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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시간 (1)

로판 속 호구 황태자는 이제 없다 — novelpia.com · All chapters

청소 시간 (1)

제국의 멸망이란 단순히 제국이 사라진다는 의미 같은 건 아닐 거다. '제국이 더 이상 제국이 아니게 되는 것도 멸망이지.' 원작 스토리만 봐도 제국은 계속해서 주변 나라에 무상 지원을 쏟아내고 있는데. 그게 계속 된다면 제국은 더 이상 부강하지 않을 것이고, 그게 곧 제국의 멸망이라 봐도 됐다. 하여 이런 멸망을 막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형, 응? 보내주는 거지? 처형자? 나도 전부 다 파견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걸 알아, 그러니까 절반... 절반 정도만 몰래 보내는 거야! 어때, 엄청 좋은 생각이지?" 사랑에 미친 정신병자를 처단하는 일이다. '그나저나 국무회의를 하는데 황제가 보이지 않았지, 아마.' 얘도 처단해야 하고, 황제가 사라진 이유도 알아야 하고. 근데 일단 2황자 베딘을 처리하는 게 무조건 1순위였다. "형?" 2황자의 말을 무시하고, 처리할 생각만 하다 보니 얘도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베딘은 날 보며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침묵은 긍정의 또 다른 뜻이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알고 나 그러면 처형자 절반 파견 보낸다?" 그러다 혼자서 말하고 혼자서 결론을 짓고, 2황자가 다시금 내 방을 빠져나가려는 순간. "일단 가장 큰 문제를 깨달았다." 난 2황자의 뒷목을 잡고 그대로 바닥에 내팽개쳤다. 쿵! 사실 그냥 적당히 잡아서 멈추려고 한 건데. '힘이 왜 이렇게 세.' 내 생각보다 육체 성능이 말이 안 됐다.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고, 그 원하는 것보다 몇 배 높은 성능이 알아서 나온다고 해야 하나. "네가 날 아래로 보고 있는 게 문제였어." 결정권자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눈치 살살 보다가 알아서 일을 처리하려고 하는 부하 직원. 이런 경우는 보통 후임이 선임을 먹은 경우에 발생하는 건데. 무능한 후임이 유능한 선임을 먹으려고 하는 상황이 존재할 줄이야. 이건 선임에게도 일정 문제가 있었다. '후임이 오냐오냐 하는 것도 적당한 선에서 끊어야지, 계속 봐주니까 대답을 안 해도 그냥 혼자 알겠다 하고 나가려고 하잖아.' 지금 같은 상황도 만약 내가 아니라 원래 황태자였다면 무조건 동생을 응원하며 처형자를 보내줬겠지. 하지만 이제 그럴 일은 없었다. "혀, 형?! 내, 내가 언제 형을 아래로 본다고...." "그렇지 않고서야 내가 답을 하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결론 짓고 나갈 리 있나." 2황자는 자신이 바닥에 벌러덩 누워 있는 것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경악하고 있는 게 보였다. 분명 엊그제만 해도 친절하던 형이 바뀐 것 같아서 당황을 많이 한 것 같은데. '빠르게 적응하는 게 좋을 거다.' 이제 좋은 시절 다 갔다. "앞으로 제국이 마세린 왕국을 지원하는 일은 없을 거다. 그리고 또한 여태 아무 이유 없이 지원을 했거나, 지원해줬음에도 불구하고 돌려 받지 못한 것들을 하나하나 돌려 받을 것이다." "...하지만 형! 그러면, 그러면 마세린 왕국이 힘들어질 거야! 우리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서 지금도 버티는 건데!"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마세린 왕국의 편을 드는 2황자를 보며. "그러면 2황자 지위를 포기하고, 네가 마세린 왕국에 가면 되지... 왜 제국의 것을 계속 나눠주는 거지?" 어이가 없다는 듯 말을 잇다가. "그래, 그럴 순 없겠지... 왜냐면 넌 아무것도 이룰 힘이 없는... 그냥 나약한 놈이니까, 그러니까 제국의 것을 주며 황자의 직위에 기생하고 있는 거지?" "혀, 형?" "무슨 말만 하면 그냥 형도 아니고, 혀, 형? 듣기 지겹다. 내 의사는 전달했으니, 넌 나가고, 앞으로 마세린 왕국 지원 관련해서 네가 회의를 주최하는 일은 없을 거다." 확실하게 지원 의사가 없음을 못 박으며 그대로 2황자를 방에서 내쫓았다. 아무리 친해도 황태자의 방에 아무렇게 들어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그럼 일단 정상화를 위해 해야 할 건." 마세린 왕국에 줬던 지원에 대한 회수인가. +++++ "뭐, 뭐라...? 그게 무슨 소린가, 다시 말해보게." "벨로스 제국 측에서... 처형자를 보내지 않겠단 의사를 강하게 전달했습니다. 또한 현재 마세린 왕국에 주둔해 있는 제국의 모든 인력을 당장 돌려보낼 것을 강력히 권고하였습니다." "허, 허어...." 가신의 말에 마세린 왕국의 국왕 디르 마세린의 몸이 휘청거렸다. "지금 당장 공주, 공주를 부르게." "넵!" 벨로스 제국의 무력 집단이 오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제국의 인력을 모두 보내주는 거였다. 굉장히 웃기고 어이 없는 말인 건 알지만, 지금 마세린 왕국 경제를 돌리고 있는 건 제국의 인재들이었다. 제국의 머리. 지식의 상아탑이라 불리는 자들이 무보수로 일을 해주고 있기에. 돈도 아끼고, 그 제국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계속 제공 받고 있었던 건데. 그게 순식간에 사라지다니? 이는 나라가 크게 휘청일 수 있는 대사건이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인력'엔 현재 마세린 왕국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는 제국 기사단들 또한 포함일 테니. 치안이나 국력 부분에서도 굉장히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척박한 서부 환경 속에서 간신히 살아가고 있는데. 갑자기 제국이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뜻을 바꿀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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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안 되는데, 이럴 순 없는데.' 그래도 다행인 건 지금 상황이 마냥 부정적이진 않다는 것. 마세린 왕국은 지금 상황을 돌릴 수 있는 수단이 남아있었다. 벌컥. "그게 정말입니까? 제국이 갑자기 뜻을 바꾸고, 모든 인력을 보내라고 했다구요?" "공주, 왔구나! 네가 들은 게 사실이다." 왕국제일, 아니. 대륙제일이라 불러도 손색 없는 외모의 주인공이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낸다.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신의 딸. "미르네야, 방법이 있겠느냐?" 동시에 약소하던 서부 왕국을 지금 이 자리까지 성장 시킨 책사이다. 태어날 때부터 총명함을 가졌던 자신의 딸은 처음 듣는 단어를 막 내뱉으며. 항상 놀라운 수단으로 엄청난 국익을 늘 가져왔었다. 마세린 왕국의 지혜 보따리라고 해야 할까. 해서 이번에도 마세린 국왕은 자신의 딸이 무슨 방법이 있을 거라 믿었고. "저에게 맡겨주세요." 미르네는 호언장담을 하며 곧장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향하자마자 곧바로 아티팩트를 사용했다. 뚜르르르르. 극소량의 마나만 있어도 거리 제약 상관 없이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사기적인 성능. 그 성능은 마세린 왕국에서 벨로스 제국까지 아무 제약 없이 통신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딸깍. 상대방에게 연락이 닿았다는 소리가 나자마자. "베딘, 대체 어떻게 된 거죠? 처형자를 보내주겠다고 했으면서... 갑자기 모든 인력을 전부 다 빼다뇨?"  수신 대상자는 베딘, 제국의 2황자로. 실질적으로 마세린 왕국을 후원해주는 큰손이었다. '여태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뭐지? 나한테 푹 빠진 게 아니었나?' 미르네는 혼란을 느끼며 베딘에게 상황 설명을 요구했고.  "그, 그게 나도 당연히 그러려고 했는데... 우리 형이 아예 안 된다고 못을 박아서... 정말 이번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인력도 전부 다 받을 준비도 이미 우리 쪽에서 하고 있고...." "네? 황태자 전하께서 직접 개입하셨다구요? 안 된다고?" 충격적인 답변을 들었다. '이런 건 원작에서 없었는데?' 황태자가 개입해서 제국이 마세린 왕국을 지원하는 걸 막는다? 그것도 2황자가 저렇게 겁 먹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을 정도로? 이건 단 한 번도 생각지도 못한 경우였다. 원작을 50번 넘게 읽었음에도, 나오지 않았던 최초의 변수. 미르네는 굉장히 큰 혼란을 느꼈고. 이런 미르네의 마음을 모르는 2황자는 말을 이었다. "응... 그렇게 됐어, 솔직히 엄청 화도 내시더라고... 그래서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을 것 같아." "이대로 포기하실 거예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하셔 놓고...!" "솔직히 나도 형이 이렇게 화내는 걸 처음 봐서, 일단 내가 최대한 막아보긴 할 텐데... 그래도 안 될 가능성이 높아."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황태자의 엄한 모습. 거기에 기가 확 죽은 2황자는 암울한 현재 상황을 말하다가. "그래도 투자하기로 한 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그 부분은 내가 은밀하게 하고 있으니까." "...알겠어요,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 말아요, 당신이 힘든 모습 보는 건 마음 아프니까." "미르네...!!!" 쪽쪽쪽. 2황자의 뽀뽀 소리를 끝으로 통화는 마무리. '...제국이 변하려고 하고 있는 건가? 아니면 처형자 언급이 너무 과했기 때문인가?' 이게 일시적인 건지 아니면 앞으로 급격히 변화할 제국의 첫 발걸음인지. 달라진 미래에 미르네는 불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그냥 잠깐이겠지, 원래 내가 알던 호구 황태자가 맞을 거야.' 미르네는 걱정을 접어뒀다. 왜냐면 이 세계는 주인공에게 모든 걸 퍼주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었으니 말이다. +++++ "그간 2황자가 마세린 쪽으로... 아무 이유 없이 지원을 보낸 것들 그리고 투자 관련해서도 싹 다 리스트 작성해서 가져와." "네, 넵!"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되도록 내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확인했으면 좋겠군." "알겠습니다." 외무 담당관은 내 말이 떨어지자마자 무섭게 업무실 밖으로 달려나갔다. 아무래도 마감 기한이 빡빡하니까 어쩔 수 없는 거겠지. 근데 이건 최대한 빠르게 파악해야 할 일이라 어쩔 수 없었다. 무상 지원 같은 경우는 그냥 마음대로 회수 할 수 있었지만. 투자 관련해서는 건드릴 부분이 꽤 많기 때문이다. "투자를 하면 이를 통해 몇 배의 이득을 볼 생각을 해야 되는데... 그냥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하고 있었네." 기존에 작성된 투자 계획서를 보면 그냥 헛웃음 밖에 안 나왔다. 말이 투자지, 이건 그냥 무료 봉사 수준이었다. '처음에는 투자처럼 꾸며서 지원을 하다가, 나중엔 그냥 황태자가 오냐오냐 하니까 투자 계획서도 작성하기 귀찮아서 그냥 주기로 하는 걸로 간 건가?'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게다가 투자를 했으면 배당을 받아야지, 그런 것도 하나도 없었다.  그냥 계속 돈을 밀어 넣는다.  언제까지? 마세린 왕국이 만족할 때까지. '싹 다 정상으로 돌려야지.' 그런 각오를 하자마자. [ 벨로스 제국이 옛 모습을 되찾으려 합니다. ] [ 운명이 변합니다. ] [ 세계선이 바뀝니다. ] [ 제국의 멸망 가능성이 5% 낮아집니다. ] [ 현재 제국 멸망 가능성 : 86% ] [ 상태 요약 : 제국은 5년 내로 멸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 제국의 멸망 가능성이 순식간에 5% 낮춰졌다.  '역시 무상 지원을 끊는 게 정답이었네.' 심지어 상태 요약 또한 '5년 내로 멸망한다'에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로 문구도 변했다.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맞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 순식간에 5%를 낮추다니! 정말 획기적입니다! ] [ 보상으로 '제국 상태창'을 지급합니다. ] 시스템 메시지가 쭉 이어지며 보상을 언급했다. "제국 상태창?" 이게 뭔가 싶어서 그냥 보상 이름을 말하자. 띠링! [ 제국 상태창 ] 제국의 현 상태를 표시합니다. 초기 단계이기에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입니다.  행정 : 최상 국고 : 평균 무력 : 평균 외교 : 최악 부패 : 최악 "허." 제국 상태창이 진짜로 튀어나와, 현 제국의 상태를 요약했다. 근데 특이한 점을 하나 발견했다. 외교야 뭐 호구처럼 하니까 당연히 최악인데. "부패는 뭐야." 2황자만 문제가 아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