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말과 말
18. 말과 말
수요일 아침, 지은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같은 층 고객관리팀의 서민아를 만났다. 결혼 준비를 하던 때 청첩장을 언제 줄 거냐고 먼저 물었던 동료였다.
“지은 씨, 잠깐만요.”
민아는 사람이 적은 복도 쪽으로 지은을 데려갔다.
“혹시 차현우 대표님 결혼하셨다는 이야기 들었어요?”
“네.”
“그런데 상대가 지은 씨라는 말도 있어서요. 내가 잘못 들은 거면 미안해요.”
혼인신고를 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소식이 자신보다 앞서 와 있었다.
“맞아요. 지난주에 혼인신고했어요.”
“정말요?”
민아는 몇 주 전까지 민석과의 결혼을 준비하던 지은을 알고 있었다.
“축하해요. 아니, 이렇게 말하는 게 맞겠죠? 내가 너무 갑자기 들어서.”
“괜찮아요. 저도 갑자기 말씀드리게 됐네요.”
“근데 사람들이 별 얘길 다 해서요. 혹시 누가 직접 물어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어떤 얘기가 돌아요?”
“그걸 내 입으로 옮기는 것도 좀 그렇고. 그냥 본인한테 듣기 전까지는 말 안 하려고 했어요.”
민아는 더 캐묻지 않고 나중에 밥 한번 먹자며 돌아갔다. 지은은 두 사람의 파혼을 아는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지 짐작했다.
*
자리에 앉자마자 강유나에게서 메신저가 왔다.
[윤 대리, 오전 회의 전에 잠깐 볼 수 있어요?]
회의실에 들어가니 유나가 문을 닫았다. 책상 위에는 지난 이틀 동안 함께 수정한 고객 안내 페이지 자료가 놓여 있었다.
“차현우 대표님하고 결혼했다는 거, 사실이에요?”
지은이 그렇다고 하자 유나는 의자를 당겨 앉았다.
“나는 어제 저녁에 들었어요. 처음엔 동명이인인 줄 알았는데, 민석 씨와 사귀던 윤지은 대리 맞냐고까지 하더라고요.”
“먼저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해요.”
“사과할 일은 아니죠. 개인적인 일인데. 그런데 어제 수정안 본부장님께 다시 올렸잖아요.”
지은은 자료가 놓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 일 때문에요?”
“그 안으로 가자고 이미 보고했는데 윤 대리가 문제를 제기해서 수정됐어요. 당연히 근거가 있었으니까 바꾼 거고, 나도 확인했어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볼까요?”
“고객 문의 자료하고 운영팀 회신까지 붙여서 보고했잖아요.”
“알아요. 내가 그거 모르는 사람처럼 말하지 말아요.” 유나의 말끝이 조금 날카로워졌다. “내가 걱정하는 건 나중에 누가 대표님 부인이라 의견이 받아들여진 거 아니냐고 하는 거예요. 그럼 나는 처음에 문제없는 안을 올린 사람이 되는 거고.”
유나는 승인 절차와 수정 사유를 설명해야 했다.
“제가 그런 말을 한 적은 없어요. 대표님이 이번 일에 관여하신 적도 없고요.”
“그건 나도 알아요. 그런데 회사에서는 안 한 일도 한 것처럼 보일 때가 있잖아요.”
“그렇다고 제가 맞다고 판단한 의견을 철회할 수는 없어요.”
“철회하라는 말도 아니에요.”
유나가 자료를 짚었다.
“다음 주 본사 협의 때 이 부분은 윤 대리가 직접 설명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어제 팀장님도 그렇게 말씀하셨고. 누가 왜 수정했는지 분명해야죠.”
“저도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래요. 그럼 그렇게 하죠.”
전날까지는 실무적인 의견 차이였다. 이제 유나는 그 의견을 낸 사람이 누구인지까지 신경 쓰고 있었다.
오전 열한 시, 팀장이 지은을 불렀다.
“결혼했다면서요.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사팀에선 관련 검토 중이라고 들었어요. 현재 하는 일에 문제는 없는 겁니까?”
“기존 업무는 계속 진행하라고 안내받았습니다. 본사와 직접 이해관계가 생기는 신규 업무는 사전 확인하라고 했고요.”
“그럼 다음 주 협의 회의는 강 과장하고 제가 들어가겠습니다.”
지은은 팀장의 얼굴을 봤다.
“제가 수정 사유를 직접 설명하기로 한 회의 아닌가요?”
“그랬죠.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니까요.”
“어떤 점이 달라진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괜한 오해는 피하는 게 좋지 않겠어요? 회의에 본사 쪽 사람들도 들어오고. 윤 대리는 자료만 잘 정리해 주세요.”
“인사팀에서 참석하지 말라고 한 건가요?”
“그런 얘긴 못 들었습니다. 내가 팀 운영하는 입장에서 판단한 거예요.”
“그럼 제가 본사 회의에 들어가면 문제가 생길 만한 이유가 따로 있는 건가요?”
팀장은 펜을 내려놓았다.
“윤 대리, 내가 일을 못한다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오히려 신경 써 주는 겁니다. 지금은 주목받을 일을 굳이 만들지 않는 게 좋겠다는 거예요.”
문의 유형을 확인하고 협의 요청을 보낸 사람이 자신인데, 결혼했다는 이유로 설명할 기회까지 없어지는 셈이었다.
“알겠습니다. 다만 질문이 나오면 제가 확인한 내용이 많아서요. 제가 빠진다면 설명하실 분하고 자료를 다시 맞춰야 할 것 같습니다.”
“강 과장이 할 수 있겠죠. 윤 대리는 필요한 자료만 넘겨주세요.”
팀장은 다른 서류를 펼쳤다. 지은은 더 따지지 않고 나왔다.
*
점심 무렵 유나에게 회의 참석자 변경을 알렸다. 유나는 담당 자료까지 설명해야 한다는 말에 얼굴을 찌푸렸다.
“고객경험팀하고 직접 통화한 건 윤 대리잖아요.”
“문의 유형이랑 회신 내용은 다 정리해 드릴게요.”
“자료만 있으면 뭐 해요. 본사에서 수치 어떻게 분류했냐고 물으면 내가 다시 윤 대리한테 물어야 하는데.”
“그 부분은 회의 전에 같이 확인하면 될 것 같아요.”
“확인하는 거랑 책임지는 건 다르죠. 어제는 윤 대리가 설명하라고 하시더니 하루 만에 말을 바꾸시네.”
유나가 덧붙였다.
“나 솔직히 말하면, 윤 대리 대신 들어가는 것도 불편해요. 누가 보면 내가 대표님 사모님 눈치 봐서 일 떠안은 것 같잖아.”
지은은 그 호칭에 잠깐 말문이 막혔다. 유나는 곧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은 듯 덧붙였다.
“미안해요. 내가 윤 대리한테 그러려던 건 아니고.”
“알아요.”
“그냥 팀장님이 이렇게 정하시면 나까지 입장이 애매해진다고요.”
지은은 자료 작성자와 발표자를 구분해 기록하자고 제안했다. 유나도 동의했지만 팀장이 허락할지는 몰랐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는 민석과 결혼 준비를 할 때 축하해 줬던 다른 부서 동료가 지은을 붙잡았다.
“축하해. 근데 정말 놀랐어. 그때 결혼식도 거의 다 준비했던 거 아니었어?”
“그랬죠.”
“미안한데, 파혼한 건 왜였어? 그때 아무 얘기도 안 했잖아.”
“그건 제 개인적인 일이라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그렇지. 내가 너무 물어봤다. 그런데 사람들이 워낙 별말을 다 해서.”
“어떤 말인지 대충은 알아요. 그래도 확인되지 않은 얘기는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지은은 민석과 수진의 일을 꺼내지 않았다. 묻는 사람마다 파혼 이유를 설명할 의무는 없었다. 하지만 입을 다문 자리를 다른 사람들이 제멋대로 채우고 있는 걸 보고 있자니 슬슬 골치가 아파 올 지경이었다.
*
그날 저녁, 현우는 지은보다 먼저 집에 돌아와 있었다. 지은은 옷을 갈아입고 주방에서 물을 마시다가 거실에 있는 그와 마주쳤다.
“오늘은 일찍 오셨네요.”
“오후 일정이 취소돼서요. 저녁은 드셨어요?”
“회사 근처에서 먹었어요.”
지은은 물잔을 들고 맞은편에 앉았다.
“회사에 결혼 소식이 꽤 퍼졌나 봐요.”
“벌써요?”
“대표님 결혼하셨다는 건 물론이고, 상대가 저라는 것도요. 민석 씨랑 오래 만난 것까지 아는 사람들이니까 다들 좀 놀라는 모양이에요.”
“그럴 수 있겠네요. 주말에 아버지도 몇 분께 이야기하셨다고 했어요. 저는 먼저 연락드릴 분들한테만 말씀드렸고요.”
혼인신고를 마친 이상 숨길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오늘은 그 일 때문에 회사에서 회의 하나를 빠지게 됐어요.”
현우가 고개를 들었다.
“어떤 회의요?”
지은은 고객 안내 페이지 개편 작업과 다음 주 본사 협의 일정을 설명했다. 수정안을 만든 경위보다 팀장이 참석자를 바꾼 이유를 중심으로 이야기했다.
“인사팀에서 참석하지 말라고 했습니까?”
“아뇨. 팀장님 판단이에요. 괜한 오해를 피하자고요.”
“그럼 업무상 이해충돌이 실제로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거군요.”
“네. 그래서 저도 알아보려고요.”
“제가 관련 부서에 물어볼 수도 있어요. 규정 때문에 못 들어가는 건지, 팀장이 임의로 정한 건지 확인하면 되잖아요.”
지은은 물잔을 내려놓았다.
“그건 제가 할게요.”
“제가 물으면 더 빨리 답이 나올 텐데요.”
“빠르겠죠. 그런데 대표님이 직접 물어보시면 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시겠어요?”
“규정대로 판단하겠죠.”
“그렇게만 끝날까요? 오늘도 제가 냈던 의견이 대표님 부인이라 받아들여진 거 아니냐는 걱정을 들었어요. 그런데 대표님이 제 회의 참석 문제까지 확인하시면 앞으로는 무슨 말을 해도 똑같은 이야기가 나올 거예요.”
현우는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결혼했다는 이유로 업무에서 제외되는 걸 그냥 두는 것도 이상합니다.”
“저도 그냥 두겠다는 게 아니에요. 제가 회사에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있잖아요.”
“그쪽에서 계속 애매하게 답하면요?”
“그때 다시 생각해 보죠. 아직은 제가 직접 해보고 싶어요.”
현우에게는 전화 한 통이면 될 일이었지만, 지은에게는 그 전화가 앞으로의 업무 관계를 바꿀 수도 있었다.
“대표님이 도와주려고 하시는 건 알아요.” 지은이 덧붙였다. “근데 저희 회사 사람들은 제가 일을 잘해서 이 자리에 있는 건지, 남편이 누군지 때문에 있는 건지 구분해 줬으면 좋겠어요.”
“그런 평가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문제겠죠.”
“네. 그런데 그 문제를 매일 마주하는 건 저예요.”
현우는 그 말에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 뒤 그는 알겠다며 먼저 연락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신 공식적인 업무 제한 결정이 나오면 자신에게도 알려 달라고 했다.
“그건 말씀드릴게요. 제가 하던 일에 영향이 생기니까요.”
이후 현우는 주말 재단 행사 이야기를, 지은은 가족과의 식사 약속을 꺼냈다. 각자 일정을 확인하고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다. 방으로 돌아온 지은은 본사 회의 자료와 기존 참석자 명단을 따로 저장했다.
*
목요일 오전, 유나가 최신 보고 자료를 보내왔다. 다음 주 본사 협의에 사용할 발표 문서였다.
지은은 자신이 작성한 고객 문의 분석 부분부터 확인했다. 수치와 수정 사유는 그대로였다. 그런데 하단에 붙어 있던 실무 담당자 표에서 자신의 이름이 사라져 있었다. 다른 페이지에는 유나와 운영팀 담당자 이름이 남아 있었다.
이전 버전에는 분명 지은의 이름이 있었다. 변경 이력에는 전날 팀장이 손댄 기록이 남아 있었다.
“과장님, 혹시 이 자료에서 제 이름 빠진 거 보셨어요?”
유나는 파일을 열어봤다.
“내가 보낸 건 이 버전 아니었는데. 어제 팀장님이 마지막으로 손보셨나 봐요.”
“제가 확인한 자료라는 표시가 통째로 없어졌어요.”
“그럼 직접 여쭤봐요. 이건 나도 설명 못 하겠는데.”
지은은 팀장에게 메신저를 보내 잠깐 시간을 달라고 했다. 팀장은 십 분 뒤 회의실로 오라고 했다.
“보고 자료에서 제 담당자 표기가 빠졌습니다.”
“외부 협의 자료라서 팀 명의로 정리했어요. 문제 있습니까?”
“다른 실무 담당자 이름은 남아 있는데 제 이름만 빠져서요.”
팀장은 화면을 보더니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윤 대리 이름이 굳이 들어가서 좋을 게 없잖아요. 지금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이 보면 또 무슨 소리를 하겠습니까.”
“그럼 제가 작성한 부분은 누가 확인한 걸로 표시되나요?”
“팀에서 검토했다고 하면 되죠. 개인 공적을 따지자는 자료도 아니고.”
팀 명의로 통일하는 것과 자신의 이름만 없애는 건 다른 문제였다.
“전체를 팀 명의로 정리하시는 거라면 이해합니다. 그런데 다른 분들 이름은 그대로 두고 제 것만 빼면, 제가 자료를 확인했다는 기록까지 없어집니다.”
“윤 대리는 일을 인정받고 싶은 겁니까, 아니면 이번 일을 조용히 넘기고 싶은 겁니까?”
“그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일인가요?”
팀장이 지은을 바라봤다.
“지금 윤 대리 입장 생각해서 하는 얘기예요. 왜 자꾸 어렵게 만듭니까.”
“제 입장을 고려해 주시는 건 감사합니다. 하지만 결혼했다는 이유로 작성자 표기를 빼는 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업무 조정이 필요하다면 그 근거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팀장은 인사팀 검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참석자 명단은 그대로 두고, 작성자 표기는 다시 확인하겠다고 했다. 지은은 요청과 답변을 메일로 정리해 남겼다.
자리로 돌아왔을 때 유나가 물었다.
“어떻게 됐어요?”
“아직이요. 인사팀 확인해 보신대요.”
“참, 결혼 한 번에 일이 이렇게 복잡해지네요.”
유나는 말을 마치고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그러더니 화면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아, 그런데 윤 대리. 홍보팀 쪽에서 이상한 문의가 들어왔다는 얘기 들었어요?”
“무슨 문의요?”
“차현우 대표님 결혼하신 거요. 외부에서 사실이냐고 물어봤다더라고요.”
지은은 새삼 놀라지 않았다. 현우가 이미 몇몇 사람에게 결혼 사실을 알렸으니, 외부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요?”
“홍보팀 담당자가 좀 이상한 걸 물어보더라고요. 윤 대리하고 민석 상무님이 파혼한 게 회사에 언제 알려졌는지 아느냐고요.”
지은은 유나를 바라봤다.
“외부에서 그런 것까지 물어봤대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처음 문의는 차 대표님 결혼 여부였다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왜 제 파혼 이야기가 나온 거죠?”
“그러니까요. 저도 이상해서 물어봤어요. 그걸 왜 확인하느냐고.”
유나는 메신저 창을 다시 확인하며 말을 이었다.
“나중에 그런 질문이 들어올 수도 있으니까 미리 알아두려고 한다더라고요. 회사 사람들은 윤 대리하고 민석 상무님이 오래 사귄 거 다 알잖아요. 근데 정확히 언제 헤어졌는지는 잘 모르니까.”
“담당자가 누구였는데요?”
“박수진 씨요. 윤 대리도 아는 분 아닌가요?”
수진은 지은과 민석이 언제 헤어졌는지 모를 사람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파혼하게 된 이유도, 그날 지은이 직접 무엇을 봤는지도 알고 있었다. 누구보다 잘 알 수밖에 없었다. 민석과 함께 있었던 사람이 바로 수진이었으니까.
“네. 알아요.”
“아무튼 저는 정확한 날짜까지는 모른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그쪽에서도 확실히 아는 사람은 별로 없겠네요, 그러더라고요.”
유나는 별다른 뜻 없이 전해 주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지은은 그 말이 걸렸다.
외부에서 물어본 건 현우의 결혼 여부였다. 그런데 수진은 사람들이 민석과의 파혼을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정작 자신은 파혼이 언제 이루어졌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서.
“과장님, 혹시 수진 씨가 다른 것도 물어봤어요?”
“아뇨. 그게 다였어요. 왜요?”
“아니에요. 그냥 궁금해서요.”
유나는 다른 업무 연락이 왔다며 자리로 돌아갔다.
지은은 홍보팀 연락처를 검색했다. 박수진의 이름과 내선번호가 화면에 나타났다.
몇 주 전까지 수진은 지은이 결혼 준비를 하면서 가장 자주 연락하던 친구였다. 이제는 자신의 결혼을 둘러싼 외부 문의를 처리하고 있었다.
지은은 번호를 누르려다 손을 멈췄다.
수진에게 직접 물어본다고 해서 사실대로 대답할지는 알 수 없었다. 무엇보다 아직은 그 질문이 실제로 어디에 쓰였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지은은 연락처 창을 닫았다.
수진이 파혼 날짜를 몰라서 묻는 건 아니라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아마, 그녀가 확인하고 싶어 하는 건 그 날짜를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느냐는 쪽에 가까울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