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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길드 '레버넌트', 길드장 백도현

재벌가 망나니가 S급 헌터를 독점함 — novelpia.com · All chapters

헌터 길드 '레버넌트', 길드장 백도현

“궁으로 이니시 넣었어. 들어가. 아니, 들어가라고! 물리지 말고! 뭐 해! 아, 븅신들 진짜…”검은 탱크탑과 돌핀팬츠가 어울리는 건강미 넘치는 체형, 단발머리가 어울리는 미녀.한창 게임에 열을 올리던 윤솔은,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헤드셋을 벗어 휙 집어던졌다.모니터에 ‘패배’ 표시가 뜬 순간, 윤솔은 전원버튼을 꾹 눌러 컴퓨터를 강제종료하고는, “아, 때려쳐!”그대로 침대에 몸을 던졌다.“오늘 매칭 왜 이러지? 사람 새끼가 없네 진짜… 스트레스 풀려다가 역으로 화만 쌓이네.”B랭크 헌터, 윤솔. 취미는 FPS게임, 주 종목은 언더워치.간만에 찾아온 휴일을 즐기기 위해 게임을 켰지만, 두 시간 동안 연패만 박다가 결국 멘탈이 나가버린 것이다.“…밥이나 시켜야지.”그대로 침대에 누운 채로 스마트폰을 켜서 배달앱으로 늦은 저녁을 주문.배달을 기다리는 동안 시간이나 때울 생각으로 너튜브 앱을 켰다.재밌는 쇼츠를 찾아, 생각 없이 검지로 화면을 휙휙 내리는 윤솔.“응? 이건 또 뭐야.”한 쇼츠가 눈에 띄었다.[국내 3위 재벌이 헌터계에 진출하면 생기는 일 ㄷㄷ]본인도 헌터인 만큼, 헌터계의 소식이라면 관심이 생기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윤솔은 스크롤을 멈추고 쇼츠를 감상하기 시작했다.쇼츠 자체는 여타 양산형 쇼츠의 템플릿과 다를 바가 없었다.자극적인 제목, 대충 어디서 퍼온 밈 짤들에 우스꽝스러운 TTS로 내레이션을 씌운, 그런 뻔한 형식.윤솔은 반쯤은 멍한 상태로 폰에서 흘러나오는 내레이션을 듣기 시작했다.[님들 그거 암? 며칠 전에 새로운 헌터 길드가 생겼다는 거?]“오. 또 새로운 데가 생겼어?”[야! 한국에 헌터 길드만 백몇 개가 넘는데 새로 하나 생긴 게 뭐 그리 놀랄 일이냐!][아니, 들어보라니까?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길드를 세운게 누구냐임.]“그러게. 도대체 어디서 세웠길래?”[두 달 전, 한국 헌터 협회에서 발표한 내용 때문에 업계인들 사이에선 난리가 남.][내용 자체는 ‘레버넌트’라는 이름의 길드가 새로 등록되었다는 평범한 내용인데, 문제는 이 길드의 후원사로 등록된 기업이 대박임!]“제목이 재벌 3위랬으니까…”‘삼화? 세강? 아닌데. 둘 다 이미 운영하는 길드가 있잖아.’[그건 바로… 무려 ‘백명라이프’가 후원사에 이름을 올린 거였음.][백명? 백명그룹? 백명전자, 백명철강으로 유명한 대한민국의 그 재벌? 와! 미쳤네!]“백명?”윤솔이 얼굴을 찌푸렸다.[맞음. 바로 대한민국 3위인 백명그룹임. 다른 재벌, 대기업들 다 자기들이 직접 운영하는 헌터 길드 하나씩은 있는데, 백명만 유독 헌터계랑은 연관이 없었음.][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백명이 직접 헌터계에 진출한 거임! 게다가 언론에다가 홍보를 하거나 그런 것도 아니라서, 진짜 길드가 설립된 당일이 되어서야 헌터 업계 관계자들이 알게 되고 깜짝 놀란 거임.]문득 윤솔의 머릿속에 한 남자가 스치고 지나갔다.-으, 으아아아!!!넘어져서 바닥을 기다가, 추하게 도망치는 젊은 남자.“후계자가 그 모양인데도, 백명 그룹이 한국 3위나 된다고?”그 사건 이후 윤솔은 아예 백명 그룹 전체에 대해 묘한 반감을 품게 되었다.[거기다가 놀라운 사실이 하나 더 있음. 바로 그 백명 그룹이 세운 길드의 길드장이 화제가 되고 있음.]‘백명 따위가 세운 길드, 알 게 뭐야.’윤솔이 쇼츠를 넘기려고 손을 올리던 그 순간이었다.폰 화면에 누군가의 얼굴 사진이 떡하니 나타났다.[바로 백명 현 회장의 차남, 백도현이었던 거임!]“어?”윤솔은 잠깐 멍하니 폰을 쳐다보다가…“어어!?”놀라서 상반신을 벌떡 일으켰다.[뭐? 백도현이면…][맞음! 바로 그 백도현임! 온갖 사고를 치고 다니기로 유명한, 백명가의 망나니! 저번에 헌터한테 현피 신청했다가 털린 유명한 사건 이후로 한동안 잠잠하다 싶었는데, 이번에 길드 ‘레버넌트’의 길드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거였음.]“말도 안 돼. 그 새끼가?”게임에서 시비 붙은 걸로 현피니 뭐니 찌질거리길래, 윤솔이 한번 직접 참교육했던 남자.바로 그 백도현의 얼굴이 윤솔의 폰에 떡하니 찍혀 있었다.[길드 설립이 공개된 후, 백도현이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도 대박임.][무려 한 달, 길드를 만들기로 결정하고 설립하기까지 한 달밖에 안 걸렸다는 거임.][거기다가 목표는 무려…]쇼츠는 그 뒤로도 이어졌지만, 충격에 빠진 윤솔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흐음.”나의 새로운 공간을 쭉 둘러봤다.넓은 공간, 깔끔하고 모던한 인테리어.【길드장 백 도 현】책상에 놓인 명패를 괜히 한번 손으로 쓰다듬었다.“이곳이 내 사장실인가… 아니, 길드장실이라고 해야 하나?”길드장이 일하는 공간은 뭐라고 불러야 하나. 적당한 이름을 정해야 할 텐데.똑똑.그때 갑자기 들려오는 노크소리.“들어오세요.”곧이어 문이 열리고, 검은 정장 차림의 여성이 들어온다.단정하게 틀어 올린 헤어번에, 사각 안경 너머 가느다란 눈매.지적인 미인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단정한 얼굴.반면 그와 대비되는 육감적인 몸매는 검은 셔츠와 스커트로도 덮지 못하는 존재감을 과시했다.윤서현. 4년 전 내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직후, 지금까지 함께 일해온 내 전속 비서다.“이번 모집 공고에 지원한 지원자들의 서류입니다. 제 선에서 한번 걸렀으니, 전무… 길드장님께서 최종적으로 검토해 주시길.”“지금, 옛날처럼 전무님이라고 부를 뻔했죠? 서현 씨도 실수를 다하네.”“…잊어주시길.”내 이전 직함은 백명라이프 전무이사. 그리고 오늘부터는 헌터 길드 ’레버넌트’ 길드장.“그나저나 나쁘지 않은 기분인데요? 서현 씨가 직접 길드장님이라고 불러주시는 거.”“서류, 책상 위에 두겠습니다.”내 농담을 깔끔하게 무시하는 모습도 참으로 그녀답다.“바로 읽어볼게요.”길드장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책상에 앉아, 서류를 집어 들었다.“…”“…? 왜 그러세요, 서현 씨?”서현은 뭔가 할 말이 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내 책상 앞에서 떠나지 않았다.“믿기지가 않네요.”“어… 무슨 말씀이실까요?”“정말로 길드를 세우셨군요. 그것도 한 달 만에.”“아, 난 또 뭐라고. 한다고 했잖습니까? 그럼 해내야죠.”그녀에게 처음 길드 설립에 관해 말을 꺼냈을 때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헌터 길드를 설립할 때 밟아야 하는 절차와 처리해야 하는 서류는요?-사람 시키면 되죠. 서현 씨도 있고, 필요하면 헌터 쪽 담당하는 변호사 고용해서 진행하면 그만이니까.-자금은요?-일단은 제 비자금 좀 꺼내 쓰고. 나중에 아버지께 지원 좀 해달라고 하면 되죠, 뭐.-…전무님, 헌터 업계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는 알고 계세요?-모르셨습니까? 저 사실 헌터 덕후입니다. 탑, 게이트… 헌터와 엮인 거라면 아주 사족을 못쓰죠.-…대화 막바지에는 어이가 없다는 듯 안경을 벗고 찌푸린 미간을 마사지하던 그녀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그렇게 처음에는 또 ‘망나니의 헛짓거리’ 정도로 내 계획을 치부하던 그녀였으나…내가 길드 설립을 주도하는 과정을 곁에서 직접 지켜본 후에는, 생각이 바뀌었다.“솔직히 말씀드려서 놀랐습니다. 길드장님께서 이 정도의 능력을 갖추셨을 줄은. 특히 헌터계에 대해서 가지고 계신 방대한 지식은, 정말로 의외였습니다.”“그렇죠? 전문가 뺨치는 수준이라니까요, 저. 헌터 업계에 관해서는.”“… 수년간 곁에서 길드장님을 지켜봤지만, 그간 길드장님께서 헌터계에 관심을 가졌던 적은 거의 없었지만요.”서현의 날카로운 눈매가 갑자기 나를 꿰뚫어 보는 듯하다.그녀가 이상하게 느끼는 것도 어쩔 수 없다.24살의 나는 원래 헌터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으니까.그런 녀석이 갑자기 헌터 길드를 만들겠다고 난리 치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게 당연하겠지.“…”갑자기 조용해진 서현. 설마 아직도 의심하는 건가?“…저 몰래 그런 취미를 가지셨는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만… 일단 알겠습니다.”세이프…인가? 아무튼 넘어가겠다니 다행이다.참고로 길드 설립, 헌터 길드 건물 설계 등등의 지식은 전생에서 가져온 것이다.한국 탑 랭커들만 모아놓은 길드나 다름없는 헌터 저항군을 수년간 운영하면서 쌓아온 노하우 덕이라고 해야겠지.“길드를 세우는 이 시점까지는 순조로웠다는 사실을 인정하겠습니다. 도대체 회장님의 지원은 어떻게 받아내셨는지는 모르겠지만…”“뭐, 다 방법이 있죠. 가문의 망나니로서 살아오면서 익힌 협상의 스킬이라고 해야 하나요.”“어련하시겠죠. 아무튼, 제가 묻고 싶은 건 그다음입니다.”“그다음요?”“길드의 뼈대는 갖춰졌습니다. 정식으로 등록도 했고, 번듯한 빌딩도 본부로 삼았고, 자금도 충분하고. 이제 직원 고용 절차도 막바지죠.”“그렇죠.”“그런데 아직 중요한 게 남아있지 않습니까?”안경을 고쳐쓰자, 서현의 날카로운 눈매가 더 또렷이 안경알 너머로 보였다.“바로 헌터. 길드에 소속될 헌터는 어떻게 구하실 건가요?”“아하. 난 또 뭐라고.”“그렇게 가볍게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헌터가 있어야 헌터 길드인데, 정작 그 헌터를 어디서 데려올지에 대해서는 제게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잖습니까.”“걱정 마세요. 다 계획이 있으니까.”“그럼 부디 지금 설명해 주세요.”“첫째,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유명한 헌터들을 스카우트해 온다. 둘째, 그 헌터들을 간판 삼아, 다른 유망주들을 끌어들여 육성한다.”“…굉장히 러프한 계획이지만, 계획 자체는 설득력이 있네요.”“그렇지?”“정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미완성이지만요. 그 유명한 헌터를 어떻게 스카우트하시겠다는 거죠? 이미 어지간한 헌터들은 다 소속된 곳이 있는데. 하다못해 인맥이라도 있으면 모를까…”“인맥이야 만들면 그만이죠.”“하…”그리고 따지자면 인맥은 있지. 미래에 미리 만들어놓은 인맥이.물론 그 관계는 지금은 리셋됐지만, 그들과 교류하며 얻은 정보는 아직 남아있다.“이미 첫 영입 대상으로 누굴 삼을지도 정했는걸요?”“누가 됐건 이름을 알 정도로 유명한 헌터라면… 아무리 생각해도 이 길드로 올 가능성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 일단 들어는 보겠습니다. 누구인가요?”“차윤하.”“차윤하.”“…”“…”“잠깐만요, 그 차윤하 말씀하시는 겁니까?”“네. 그 차윤하. S랭크 5위.”“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그녀가 뭐가 좋다고 지금 소속된 길드를 포기하고 저희에게 옵니까? 대한민국 3대 길드 중 하나인 블랙소드를 말이죠!”“아뇨,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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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단호한 어조에, 서현이 흠칫 놀랐다.“믿으세요.”지금 그녀는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고…그걸 알고 해결해 줄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까.***“공략 팀, 게이트에서 나옵니다!”거대한 보랏빛 게이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협회 직원이 외쳤다.그의 말대로 잠시 후, 게이트 공략을 마친 헌터들이 차례대로 게이트에서 귀환한다.위험단계 5단계 중 4단계의 게이트니만큼, B랭크 이상의 헌터들로만 구성된 정예 팀.그러나 그들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눈에 띄는 존재가 있었다.그들이 나오자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이 몰려들고,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오직 한 사람, 가장 늦게 게이트에서 나온, 푸른 바디슈트를 입은 검은 장발의 여성에게.완벽한 곡선을 그리는 체형, 날카로운 냉미녀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이목구비.S랭크 5위, 차윤하는 늘상 있는 일이라는 듯 신경 쓰지 않고 인파를 가르며 나아갈 뿐이었다.-윤하 씨, 오늘 게이트 공략은 어땠나요? 소감 한 말씀 들려주시죠!-S랭크 8위, 최현호 씨와의 열애설에 대해서…기자들을 있는 듯 없는 듯 무시하고 걷는 그녀를, 이내 한 무리의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맞이한다.“잠시만요! 윤하 님 지나갈게요! 다들 떨어져 주세요! 질문은 소속 길드를 통해 부탁드립니다!”그녀의 길드, 블랙소드에서 파견 나온 경호팀이 기자들을 몰아내며 길을 여는 동안, 윤하에게 안경을 쓴 40대 정도의 남성이 다가왔다.“고생했다, 윤하야. 다친덴 없지?”“…네, 매니저님.”“그래. 얼른 가자.”그렇게 기자들을 피해 이동하는 두 사람.“오늘도 훌륭했어. 공략 지켜보던 협회 직원이랑 기자들도 다 네 얘기만 하더라.”“…”“이대로라면 4위 자리도 다시 금방 되찾을 수 있겠는 걸?”“…”“…왜 그래, 윤하야. 표정이 안 좋은데. 게이트에서 무슨 문제 있었어?”“아뇨. 아무것도. 그냥 좀 피곤하네요.”“아. 아아. 그렇겠지! 요즘 좀 바빴으니까.”“죄송한데, 잠시 차에 저 혼자만 있을 수 있을까요? 좀 조용히 쉬고 싶어서.”“어어, 그래그래! 푹 쉬어. 어차피 다음 일정 잡으려고 협회 직원들이랑 이야기 좀 해야 돼서. 그동안 푹 쉬어.”그렇게 매니저는 떠나고, 윤하 혼자 리무진 뒷좌석에 앉았다.매니저가 떠나는 걸 창가 너머로 지켜본 후, 완전히 혼자가 된 윤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대로는,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