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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엘프들의 여왕님!

S급 헌터도 결혼이 하고 싶다 — novelpia.com · All chapters

4. 엘프들의 여왕님!

“사흘 정도 지났어요. 미아가 갑자기 출근을 안 하더라고요. 덕분에 제가 지금 사흘 연속 당직이에요.”“예? 미아 남자친구요? 아, 그 헌터 하신다는? 미아가 자랑 엄청 했는데.”“요즘 날이 추워서 마수가 줄었죠. 덕분에 여기 분위기가 흉흉해요. 헌터들은 일거리가 사라진 거니까요.”“헌터 분들도 뜸해지셨어요. 마수가 없으니까 당연한 거겠죠. 다른 일을 찾으러 가시지 않았을까요?”   간이병동에 있는 간호사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비슷했다.겨울이 오고 있어서 인근 마수들이 줄어든 덕분에 헌터들도 자연히 줄었다.사냥감이 떨어진 사냥터에 굳이 사냥꾼들이 자리 잡을 이유가 없으니까.   “이제 어쩌죠?”   이강호 헌터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미아에 대한 작은 단서조차 없어요. 정말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진 거예요.”   묵묵히 들으며 담배 연기를 흘린다.서울 바깥의 공기와 섞인 특유의 먼지 낀 맛이다.   “흠, 무언가 생각이 좀 있어 보이는구나?”“역시 연륜.”   슬그머니 몸을 기울인 레네아가 속삭인다.   “미래의 남편이 될 수도 있는 사람 앞에서 나이 얘기하지 마라, 죽인다.”“정말 될 거라고 믿는 건 아니지?”“꾸, 꿈 정도는 꿀 수 있잖아.”   에휴, 그래.1,900살이면 사실 살아있는 것보다 죽은 거에 가까운데.죽기 전에 하고 싶은 거 다 해봐야지.   “생각이요? 사장님께서 뭔가 찾으신 게 있으신가요?”“유미아 씨 어머니께서 알려주셨거든요. 출근할 때 기록은 있지만, 퇴근해서 서울로 돌아오진 않았대요.”   유미아는 서울 밖에서 행방불명 됐다는 의미.경찰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은 이유다.도심 밖, 마수에 의한 실종 사건은 매년 빈번하게 발생하니까.   “마수……!”   눈을 크게 뜬 이강호가 다급히 손에 샷건을 쥔다.의미가 있는 행동은 아니었다. 다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는 거겠지.   “당장 주변의 마수들을 싹 정리하죠! 그러면-!”“이상하구나?”   레네아가 흐름을 끊는다.   “그게 사실이라면 앞뒤가 안 맞는데? 최근 인근에는 마수가 크게 줄었는데, 사람이 행방불명됐다?”   확실히 연륜이 있다.내가 의문으로 짚으려던 부분을 딱 짚었다.   “어? 그, 그러게요?! 왜지?”   이런 말 좀 그렇지만.이강호 헌터가 살짝 멍청해 보인다.결정사에서 지능까지 평가하진 않아서 다행이다.만약 그랬으면 A등급으로 하향 조정 했을 거다.   “난 이쪽 생태에 밝지 못함이나. 너는 무언가 아는 듯하구나?”“보통 이럴 때는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운이 정말 더럽게 없었던 거. 헌터들의 눈을 잘 피해서 마수가 유미아 씨를 납치한 거야.”   당연히 가능성은 낮다.나머지 하나는-.   “겨울잠을 준비 중인 어떤 미친 마수가 싹 다 잡아넣고 있는 거지.”   두 사람의 표정이 급격히 심각해진다.겨울잠을 위해서 마수가 식량을 비축하고 있으며, 유미아도 그중 하나가 되었을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이 근방은 겨울잠을 자지 않는 마수들이 대부분이야. 사계절 내내 헌터들에게 사랑받는 스팟이지.”“맞아요. 저는 좀 더 위험한 구역에서 사냥하지만, 대부분 가정이 있거나 안전한 걸 원하는 헌터들은 여기서 사냥을 해요.”   당장에 컨테이너로 된 간이병동이 있다는 것부터가 헌터들이 많이 다닌다는 의미다.   “내가 봤을 때는, 큰놈 하나가 어디서 기어들어 온 거 같은데?”   근방 마수들을 본인 겨울잠을 위한 비축용 먹이로 수집하는 마수가 있다.아니, 단순히 마수뿐일까?   간호사 중 하나가 말했다.최근, 헌터도 줄었다고.   “사람도 잡혀있겠는데?”   다 피운 담배꽁초를 담배케이스에 넣는다.   이 가설이라면 아까 레네아가 말했던 ‘뒤엉킨 사람 냄새’도 해석이 가능하다.   “예?! 사, 사람이요!? 그럼 진짜 큰일이잖아요!”“……중매쟁이치고는 꽤나 이것저것 아는구나?”   호들갑 떠는 이강호 헌터와는 다르게, 팔짱을 끼고 나를 떠보는 레네아.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납치된 사람들이 더 있을 수 있다는 거야. 도시 밖이라서 경찰도 굳이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그, 그럼 어떡하죠? 제가 동료 헌터들을 모아볼까요?”“시간이 좀 걸리잖아요. 돈도 많이 줘야 하고. 그것보다는-.”   핸드폰으로 사무실에 전화한다.신호 연결음이 지나고-.   - 여, 여보세요? 사, 사장아?“그래, 김양아. 춤은 다 췄니?”- ……추, 춤 안 췄는데?“네 계정 팔로우 해뒀어.”- 사장아! 아이디 말해! 브, 블랙할 거니까!“됐고, 그것보다 내 책상 가봐.” - 과, 관음증. 미, 미녀 비서 훔쳐보는 벼, 변태. 고, 고소할 거야.   어디서 이상한 말을 배웠네.   - 와, 왔어. 사장아.“두 번째 서랍에 보면 편지 있거든? 번호 적힌 거?”- 러브레터? 하, 하트 편지지?“맞아, 거기로 전화해서 내가 위험하다고 좀 말해둬. GPS 켜져 있으니까 알아서 찾아올 거야.”- 아, 알았어 사장아.“손님은 있었니?”- 아니.   그래, 이번 일을 더욱 성공시켜야겠네.성혼비만 받으면 적어도 몇 달 동안 식비 걱정은 없다.라면도 안녕이다.   전화를 끊자, 두 사람이 동시에 묻는다.   “헌터 중에 지인이 있으세요?”“누구를 부른 것이냐?”“친구.”   핸드폰 GPS를 켠 다음, 곧바로 차를 두드린다.   “일단 좀 더 깊게 가봅시다. 추측한 게 맞는지 확인을 해봐야죠. 만약 맞다면 찾는 게 어렵진 않을 겁니다.”   다 같이 탑승한 SUV.당찬 엔진음과 함께 앞으로 나아간다.   찾는 건 말 그대로 어렵지 않았다.월동 준비를 하고 있다면 가능한 따뜻한 장소를 찾는다.   서울 외곽에는 폐건물들이 많았는데, 그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 와중.   “저쪽에서 사람 냄새가 진동하는구나.”   창밖으로 고개를 내민 레네아가 공사현장을 가리킨다.고층 건물을 짓다만 공사 현장 근처에는 대형견 정도 크기의 거미들이 빠릿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으, 징그러.”   딱히 거미를 무서워하진 않지만, 저렇게 큰놈들이 돌아다니고 있으면 징그러울 수밖에 없다.놈들이 다 같이 입에 물고 옮기고 있는 거미줄 고치.고치 밖으로 헌터 라이플이 삐죽 삐져나와 있다.사람이었다.   “저 새끼들이-!”   잔뜩 흥분한 이강호 헌터.힐끔 쳐다본 나는 슬쩍 제안했다.   “밀고 들어가시죠? 저거 다 뚫고 들어가려면 고생 좀 할 거 같은데.”“예? 이 차 아직 할부가 남았는데요.”   바로 정신 차린 거 봐라.   “유미아 씨 행방불명된 지 사흘 지났습니다. 한시가 급한 상황입니다.”   대답은 엔진이 대신했다.   부아아아아앙!거친 배기음과 함께 돌진하는 SUV.   “오빠 달려!”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민 레네아가 해맑게 소리친다.1,900살이면서 오빠 소리는 참 속 편하게도 한다.   쾅! 콰앙! 콰직!   거미들을 들이박으며 돌진한 SUV. 창문에 처박혔다 미끄러지듯 날아가는 거미부터 시작해서, 바퀴에 찌그러지는 놈들까지.   신라사의 SUV가 디자인은 좀 구려도 튼튼한 게 장점이라더니, 확실히 그랬다.   끼이이익!   공사판 한가운데 들어선 SUV가 멈춰 선다.잔뜩 움츠러들고 뒤로 물러나는 거미형 마수들.   “사장님은 차에 계세요.”   철컥-! 하는 장전음과 함께 이강호 헌터가 샷건을 꺼내며 밖으로 나갔다.   ‘이강호는 꽤 능력 있는 헌터다.’   직업 등급 매길 때, 헌터는 특히나 까다롭게 보는 편이다.능력이 없으면 죽을 수 있으니까.그럼에도 이강호 헌터는 우리 결정사 종합 등급 ‘S’를 받았다.그만큼이나 유능하다는 의미였지만-.   ‘상대가 안 좋네.’   공사장의 가장 높은 곳.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여왕 거미.   하반신은 거미인데 상반신은 인간형이다.의인화까지 마친 걸 보면 지능도 높을 게 분명했다.   녀석의 등 뒤로 넓게 펼쳐진 거미줄과 그곳에 달린 상당한 숫자의 고치들.무기나 옷이 삐져나와 있는 걸로 보아서 사람이 분명했다.   타앙! 타앙!   샷건의 발포음이 울려온다.거미들을 터트리는 압도적 화력.   그걸 봤음에도 거미 여왕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월동 준비하느라 입이 많았으니 자연스럽게 새끼를 줄이는 거로군.’   본인 새끼들이 죽는 걸 오히려 즐기고 있는 거미 여왕.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내 등을 레네아가 두드린다.   “사장은 안 싸우나?”“나는 무기라고 해봐야 폴딩 나이프 정도밖에 없는데? 마수를 죽일 정도의 장비는 법적으로 못 가지고 있어.”   서울은 헌터나 경찰이 아니면 무기 소지는 금지되어 있다.사업가인 내가 무기를 가질 수 있을 리가.   “음? 나는 활 있는데?”“무시당한 거지. 원래 3층이랑 6층은 활 같은 거 좀 무시하잖아.”“…….”   특히나 6층의 사이버 시티는 원숭이라고 부를 정도로 냉병기를 개무시한다.   “내가 기억하기로 저놈이 ‘네트 퀸’이라고 이름도 붙은 네임드 마수야. 여기가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수배된 놈인데 날이 추우니까 따뜻한 서울까지 넘어왔나 봐.”“정말 별 걸 다 아는구나? 또 뭐 아는 거 있느냐?”“이강호 씨 열 명이 있어도 저놈은 못 이긴다는 거?”“근데 참 여유롭구나?”   타앙! 타앙!   “지원 불렀잖아. 아마 금방 올 거야.”“친구?”“응, 그러니까 편히 있어.”   차에 껌통이 있어서 하나 쏙 입에 넣어 씹는 와중.   “수배됐다는 건, 현상금이 있다는 의미겠지?”“음? 뭐, 그치. 기억하기로 2억이었나?”   답을 듣자마자 선루프를 열고 몸을 밖으로 내미는 레네아.활을 뽑아 들더니 곧바로 활시위를 당긴다.   “결혼 자금으로 딱이로구나.”   일순, 빛무리가 레네아의 전신을 감싸고 뿜어져 나온다.신성하면서도 황홀한 기운은 봄날의 바람처럼 주변을 부드럽게 감싸안았으며, 단풍향을 은은히 풍겼다.   그 모든 것이 레네아의 손아귀로 뭉치더니 곧이어 화살의 형태를 취한다.   “……!”   처음으로 네트 퀸이 다급해졌다.거미줄에 걸린 고치들을 하나둘 모으더니 방패처럼 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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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살피려고 눈가 쪽만 아주 작게 뚫어놨을 뿐.완벽하게 만들어진 고기방패.   “이 거리에서는-.”   퉁!   그들을 향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활시위를 놓은 레네아.   “눈 감고도 맞춘단다.”  빛무리를 흩날리며 쏘아져 날아간 화살이 정확하게 네트 퀸의 머리를 꿰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