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제가 지휘합니다 (1)
지금부터 제가 지휘합니다 (1)
“…”예상치 못한 나의 난입에, 차윤하와 매니저가 반응한 것은 수 초 지나서였다.“…이봐, 잠깐만요! 백도현 씨!”차윤하가 반응하기도 전에, 매니저가 나와 그녀 사이에 끼어들어 나를 밀어냈다.“지금 이게 무슨 짓입니까? 멋대로 윤하한테 접근하지 마시죠!”처음 만난 거 치고는 심하게 무례한 반응. 아마 내 악명을 경계하고 있는 거겠지. 물론 굳이 내 입장에선 그에게 날을 세울 이유가 없다. 결론적으로 그녀를 블랙소드에서 데려오긴 해야겠지만, 벌써부터 쓸데없이 경계심을 심어줄 이유도 없으니까.최대한 젠틀한 태도로 답했다.“이런, 실례했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요.”“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나는 손가락으로 차윤하가 쓰고 있는 검은 산소마스크를 가리켰다.“차윤하 씨의 마스크에서 공기 새는 소리가 들리거든요. 어딘가에 균열이 생긴 것 같습니다.”“…”매니저는 미간을 찌푸린 채로 나를 잠시 노려보더니,“…이상한 소리 말고 가시죠.”얼굴에 비릿한 미소를 띠웠다.“블랙소드에서 차윤하 씨를 위해 특별히 주문한 독일제 최신형 산소마스크입니다. 거기다가 제가 들고 오기 전에 문제 없는지 직접 확인해 봤고요.”“마스크에서 나는 소리, 안 들리십니까?”“…도대체 무슨 소리 말씀하시는 겁니까? 저한테는 안 들립니다.”“차윤하 씨?”“윤하야. 그냥 무시하고-”“…사실, 아까부터 마스크에서 묘한 소리가 들리긴 했어요.”“! 윤하야?”차윤하가 마스크를 벗더니, 그걸 묘한 표정으로 살펴봤다.“낮게 무언가 시익 거리는 듯한, 그런 소리요. 처음에는 마스크 내부의 룬석에서 공기가 생성되면서 나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생각해 보니 좀 이상하긴 하네요. 이전에 쓰던 마스크에선 이런 소리가 나지 않았어요.”“…”매니저는 그럴 리가 없다는 듯, 윤하의 손에서 마스크를 낚아채 자신의 귀에 가져다 댔다.“……!”한참 동안 귀에 대고 집중하다가, 그의 눈이 놀란 듯 크게 떠진다. “어, 어어…”“아무래도 그쪽도 들은 모양이네요.”이걸로 겨우 이야기가 통하겠군.“협회 측에서 여분 마스크 받아와서 쓰셔야 할 것 같습니다. 협회 지급품도 쓸만하거든요. 무려 국산이니까. 그렇죠, 실장님?”“아, 아아? 예에. 그, 그렇죠?”“참견해서 죄송합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하나 더.”“…”“쓰기 직전에 현장에 와서 장비 체크 하는 거 아닙니다. 여기 들고 오기 전에 전용 테스트 장비로 정밀하게 체크해봤어야죠. 애초에 그럴 필요도 없이 본인이 한번 직접 써봤으면, 진작에 스트랩 체결부에 문제 생긴 걸 발견했을 텐데.”“…!”“설마 눈으로만 체크하신 건 아닐 거라 믿습니다.”“…”으득. 아주 작게, 그가 이를 가는 소리가 들렸다.너무 오지랖이 심했나?하지만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S랭크 헌터의, 그것도 탑급 길드인 블랙소드 소속인 매니저가 가장 기초 중의 기초인 장비 점검을 소홀히 하다니.장비는 헌터의 생명줄이고, 그걸 책임지는 건 매니저와 길드의 몫이다.…물론 이 이상 그의 성질을 돋울 필요는 없을 것 같다.“김 실장님, 차윤하 씨에게 마스크를 챙겨드려야 하지 않을까요?”화제 전환을 위해 실장에게 관심을 토스했다.“어어… 예! 그렇죠! 윤하 씨, 이쪽으로!”김 실장은 나와 매니저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이내 두 사람을 데리고 허둥지둥 임시 창고 쪽으로 향했다.“…”내 곁을 지나치면서, 심상치 않은 눈빛으로 노려보는 차윤하의 매니저.하. 좋은 일 해도 감사 인사 한 번 못 받네.뭐, 세상 이치가 그런 법이니까.그렇게 멀어지는 세 사람의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슬슬 참관을 위해 본부 텐트 쪽으로 돌아갈까, 생각하던 그때.차윤하가 나를 향해 고개를 살짝 돌렸다.“…?”나와 눈이 마주친 그녀는, 머뭇머뭇하다가…고개를 살짝, 나를 향해 숙였다.“!”잠깐 놀랐지만, 곧 대답으로 나도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 지어 줬고.차윤하는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리고 떠났다.“…운이 좋은데?”의도치 않게, 그녀에게 호감 스택을 쌓는 데 성공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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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의 본부 텐트는 화면을 통해 게이트 공략팀의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지시를 내리는 일종의 상황실 역할을 담당한다.텐트 벽에 기대어 선 채, 내부의 구조를 눈으로 확인한다.우선 공략팀과 함께 움직일 드론캠, 그리고 일부 헌터가 착용할 액션캠과 연결된 커다란 화면이 여럿 설치되어 있었다.그리고 화면 앞 거대한 테이블에는 게이트 전용 무전기가 세팅되어있다.그 무전기 앞에 헤드폰을 쓰고 앉아있는 협회 직원들.가운데에 앉은 건, 아까 브리핑을 진행하던 협회의 여직원.분위기를 보아하니 아마 그녀가 이번 작전의 지휘를 맡은 모양이다.“10초 전, 게이트 내부로 공략팀이 진입했습니다, 통신 연결까지, 3, 2, 1…”곧이어 화면이 하나 둘, 차례대로 켜진다.화면에 비추는 것은 게이트 너머의 이차원.모래만 가득한 삭막한 대지가 모니터를 가득 메운다. 이번 게이트는 사막형 행성.그 사막의 한가운데에 푸른 포털과, 그 포털에서 방금 막 나온 헌터들을 드론캠이 비춘다.“…그럼 작전 시작하겠습니다. 공략팀, 대답하세요.”-여기는 리더 차윤하. 통신 양호합니다.아까 브리핑을 진행하던 여직원이, 테이블 위에 놓인 통신기를 통해 공략팀과 대화를 주고받는다.“좋습니다. 전원, 마스크는 제대로 착용하셨죠? 모두 잘 작동합니까?”-네, 문제없습니다.“확인했습니다. 공략 진행 전, 짤막하게 작전 확인하겠습니다.”여직원의 브리핑은 다음과 같았다.이번 게이트는 위험도 5단계 중 3단계. 3단계의 공략 조건은 최소 A랭크 이상의 헌터를 포함한 10명 이상의 공격대.이번 공격대의 인원은 16명에, S랭크 차윤하까지 리더로 포함되어 있으니 별문제 없이 공략할 수 있으리라 판단되지만 방심은 금물.선발대의 조사 결과, 해당 이차원은 사막형 지형으로, 독을 머금은 스네이크 계 몬스터들이 서식 중.이예 지하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몬스터들의 습격을 주의하며 전진할 것.목표 지점은 진입지점으로부터 900m 전방에 위치한 마나코어.공략 목표는 다른 일반적인 게이트와 동일. 이차원과 지구를 잇는 동력원인 마나코어를 파괴한 후 게이트가 닫히기 전에 게이트를 통해 귀환할 것.…어째 작전 개시 전의 ‘간단한’ 브리핑 치고는 좀 긴 것 같지만, 넘어가자.“-여기까지입니다. 질문 있습니까?”-…없습니다. 다들 숙지 완료했습니다.“좋습니다. 그럼 공략 시작하십시오.”이에 화면 속 공략팀이 전진하기 시작한다.헌터들의 진형은 정석적이었다.중심에 리더 겸 전방위 화력지원을 담당하는 차윤하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둘 씩 근접 탱킹을 담당하는 헌터를 배치하여 사방을 경계.그 바로 안쪽에 상대적으로 사거리가 짧은 딜러가 하나씩.남은 세 명은 각각 프리스트, 아쳐, 메이지. 차윤하의 근처에서 함께 이동 중이다.윤솔의 자리는 최전방 탱커 바로 뒤.그렇게 한동안 공략대원들은 진형을 갖춘 채 천천히, 그러나 아무 일 없이 계속해서 전진했다.화면에서 시선을 돌려 본부 텐트의 다른 사람들을 살폈다.협회 직원을 제외하면, 외부인은 나를 제외하면 모두 헌터들의 매니저였다.이번 공략이 순조로울 거라고 다들 생각하는지, 그리 긴장하지 않은 채로 자기들끼리 소곤소곤 잡담을 나누는 매니저들.아, 친목질. 나도 친목질 할 줄 아는데.하지만 나한텐 지인이 없으니, 외로움을 내색하지 않고 다시 시선을 모니터로 돌린 뒤, 집중한 척 정색한 표정을 짓는 수밖에.…거기에 더해, 아까부터 계속 내게 적의가 가득 담긴 시선을 보내는 차윤하의 매니저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을 겸.그렇게 3분 정도 지났을까.“옵니다! 북서 방면 20m 지점에서 지면의 움직임 감지!”-확인.공략팀을 향해 지면 아래에 숨어있는 무언가가 모래를 가르며 다가왔고-“포이즌 스네이크 확인!”황토색의 거대한 뱀이 모습을 드러냈다.-전투 돌입.첫 번째 전투. 그러나 공략은 싱겁게 끝났다.-여길 봐라!탱커 넷이 마나를 담은 도발의 함성을 내지르자, 뱀의 시선이 그들을 향한다.포이즌 스네이크는 곧바로 지면을 기어서, 입을 쫙 벌리고 그들을 덮쳤다.-하앗!하지만 그 순간, 옆으로 빠져나온 윤솔이 전격이 담긴 주먹을 스네이크의 옆통수에 적중시켰다.스네이크가 충격을 받아 비틀거리는 동안,시잉.차윤하의 능력 시전이 끝나고, 뱀의 머리가 얼어붙었다.머리가 거대한 얼음덩어리로 덮인 채, 그대로 모래바닥에 쓰러지는 포이즌 스네이크.-처치 완료. 계속 이동하겠습니다.“역시 차윤하야. 포이즌 스네이크 따위는 손짓 한 번으로 얼려버리네.”“아… 우리 길드에 저런 S랭크 안 들어오려나.”작전을 지켜보던 매니저들이 차윤하를 보고 감탄한다.“뭐. 우리 윤하한테 저 정도야 그리 어렵지 않지.”덩달아 우쭐거리는 그녀의 매니저.“차윤하도 차윤하인데, 저 전격계 능력자는 누구지? 움직임이 나쁘지 않은데? 저 정도면 화력도 상당한 편이고.”“이번에 B랭크로 승격한 윤솔. 이미 외모로 SNS에서 바이럴 되어서 꽤 유명한데. 거기에 저번에 그 사건 덕에 더 이름이 퍼졌고.”“그 사건? …아.”아, 또 왜. 가만히 있는 나를 건드리고 그래.그 뒤로 공략은 순조롭게 흘러갔다.하나, 둘, 혹은 셋. 포이즌 스네이크들은 산발적으로 계속해서 공략대를 덮쳤으나 윤하의 지시하에 모두 깔끔하게 격파되었다.그렇게 계속해서 전진하자, 마침내 공략팀은 목표에 도달했다.사막 한가운 데서 빛나는 집채 만한 녹색 크리스탈.마나코어. 이차원과 지구를 잇는 게이트를 생성하는 동력원.어째서 이차원에 저런 게 있는 건지, 자연발생인지 아니면 인위적으로 누가 설치한 건지, 누가 설치한 거라면, 그 목적은 무엇인지.연구를 거듭했음에도 그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적어도, ‘현재까지는’.아무튼, 확실한 것은 저 코어를 파괴하는 것으로 게이트는 닫힌다는 점.따라서 공략팀의 목적은 게이트의 몬스터들이 지구로 넘어오지 않도록 마나코어를 파괴하고, 게이트가 닫히기 전에 귀환하는 것이다.-마나코어 파괴하겠습니다.차윤하가 거대한 얼음창을 녹색 크리스탈의 위에 불러내고, 떨어뜨렸다.챙강!날카로운 파열음과 함께 산산이 파편으로 부서지더니 빛을 잃는 크리스탈.“파괴 확인. 게이트 소멸까지 남은 시간을 측정합니다.”여직원은 옆에 있던 모니터를 잠시 들여다봤다.“소멸까지 남은 시간 추정 38분.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귀환하시면 됩니다.”이 시점에서, 상황실은 물론이고 헌터들도 작전 성공을 확신하는 분위기였다.일반적으로는 마나코어에 갔다가 되돌아오는 길은 훨씬 수월하다. 이미 한번 통과하면서 몬스터들을 정리했으니까.그렇게 진형을 유지하면서, 그러나 표정은 밝은 상태로, 심지어 몇몇은 잡담을 나누며 게이트로 복귀하는 공략팀.오로지 차윤하만이 경계를 풀지 않고 계속해서 사방을 주시할 뿐이었다.“…”아, 지금 좀 마음에 안 드는 ‘느낌’이 왔다.전생에 전장에서 구르면서 얻은 능력이라 해야 할지.내가 좀 싸하다 싶으면, 곧 사고가 터졌다. 그리고 지금, 좀 쎄한데-그 순간, 공략팀 전방의 모래가 거대하게 불룩 솟아올랐다.“! 모두 조심-”여직원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놈이 모래를 파헤치고 정체를 드러냈다.회색 바탕에 보라색 줄무늬가 새겨진 가죽, 높게 치켜세운 머리 양쪽에 달린, 활짝 펼쳐진 볏.“기, 기간트 코브라?!”거대한 코브라는 한번 쉬익, 혀를 날름거리더니 전광석화와 같이 한 탱커를 향해 돌진했다.반응조차 어려운 속도. 탱커는 방패도 채 들지 못하고, 그대로 코브라의 엄니에 머리가 꿰뚫리기 직전이었다--위험해!퍽!그 순간, 윤솔이 그 탱커를 힘껏 밀쳐냈다.그리고 전격을 담긴 펀치를, 코브라의 쩍 벌린 입천장을 향해 날렸지만…취르륵!-아악!뱀과 윤솔이 동시에 비명을 지르며 떨어졌다.뱀은 괴로움에 몸을 비틀며 그대로 다시 모래 속으로 잠수.그리고 윤솔은…-윤솔 씨, 괜찮아요?! 윤솔은 미처 다 피하지 못하고, 코브라의 어금니에 어깨를 내줘야만 했다.-아윽…피가 철철 흐르는 어깨를 감싸 쥐고 주저앉은 윤솔.그녀의 상처를 중심으로, 보랏빛 변색이 점차 퍼져나가기 시작했다.-해독제를!-네, 네!윤하의 뒤를 따라 허둥지둥 달려온 프리스트가 인벤토리에서 커다란 주사기를 꺼냈다.협회에서 미리 지급받은, 포이즌 스네이크의 독에 대응하는 해독제.프리스트가 그걸 윤솔의 어깨에 찔러 넣었지만…-…통하지 않아요!뒤이어 그녀는 곧바로 윤솔의 상처에 큐어 스펠을 시전 했다.-제 마법도 먹히지 않아요! 기껏해야 독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정도…!-…일단 계속 시전 하세요! 나머지 인원은 계속해서 경계!프리스트가 윤솔의 치료에 전념하는 동안, 나머지는 계속해서 지면 속으로 사라진 코브라를 경계한다.그 광경을 지켜보던 상황실의 인원은 패닉에 빠졌다.“기간트 코브라?! 그건 4단계 중에서도 고난도 게이트에서나 출몰하는 엘리트 몬스터잖아!”“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선발대는 대체 뭘 했길래, 기간트 코브라를 놓친 겁니까?!”“진, 진정하세요! 최대한 빨리 대책을 강구해 보겠습니다…”자신이 담당한 헌터가 위험해지자 조급해져서 협회 직원에게 따지는 매니저들.다른 직원들은 분주하게 텐트를 들락날락하며 어딘가에 연락을 하고 있었다.“…구조대로 올 다른 헌터들이 이곳에 도착하려면, 최소 50분은 걸린다는데요…”텐트 안으로 뛰어들어온 협회 직원의 청천벽력과도 같은 보고에, 모두가 아연실색한다.“…그럼 지금 인원들로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는 거 아냐?”“이, 이봐! 어떻게든 해봐요!”“잠시만요, 잠시만요! 모두 진정하세요!”브리핑 담당자가 수차례 외친 후에야 소란이 잦아들었다.“차윤하 헌터, 들립니까? 현재 상태는 어떻습니까?”-윤솔 씨는 현재 전투 참여 불가. 프리스트가 큐어로 독이 퍼지는 걸 늦추고 있지만, 빠른 시간 내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위험해 보입니다.“기간트 코브라는요?”-현재 경계 중이지만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정확한 표현은, 주변에 너무도 많은 개체가 모여들어서 그중 코브라만 구별하기가 힘듭니다.“그게 무슨… 아.”모니터 너머, 드론캠이 비추는 상황은 절망적이었다.진형을 갖추고 경계하는 헌터들. 그 주위의 지면이, 마치 살아있는 듯 열개가 넘는 개체들이 지하에서 꿈틀거렸다.코브라와 스네이크들이 헌터들을 완전히 포위한 상황.-…강행돌파는 힘들 것 같습니다.여직원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어, 어떻게 해야. 기간트 코브라의 대처법은, 그게…”“답답하게 뭐 하는 짓이야, 저리 비켜!”그때, 불쑥 튀어나온 차윤하의 매니저가 여직원을 밀치고 그녀의 마이크를 빼앗았다.“윤하야, 들리니?”-매니저님?“너 혼자라면, 빠져나올 수 있지?”-네?“기간트 코브라, 너 단독 토벌도 해봤잖아. 다른 몬스터들이 있더라도, 너 정도면 쉽게 탈출할 수 있을 거야. 단지 다른 헌터들 때문에 발이 묶인 거고. 그렇지?”-잠시만요. 지금 무슨…“너 혼자라도 게이트 빠져나와. 벌써 10분 가까이 흘렀어. 이대로라면 게이트 닫혀.”-…“잠깐만요, 박태식 씨! 지금 무슨 소리를…”아, 차윤하의 매니저 이름, 박태식이었구나.“조용히 하세요! 달리 방도가 없는데 어떡합니까! 이대로 가면 전멸인데, 살 사람이라도 살아야죠! 그리고, 엄밀히 따지면 약한 헌터 때문에 우리 윤하가 위험해진 거 아닙니까!”“이, 이 새끼가! 지금 자기네만 살겠다고…!”” “내가 틀린 말 했어? 만약에 당신네들 담당 헌터 때문에 윤하가 게이트에서 못 나오면, 당신들이 배상할 거야?!”박태식의 근처에 다른 매니저들이 모여든다. 그대로 몸싸움을 벌이는 매니저들.……음. 어쩔 수 없네.나는 조용히 걸어가 뒤엉킨 매니저들을 양팔로 살짝 밀어내고, 통신기 앞에 섰다.“어, 어어? 지금 뭐 하는?”“닥쳐봐요, 다들. 들립니까, 차윤하 씨?”-이번에는 백도현 씨인가요? 도대체 거기 무슨 일이…? “시간이 없습니다. 제 질문에만 명료하게 답하세요.”-…네.“차윤하 씨는 어쩌고 싶습니까? 본인만이라도 혼자 빠져나오실래요? 아니면… 다른 헌터들과 함께, 모두 무사히 귀환하고 싶습니까?”“백도현 씨! 지금 윤하한테 무슨 소리를…”“닥치라고 했지, 박태식이.”“윽.”내가 노려보자 그는 움찔하더니 겨우 입을 다물었다.“…죄송합니다. 방해가 들어와서요. 그래서, 대답은?”-뻔한 거 아닌가요?-당연히 전원 무사귀환을 택하겠습니다.“훌륭한 자세네요.”-혹시 방법이… 있는 건가요?“네.”-어떤…“지금부터, 공략팀 브리핑은 제가 맡겠습니다. 제 지시대로만 하신다면, 모두 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