 고민인 것이에요!][익명: 병신같은 나라 뒤엎을 혁명군 모집해요~! 숙식 보장! 혁명 성공 시 인센티브 제공!][익명: 서쪽 산에 마녀 있다는 거 구라임 ㅋㅋ 거기 가면 전대 용사 보물 개 많음 ㅋㅋㅋ][익명: 님들 신성교단 믿지 마세요!!! 얘네들이 나눠주는 성수 사실 수돗물이에요!]   보라. 절대적인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일제히 울분을 쏟아내기 시작한 제국민들을.   그 규모가 어찌나 대단한지, 가히 전국적인 규모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런 시발.”   하지만 그 성대한 축제를 홀로 즐기지 못하고 한숨을 내쉬고 있는 자가 있었으니…. (작성자: 루아벨 황녀) [익명: 루아벨 황녀<<< 순수한 척하는데 사실 진성마조라는 거 사실임?] (작성자: 유리안 공녀) [익명: 최근에 싫어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어떻게 암살할지 고민인 것이에요!] (작성자: 제국 기사단장 시엘) [익명: 병신같은 나라 뒤엎을 혁명군 모집해요~! 숙식 보장! 혁명 성공 시 인센티브 제공!] (작성자: 서쪽의 마녀) [익명: 서쪽 산에 마녀 있다는 거 구라임 ㅋㅋ 거기 가면 전대 용사 보물 개 많음 ㅋㅋㅋ] (작성자: 신성교단 성녀) [익명: 님들 신성교단 믿지 마세요!!! 얘네들이 나눠주는 성수 사실 수돗물이에요!]   그 정체는 바로, 뒷담 갤러리의 창시자인 나였다.   ‘이걸 생각 못 했네….’   그런 나의 눈에는 익명 활동자들의 정체가 고스란히 보이고 있었다.   그 이유는, 내가 사용하고 있는 계정이 갤러리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관리자 계정이었기 때문.   그 덕분에 어떤 글을 보더라도 작성자의 가입 정보가 자동으로 옆에 표시된다.   설령 그곳이 익명 갤러리라 할지라도 말이다.   ‘앞으로 계속 뒷담 갤러리를 운영하려면, 이 계정을 쓸 수밖에 없는데….’   그 당연한 사실을 망각하고 뒷담 갤러리를 만들어버린 대가는 너무나 가혹했다. (작성자: 루아벨 황녀) [익명: 나 어제 몰래 잠옷 차림으로 복도 돌아다녔는데 스릴 넘치더라 ㅎㅎ] (작성자: 마탑 수석제자 에이린) [익명: 님들 이번에 금지된 사랑의 묘약 레시피 이거 맞음? 내일 써봐야지 ㅋㅋ] (작성자: 신성교단 성녀) [익명: 여러분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 건가요? 아무도 저한테 안 가르쳐줘요….]   아무리 인지하지 않으려고 해도, 뒤틀린 욕망을 거리낌없이 발산하는 내용의 글과 대조되는 고귀한 신분들이 계속해서 눈에 밟힌다. (작성자: 유리안 공녀) [익명: 무서운 사실) 현 황후는 전대 황후를 독살하고 황제의 옆을 꿰찬 창부 출신이라고 함….] (작성자: 제국 기사단장 시엘) [익명: 충격기괴공포실화) 실종된 전대 기사단장은 사실 2황자에게 암살되었다!?]   슬슬 올라오기 시작한 여러 종류의 허무맹랑한 폭로글을 봐도, 신분 때문에 그냥 웃어넘길 수가 없다.   “크아아아아악!!!”   왜냐하면, 나는 빨간약을 볼 수 있으니까.   [뒷담갤지우개: 적당히 좀 해 시발새끼들아.]ㄴ(루아벨 황녀): 완장 오빠 강압적인거 좀 호감이네….ㄴ(마탑 수석제자 에이린): 지가 부추겨 놓고 지랄 ㅋㄴ(서쪽의 마녀): 벌써 완장질하네? 내가 너 어디 사는지 모를 거 같지? ㅋㅋㄴ(유리안 공녀): 지우개면 지우개답게 행동하렴?ㄴ(신성교단 성녀): 성수 한잔 마시고 진정하세요 ㅎ   오직 나만이 즐길 수 없는, 전세계의 분탕종자들을 위한 쉼터의 탄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