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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트라?

러브코미디 엑스트라는 우결을 한다 — novelpia.com · All chapters

엑스트라?

그러니까… 내가 이걸 알아차린 건 대략 2주 전이었다."야! 이주영!! 너 진짜 미쳤냐?""좋아하는 게 죄는 아니…. 아, 아 아파!!"이 세계가 러브 코미디 웹툰 속인 걸 알아챈 것이 대충 그쯤 됐다.학기 첫 날, 저 바가지머리를 만난 순간부터 였으니 꽤 됐네."제발 철 좀 들자.""남자 주제에 그런 소꿉친구 같은 소리를...""그냥 죽어."뭔가 첫 눈에 팍 하고 감이 왔다고 해야 하나, 어딘가 기시감이 들었다.그럭저럭 훈훈하게 생긴 얼굴에 걸린 얼빵하고 사람 좋은 미소.여기까진 딱히 이상할 게 없다.문제는 다음, 자로 잰 듯 완벽한 좌우 대칭인 얼굴과 매일 달라지는 옷차림에 있었다.아니 얼굴이 저렇게 대칭이라고?옷차림이 매일매일 달라?중학교 1학년이?뭔가 보면 스타일도 좋았다.중학교 1학년이.바가지 머리, 그러니까 이주영은 처음부터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았다.그래도 여기까진 그러려니 하고 넘길만한 일이었다.환생을 하더니 상상력이 풍부해졌구나 하고 넘길한 그런 일이었다.하지만 뒤이어 들어오는 여자애를 보고 나는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싸늘한 인상에 똑단발을 한 미녀.얼굴은 완벽히 좌우대칭에 수상할 정도로 스타일이 좋고, 2차 성징이 벌써 끝난건지 고등학생이랑 맞먹을 분위기를 풍기는 여자.그리고 그런 여자를 뚫어져라 보는 이주영까지.나는 이쯤에서 확신에 가까운 의심을 시작했고, 오늘에 와서야 내가 품었던 망상에 가까운 의심을 확신할 수 있었다."혁명적 연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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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회차라 여겼던 이번 생이 실은 러브 코미디 웹툰 속 세상이라는 걸.왜냐고?지금 실시간으로 공개고백이 진행되고 있으니까.이 정도로 떠먹여 주는데 슬슬 알아채야지.그런 것 치곤 2주씩이나 걸리긴 했지만 십몇년은 된 기억이니 어쩔 수 없었다.내 2회차가 웹툰 속이라는 사실도 인정하기 쉽진 않았고.현실 부정을 좀 했다.그래도 2주면 나름 빠르지 않나?이마저도 이번 생의 유아기 대부분을 전생을 떠올리며 보냈기에 겨우 떠올릴 수 있었던 게 아닐까.다시 그 때를 떠올리면 끔찍하기만 하지만 이렇게 되었으니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고 볼 수 있다.그리 생각하며 눈을 떴다.모두가 복도에 나가 휑한 교실을 잠시 둘러보다 고개를 끄덕였다.이 사실을 인정하고 돌아보니 대부분의 의문이 맞아 들어간다.마치 마지막 퍼즐을 끼운 듯, 조금 만족스러웠다.응어리진 의문들이 한 번에 풀리는 쾌감.어쩐지, 반 에 예쁘고 잘생긴 인간들이 꽤 많더니 이런 이유였구나.중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그리 생각하며 고개를 다시 돌렸다.성대하게 고백하고 성대하게 차인 주인공이 돌아오고 있었으니 굳이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그 대신이랄까, 꺼진 폰을 들어 내 얼굴을 비춰봤다.조금 날카로운 눈매와 그를 가려주는 동그란 안경.눈썹까지 내려오는 평범한 앞머리에 그럭저럭 봐줄 만한 얼굴까지."아! 아! 아!! 아파!!!""넌 좀 아파야 할 필요가 있어.""주영아, 초면에 이런 말은 좀 그렇겠지만 혹시 병신이야?"주인공의 대각선 뒷자리에 앉을 얼굴로는 적당했다.나는 이쯤에서 내가 엑스트라임을 인정했다.완결 시점에서 1200화에 가까웠던 탓에 다 보지도 못했고 지난 생의 기억이라 정확하진 않을 수 있지만, 적어도 이런 얼굴은 내 기억에 없었다.어쩐지 인생이 무료하더라니.…. 이건 그냥 2회차의 부작용인가.아무튼 나는, 내 몸은 엑스트라인 것 같았다.그나마 다행인 건 제법 화면에 나오는 포지션이었던 모양인지 얼굴의 좌우대칭이 완벽했다.이게 어디냐.생각해보니 남의 얼굴이 대칭인 건 바로 알아봐놓고 내 얼굴은 이제야 확인했네.그리고 설령 이 몸이 원래는 조연, 주연이었어도 이제는 상관없는 일이었다.나는 나니까.조연이나 주연이 되기에 모자란 성격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래도 덕분에 좀 잘생긴 얼굴을 얻었으니까."아니 예린이가 좋아할 수도 있잖, 아!! 아프다고!!!"게다가 알고 들으니 저 삼인방의 정체 역시 금방 특정이 됐다."지랄을 해라 지랄을. 이주영, 고백은 확인이야. 도전이 아니라."높은 톤의 톡식한 이 말투는 최재림."내가 얘랑 의견이 맞을줄은 몰랐는데, 동감이야. 그거, 실례라고. 공개 처형."단단한 말투와 날카로운 내용, 안우진이다.각각 작고 깝치는 애, 크고 잘생긴 애를 맡고 있다.주인공은?"허어어엉... 근데 너희도 솔로면서 뭘 아는척이냐. 혹시 받아주면 어쩌려고."그 사이 어딘가다.참으로 안정감 있는 라인업이었다.나는 뒤에서 울리는 소리를 배경 삼아 책상에 엎드렸다.딱 여기까지 하자.재밌는 사실을 알았다.나는 여전히 살던대로 조용히 살아가야지.사실 되고 싶지도 않아서, 주연은.그런 거 무리다.일단 필연적으로 사건에 얽히고 시끄럽게 살아가야 하니까.나는 그렇게까지 빛나지도, 빛나고 싶지도 않았다.그렇게 마음을 다스리며 눈을 감았다.그렇게 3년, 내 일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재현, 매점 가실?""안 가.""재현이도 간대!!""..."아오, 안 간다니까?#정신 차려보니 이렇게 되어 있었다.이게 딱 맞는 표현이겠네.방과후, 이주영의 집에서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난 그냥 얌전히 있었는데 이렇게 되어버렸다.뒷자리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로.정말 억울하다.멍하니 앞을 보자 최재림과 안우진이 이주영을 갈구고 있었다.화면이 회색인 걸 보면 또 죽었나보네."저 병신은 또 저러네.""이 정도면 재능이다.""득츠르그... 원래 어려운 게임이야!!"주인공이란 폭풍 같은 존재였고, 난 그 폭풍의 약동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너무 가까웠다."재현!! 이것 좀 깨줘!!"그래, 지금처럼.이주영의 이런 제안을 난 굳이거절하지 않았다.주인공이라는 이유로 거절하는 건, 조금 웃기니까."봤지? 1시간 내로 부른다고 했잖아. 빨리 5000원 내놔.""이주영 씹새... 재현아 제발 이번엔 무시해 주면 안 되냐. 너무 꼴 보기가 싫어서 그러는데.""최재림 닥쳐! 재현 진짜로 조금만 더 깨면 되는데, 이게...""그거 튜토잖아 개자식아! 좀 깨 봐!"그렇게 하나둘씩 받아주다 보니 나는 어쩌다 보니 주인공 무리에 섞여 있었다.생각해보면 그랬다.어쩌면 필연이었을 수도.내가 키가 좀 크다.안 그래도 눈에 띈다는 소린데 마침 사교성 좋은 주인공의 뒤에 앉아있었고 마침 주인공의 친구가 내 옆자리였고.그러다 보니 학기초에 자연스럽게 엮였고 난 그걸 굳이 떼어놓지 않았으니...나는 스스로를 엑스트라라 칭한 걸 취소했다.이 정도면 조연은 되는 것 같다.오히려 이 조건에서 엑스트라로 살아간 원래의 내가 존경스러울 정도였다.아닌가?이 조건에서 엑스트라로 사는 게 가능한가?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아 모르겠다.사실 웹툰 속 중학교 시절은 빠르게 지나갔으니 단순히 내가 까먹은 것일 수도.이주영이 어떤 사람이고 그 주변의 인물과 어떻게 이어져 있나를 설명하는 3년이었으니, 웹툰 속에선 3화 분량도 안 됐겠지.아니면 그냥 없던 사람이었을 수도 있고.가만히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된 걸 보면 이게 정답인 것 같다.암튼 스스로 생각하기에 난 조연 정도 된다.딱 분량 없는 조연.엑스트라에 가까운 조연.딱히 영향력이라고 할 게 없으니까.진짜 조연은 저기 옆에 있는 둘이지.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뻗었다."줘 봐.""역시 재현이야!!""아오 재현씹새야, 니가 이러니까 저 새끼 버릇이 나아지질 않는 거 아냐!""그건 동감. 너가 다 감당해 주니까 되지도 않는 게임을 사는 버릇이 나아지질 않네. 그래서 그런지 연애도 게임처럼 무한 리트...""닥쳐닥쳐닥쳐닥쳐닥쳐."지금 내 위치는 과묵하고 가끔 대사 치는 배경에 가까운 조연 정도일까.그 있지 않나, 키 크고 얼굴 밋밋한데 배경에는 매번 잡히는 그런 포지션.내가 딱 그거다.보통 여기에 힘까지 세면 딱인데 그건 아니었다.중학교 2학년 쯤이었나.전, 현생을 통틀어 처음으로 간 헬스장에서 웬 근육몬을 만나 탈탈 털렸다.그 이후로 힘이 세다고 깝죽거리지 않기로 다짐했었지.역시 애매한 조연 답다고 해야 하나 뭔가 좀 그랬다.아니, 그건 그거고 이주영의 무한 고백이 왜 나 때문이야."내가 보기엔 그것도 김재현 때문이 맞아.""인정합니다.""그건 그냥 쟤가 이상한 거라, 내가 없었어도 똑같았을걸.""그게 무슨 소리니 재현재현아. 내가 주제 파악도 못 하고 계속 들이대고 있다는 그런 뜻이니?"그렇게 까진 말 안 했는데."비슷해."대체로 옳은 소리였기에 대강 답해주고 패드를 받아들었다."손절은? 현튜브.""싸패는? 현튜브.""개소리는? 주튜브."일단 저 무한 고백만 해도 원래 역사에서 일어난 일이었다.내가 없어도 벌어질 일이 분명했지만 추가로 말을 얹진 않았다."아니, 요즘 슬슬 느낌이 좋다니까? 점점 차이는 강도가 낮아지고 있어!!""지랄을 지랄을.""그냥 지친 거 아니냐?"본격적으로 엉켜서 싸우기 시작한 저 사이에 끼고 싶지 않았고 이 게임은 재미있어 보였으니까.우선 우리집엔 플스가 없으니 이 화질을 누릴 수 없었다.마침 살까 고민하던 게임이었으니 더 잘 됐네.찍먹 정도로 생각하자...."ㅈ현...!"그럼 여기서부턴 이렇게..."재현!!"정신을 차려보니 화려한 얼굴이 보였다.갈색 머리에 화려하게 잘생긴 얼굴, 안우진이었다."벌써 7시야. 슬슬 가야지.""아... 벌써?"상당히 몰입했다.꽤, 제법 많이 몰입했다.이제 슬슬 초반부가 끝나는 타이밍이었는데..."이주영이랑 최재림은?""걔네 지금 과자 사 온다고 나갔어.""웬 과자?""음... 일단 가면서 알려줄게. 너 오늘 빨리 가야 한다며."사실이었다.나는 군말 없이 패드를 내려놓고 가방을 어깨에 걸쳤다.안우진 역시 나처럼 정리를 마치고 가방을 챙기는 모습이 보였다."나도 슬슬 가려고. 동생이 기다릴 것 같기도 하고."그렇게 나와 안우진은 아파트를 빠져나왔다.둘 다 말이 많은 편이 아니었기에 조용하게 걷던 와중 안우진의 입이 열렸다."너 되게 의외네.""뭐가.""게임을 그렇게 좋아할 줄 몰랐는데."확실히 그랬다.3시간이 그렇게 빨리 사라지다니.지금껏 했던 롤이나 배그와 달리 이번 게임은 정말 재밌었다.내가 끄덕이자, 안우진이 이어 말했다."말이 그렇게 많은 것도 처음 보고."이건 무슨 소리지."몰랐어? 너 하는 내내 뭐라뭐라 떠들던데. 우리가 물어보면 바로바로 대답도 해주고.""내가?""너가."기억을 더듬어보니 정말 그랬다.나는 게임에 몰입한 와중에 무의식적으로 이런저런 말들을 했다.아니... 뭐지?기억 속의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입을 열고 있었다.스스로 어색할 만큼 들떠서 게임을 즐기는 게...마치 웹툰 속 등장인물 같았다.떠오른 기억이 쪽팔려 머리를 긁고있자 안우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사실 걔네 과자 사 온다는 것도 너 게임 하는 거 제대로 구경하겠다고 나간 거였는데.""남 게임을 하는 걸 뭐하러?""나도 이해 못 했는데 꽤 재밌던데.""그 게임 해봤어?""아니? 근데 기본적으로 스토리 있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라 영화 보는 느낌이었어. 너 방송해도 될 것 같은데.""뭔 방송이야."나같이 재미없는 인간한테 방송이라니.농담이 과했다.나는 옆에서 떠드는 안우진의 말을 흘리며 게임을 떠올렸다.게임 이름이... 킹더컴이었나.게임은 재밌었지.집에 가서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