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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겠냐 그게?

로판 속 호구 황태자는 이제 없다 — novelpia.com · All chapters

되겠냐 그게?

『 "형! 도와줘! 제발!"       "또 도와달라고?"      "조금만 도와주면 돼, 그러면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하하, 우리 동생 정말 못 말리는구나! 그래그래, 알겠다!" 』 대화 문장만 보면 평범하기 그지 없는 문장. 하지만 실상은. "뭐가 알겠다야 이 미친 새끼야!" 여자한테 푹 빠진 정신 나간 동생이 나라 자원 팔아먹겠다는 걸 허용해주는 정신병자 짓이다.  위대한 제국 벨로스. 란드 대륙의 북부와 동부를 차지하고 있는 광활한 영토. 그곳에서 나오는 어마어마한 국력과 막대한 지하 자원. 그리고 아티팩트가 심심하면 튀어나오는 고대 유적들까지. "지구로 따지면... 그냥 석유가 무한으로 나면서... 힘도 센? 사우디랑 미국 합친 느낌이라 해야 되나...." 영토가 넓은데, 자원도 풍부하다. 북부에 사는 위험한 마물들 또한 위대한 제국의 국력 앞에선 희귀 자원에 불과하다. 근데 이런 제국은 소설이 진행 되면 진행 될수록 점점 쇠락 해지고 약해진다. 왜냐고? 멍청한 2황자가 서부 왕국, 마세린 왕국에 있는 공주한테 사랑에 빠져 다 퍼주기 때문이다. 그냥 진짜 다 퍼준다. 자원이 없다고? 내가 지원해줄게. 국력이 딸려? 빌려줄게. 전쟁한다고? 나도 같이 할게. 이밖에도 인적 자원부터 시작해서 식량 지원 등등. 이 미친 새끼 하나가 사랑에 푹 빠져서 제국을 그냥 넘길 기세로 산다. "아니, 사랑에 빠졌으면 혼자 힘으로... 걍 망명 가서 놀 것이지, 왜 나라에 있는 걸 다 퍼주고 난리야, 그게 지 것도 아니고." 사실 2황자만 멍청하면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 멍청한 게 죄긴 하지만 그 멍청한 결단을 모두 내릴 수 있는 결정권자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드는 건. "1황자 이 미친 십새끼." 멍청한 동생의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는 정신병자 형이다. 제1황자, 벨론 벨로스. 적법한 황태자로, 그 누구도 이견 없는 차기 제위 계승자. 잘생기고, 무력도 출중하고, 어쩌고 저쩌고 뭐가 많이 수식어가 달려있긴 한데. 그냥 쉽게 요약하면 딱 한 문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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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 새낀 동생들이 좋음.' 황제는 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자식 농사가 전부 다 실패할 수 있는 걸까? 착하고 무능한 상사만 가득 낳은 덕에 제국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망했다. 2황자의 정신 나간 요구부터 시작해서. 1황녀의 어리광 등등. 밑으로 있는 동생들은 다 사랑에 미쳐서 눈에 뵈는 게 없이 막 똥을 싸대는데. 정작 장남이란 놈은 그냥 허허 웃으면서 그 모든 요구를 다 들어줬다. 결과는 당연히 아까 말했던 대로 그냥 제국이 천천히 망하는 거고 말이다.  강대한 전력도 주변에 다 퍼주느라 약해지고, 자원부터 시작해서 여러 아티팩트까지. 독점을 해도 모자를 판에 그냥 '이번 생 접습니다 템 뿌려요'하고 있으니.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고 했는데, 3대가 가기 전에 그냥 완전 망친 것이다. 근데 여기서 또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 소설의 핵심은 벨로스 제국이 아니란 거지.' 그니까 벨로스 제국은 뭐라고 해야 할까. '그냥 동네 바보 부자 형 같은 포지션?' 주인공이 약하게 시작해야 분량도 뽑기 쉽고,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맛도 보여줄 수 있기에. 약소 왕국의 왕녀로 주인공을 만든 다음, 주변에서 퍼주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열 받는 문장이 하나 등장하는데.  『 "벨로스 제국은... 너무 강대해서 그동안 부담을 가지고 있었을 거야."      "마, 맞아."      "이제 그 힘을 나눠주고... 다들 균등해졌으니, 부담도 덜할 거야, 어때, 편하지?"      "응!"  』 단물 다 빨아 먹은 다음에 하는 소리가 고맙다가 아니라. '내가 니네 제국을 일부러 줄여줬어, 왜냐면 커서 부담 느낄까 봐' 이딴 소리나 싸고 있는 것이다. "윽! 엑! 익!" 화가 안 날 수가 없는 발언이다. 진짜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정복 전쟁 일으키면 사라질 약소 왕국 주제에. 로맨스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이란 이유로 '제국의 정상화'를 운운하다니. 심지어 2황자는 이 말을 듣고 운다. '대체 왜?' 진짜 미친 새끼다. 『  "맞아, 그동안 부담을 느꼈어... 황자라는 부담감이 진짜 줄어든 것 같아, 아아... 어쩌면 난 황자 생활 자체가 안 맞았던 거 아닐까?" 』  심지어 한 술 더 떠서 저딴 말을 뱉는다. 미 친 새 끼.  '네가 대체 무슨... 무슨 황자 생활을 했는데?' 황자로서 가져야 할 의무를 모두 내팽개치고, 약소 왕국에 눌러 앉아서 이것저것 다 퍼준 주제에. 심지어 제국의 2황자가 남의 나라 궁 안에 있는 게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도 모르는 놈이다. '볼모, 인질... 이런 걸로 잡힐 수 있다는 생각을 아예 안 하는 대가리 꽃밭....' 볼 때마다 화가 난다. 근데 왜 봤냐고 물어보면. '그냥 어쩌다가....'  할 게 없었다. 마침 신작이라고 광고도 팍팍 하기도 했고. 시간 여유도 많아서 그냥 봤다. 정신을 차렸을 땐 어느 정도 내용을 본 상태였고, 지금은 내용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근데 대체 황제는 뭘 하고 있는 걸까.' 제국이 실시간으로 분해되고 있는 과정에서, 황제는 그 어느 언급도 없었다. 국정을 움직이는 게 실질적으로 황제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호구 짓을 들어주는 건 전부 다 1황자였다. 어떻게 최종 결정권자가 황제가 아니라 황자일 수 있단 말인가. 그 부분이 궁금해서 덧글로 혹시 관련 언급이 있나 열심히 찾아봤는데. ㄴ 황제가 행방불명 돼서 1황자가 대리청정 하는 거 너무 발리네요 ㅠㅠ ㄴ 1황자 진짜 동생 위하는 거 뭐냐구요 ㅠㅠㅠ ㄴ 사랑을 위해 걍 나라 주는 ㅋㅋㅋㅋㅋㅋ 진짜 사랑광공 ㄴ 동생사랑 나라사랑;;; 나중에 조카 태어나면 진짜 그냥 제국을 이어라! 이럴 수도 그런 건 크게 없었다. 그냥 저게 전부. 왜 황제가 행방불명 됐는진 딱히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다만 분위기로 봤을 때 부정적인 이유로 사라지진 않았단 것 정도. 더 볼 수도 있었는데, 돈이 아까워서 그만 뒀다. 너무 멍청한 설정이라서 더 이상 읽을 수 없다고 해야 할까. "설정도 너무 많아." 약소 국가의 공주가 주인공이어서 그런 걸까. 이 약한 배경을 커버하기 위해 주인공이 너무 능력이 좋았다. 게다가 설정도 '주퍼배'의 원작을 알고 있는 21세기 대한민국 여성이 빙의했단 설정이라. 현대 지식을 활용하며 이것저것 사업도 벌이고, 성공 신화까지 이룬다. 그냥 손 대는 대로 다 대박 나는 건 기본이란 소리다. "뭐 검 잡으면 기사도 이기고... 어쩌고 저쩌고." 그나마 패널티를 넣어둔다고 있는 게 체력이랑 상황 판단력 같은 거였는데. 이것도 다 어떻게 뭐 아티팩트나 정령의 힘을 사용해 커버한다. '뭐 근데 이제 볼 일 없으니까.' 됐다. 솔직히 화를 내는 것도 의미 없다. 다 본 소설이고, 뭐 이제 그냥 다른 거 보면 되니까. '오늘도 소설 보다가 잠드는 삶을 실천해야겠군.' 즐거웠다. <주변에서 너무 퍼줘서 배불러요>여. 내가 잠깐 심심해서 봤을 뿐인 소설, 이제는 안녕. '딸이나 잡고 자야겠다.'  ++++++ "아니, 마세린 왕국이 위협을 받고 있다니! 당장 저희가 도와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그게 베딘 황자 전하... 그게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옵니다." "뭐가 아니란 말이오? 우리 이웃 왕국을 돕는 게 뭐가 문제 되었소? 심지어 마세린은 약한 나라지 않소!" "그, 그걸 대체 왜 저희가 돕는지 당최 이해가...." "허어... 서로 돕고 살아야 우애가 돈독해지고, 그 우애를 통해 미래를 함께 약속하고 그런 거 아니겠소? 어찌 그리 시야가 좁단 말이오!" "...." 이게 무슨 소리지, 지금. '뭐야, 이게.'  분명 시원하게 한발 빼고 침대에서 눈을 감은 것 같은데. 눈을 떠보니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건 천장에 달려 있는, 말도 안 되게 비싸 보이는 샹들리에였다. 그리고 그 아래엔 국무 회의에서 볼법한 긴 원탁 하나가 있었고. '...내가 지금 앉아 있는 곳이 상석인가?' 시야를 완전히 아래로 내려 내가 있는 곳을 봤을 때. 내 위치는 아무래도 상석인 걸로 판단 됐다. '꿈인가? 생생한 꿈을 꾸는 건가?' 근데 아까 얼핏 들은 내용이 왜 이렇게 귀에 익은 걸까. 생전 처음 겪는 상황에 입을 다물고 주변을 살펴보고 있는 사이. 이야기는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었다. "당장! 당장 도와야 합니다! 그들의 병력을 지키는 것이 맞습니다!" "아, 아니 그러면 저희 병력은...." "우리는 강하지 않소! 가장 강대하다는 처형자들을 보내면 되는 거 아니겠소?" "처형자들은 제국 최고 병력인데, 어찌 그들을 그리 쉽게 남의 나라에 파견한다 말씀하십니까." "허어... 그들이 오히려 가장 강대하기에 빠르게 일을 해결하고 올 수 있는 거 아니오!" "베딘 황자 전하 제발 재고해주소서...." 상황 파악을 하는 와중에 천천히 내 귀가 열리기 시작한다. '베딘? 베딘이라고?' 베딘이면 설마 <주변에서 너무 퍼줘서 배불러요>의 등장인물이자, 벨로스 제국의 2황자, 사랑에 미친 정신병자, 베딘? '잠깐만, 잠깐만....' 그러면 여기가 소설 속이라고? 상황 파악이 되면서 개운해졌던 머리가 다시 어지러워진다. 왜, 왜 내가 빙의 된 거지? 불만이 많아서? 아니, 근데 소설 보면서 불만이 좀 많을 수 있는 거 아닌가? 왜 멋대로 빙의 시키고 난리야, 그럼 내 원래 삶은 어떻게 되는 건데. 수십 가지 생각이 마구잡이로 떠오르는 가운데. "근데 어차피 이렇게 이야기 하면 뭐해, 결정권자는 형인데, 안 그래 형? 형은 내 마음 이해하잖아! 내 말 들어줄 거지?" "...?"  2황자의 말에 난 어지러웠던 머리가 순식간에 말끔해졌다. 얘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 하는 눈빛으로 2황자를 쳐다보자. 뭐가 그리 신났는지, 2황자는 날 쳐다보며 기대 가득한 눈으로 말을 쏟아냈다. "마세린 왕국에 처형자들을 보내는 거야! 지금 위험하니까, 우리가 반드시 구해줘야 되잖아! 그치?! 형! 허락해주는 거지?!" 그 말을 딱 듣는 순간 내 머릿속엔 2황자에게 느꼈던 분노란 감정이 치솟기 시작했다. 해서 2황자에게 왜 안 되는지부터 시작해서 절대 안 되는 이유 등. 여러 가지를 차분하게 설명해주고 싶었지만, 나한텐 그런 말 재주가 없었다. 해서. "야 이 씨발아." 그냥 결론만 뱉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라, 되겠냐 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