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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입지

완벽한 파혼을 위하여 — novel.naver.com · All chapters

20. 입지

“최소 수익률을 보장해 달라고요?”

민석이 되묻자 협력사 담당자가 대답을 골랐다.

“보장보다는 초기 운영 안정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입니다. 처음 논의했을 때와는 전제가 달라졌으니까요.”

“어떤 전제요?”

상대는 임차 수요와 시장 상황을 거론했다. 그러나 민석이 이번 주 내내 검토한 것도 그 문제였다. 실제 계약 가능성이 높은 물량만 반영해 예상 수익을 낮췄고, 임차 계약 확보 수준에 따라 투자금을 나눠 집행하도록 수정했다.

“수익 추정은 이미 보수적으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부족한 수익을 태경이 메워 달라는 건 다른 문제죠.”

“저희도 위험을 부담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집안 간에 이야기됐던 부분도 있고 해서요.”

민석이 펜을 놓았다.

“투자 조건 말씀하시는 겁니까?”

“관계가 바뀐 건 사실 아닙니까. 그럴수록 계약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거죠.”

형의 결혼 이야기가 여기까지 들어왔다. 민석은 그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상대에게 감정을 드러내 봤자 협상 카드만 더 쥐여 줄 뿐이었다.

“요구하시는 조건을 문서로 보내 주세요. 기간, 산정 방식, 보전 한도까지 전부요.”

통화를 마치자 옆에서 자료를 정리하던 직원이 물었다.

“뭐라고 합니까?”

“손실을 우리 쪽에 넘기겠대.”

“이번에 임대율 낮춰서 그런 걸까요?”

“그게 이유면 숫자로 얘기해야지. 혼담 이야기는 왜 꺼내.”

민석은 수정 투자안을 다시 펼쳤다. 예상 수익률은 낮아졌지만, 사업이 어긋났을 때 손실을 제한할 방법도 마련했다. 협력사 요구대로 수익을 보전해 주면 그 장치들이 소용없어졌다.

“조건표 오면 재무팀에도 넘겨. 회장님께는 내가 보고할게.”

그는 이 사업을 성사시키고 싶었다. 직접 발굴하고 관계자들을 설득한 사업이었다. 협력사와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수익 전망이 좋다는 말에 모두 관심을 보였지만, 정작 돈을 넣을 시점이 다가오자 누구도 위험을 먼저 떠안으려 하지 않았다.

문제가 발견될 때마다 자료를 고쳤지만, 그 과정에서 형이 지적한 부분까지 틀렸다고 우길 생각은 없었다.

다만 수정안을 얼마나 잘 만들어도 마지막에 형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여전히 못마땅했다.

*

차정식은 협력사 대표에게 이미 연락을 받은 상태였다.

“그쪽도 난처하겠지. 현우 혼담이 그렇게 됐으니.”

“혼담이 취소됐다고 투자 손실을 저희가 더 부담할 이유는 없습니다.”

“오랫동안 거래한 집안이다. 숫자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야.”

“그래서 사업을 포기하자는 게 아닙니다. 다른 조건을 제안해야죠.”

“그럼 네가 해법을 내놔. 처음 가져온 사업이잖아.”

“월요일에 수정안 올리겠습니다.”

“현우도 참석할 거야. 지주사 돈이 들어가는 일이니까.”

민석은 예상했던 대답에 짧게 알겠다고 했다.

아버지는 일이 잘못되면 자신에게 해결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 해결책을 채택할지는 형이 판단했다. 직책이 다르니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민석은 그 구조를 떠올릴 때마다 불쾌해졌다.

현우는 무능하지 않았다. 숫자를 빠르게 읽었고, 남들이 놓친 위험을 알아채곤 했다. 형의 판단이 틀렸다면 마음껏 반박했을 텐데, 대개는 반박할 근거부터 찾아야 했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민석이 뭔가를 이루면 아버지는 잘했다고 했다. 현우가 의견을 내면 아버지는 그걸 토대로 다음 일을 결정했다. 민석에게는 성과를 요구하면서 형에게는 판단을 구했다.

다섯 살의 나이 차이, 먼저 회사에 들어온 경력, 이미 확보한 자리. 그 차이를 모르는 건 아니었다. 어머니가 자신을 밀어주고 아버지가 기회를 준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서른셋이 된 지금까지 민석은 증명하는 사람이고, 형은 평가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형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오래전부터 알았다. 현우는 필요할 때만 말을 걸었고, 사적인 자리에서도 가까워지려 하지 않았다. 아버지 앞에서는 나란히 앉아 있어도 둘만 남으면 할 말이 없었다. 민석 역시 먼저 다가갈 생각은 없었다.

그는 월요일 자료를 열었다. 이번에는 형에게 지적받을 구석부터 없애 둘 생각이었다.

*

금요일 밤, 퇴근하려던 민석은 형의 결혼을 축하한다는 메시지 몇 통을 확인했다. 누군가는 기사라도 난 것이냐고 물었다.

지은과 결혼식을 취소한 지 몇 주밖에 지나지 않았다. 청첩장까지 돌렸으니 회사 사람들도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았다. 이제 그 사람들이 지은을 형의 아내라고 부른다.

지난 일요일, 어머니가 지은에게 파혼 책임을 떠넘기는 합의서를 내밀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도 화가 났다. 그런 문서를 만들라고 한 적 없었고, 지은이 돈을 거절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그렇다고 자신이 억울할 처지는 아니었다. 지은을 배신한 건 민석이었다.

차에 앉아 지은의 연락처를 열었다가 닫았다. 사과하고 싶어도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 몰랐다. 몰랐다고 하면 변명처럼 들릴 것이고, 형과의 결혼을 묻는 순간 더 초라해질 게 분명했다.

지은이 자신을 떠난 건 형 때문이 아니었다. 그런데 왜 하필 현우였을까.

형에게 또 무언가를 빼앗겼다는 생각은 구차했다. 지은은 누군가 차지하는 물건이 아니고, 자신에게 그녀를 붙잡을 자격도 없었다.

그걸 알면서도 형의 이름만 나오면 오래된 열등감이 되살아났다.

민석은 휴대전화를 조수석에 던져 놓았다. 월요일에는 적어도 사업 이야기만 할 생각이었다.

*

월요일 오전, 민석은 차정식과 현우, 재무·법무 담당 임원들 앞에서 수정 투자안을 설명했다.

“기존에는 입주 의향을 밝힌 기업까지 확정 수요에 포함했습니다. 이번에는 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은 물량만 분리했고, 확보 수준에 맞춰 투자금을 단계별로 집행하도록 바꿨습니다.”

재무 담당 임원이 손실 가능성을 묻자 민석은 보수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임차 계약이 추가로 확보되지 않으면 후속 집행을 중단하고, 그때까지 발생하는 비용도 계산해 뒀다.

현우가 물었다.

“유효기간이 끝나는 임차 의향서는 어떻게 처리했습니까?”

“재확인 예정으로 분류했습니다. 확정 수요에 넣지 않았고요.”

“계약이 더 안 들어와도 운영할 수 있습니까?”

“후속 투자를 중단하는 조건입니다. 최소 운영비와 철수 비용은 따로 산정했습니다.”

현우는 자료를 넘겼다.

“지난번보다는 판단하기 쉬워졌네요.”

민석은 다음 화면을 띄웠다. 형에게 인정받으려고 수정한 게 아니었다. 그런데 저 짧은 평가에 안도한 자신이 더 못마땅했다.

이어 협력사의 최소 수익 보전 요구를 설명했다. 현우는 그 부분에는 곧장 반대했다.

“그 조건으로는 지주사 투자 심의에 올릴 수 없습니다. 임대 실적이 부족할 때 우리 쪽 부담이 얼마나 커질지 한도가 없어요.”

법무 담당자도 보전 범위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민석과 현우의 판단이 일치한 건 거기까지였다.

전략기획 담당 임원은 일부 조건을 현장에서 결정할 수 있어야 계약 상대와 협상이 가능하다고 거들었다. 반대로 재무 담당 임원은 집행 전에 한번 더 숫자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부서가 책임질 일부터 계산하고 있었다. 민석은 그 틈에서 차정식이 누구의 의견을 더 오래 듣는지 살폈다. 아버지는 어느 쪽에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후속 자금 집행은 지주사에서 조건 충족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겠습니다.” 현우가 말했다. “사업 부서에서 협상을 맡더라도 주요 변경 사항은 별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민석이 고개를 들었다.

“집행 기준은 이미 수정안에 넣었습니다.”

“기준을 만드는 것과 그 기준을 충족했는지 확인하는 건 다릅니다.”

“임차 계약이 확보될 때마다 본사 결재를 기다려야 한다면 협상 일정이 밀립니다.”

“그래서 어떤 변경까지 실무에서 결정할 수 있는지 정하자는 겁니다.”

“일정 범위 안에서는 사업 부서에 재량을 줘야죠. 그걸 넘을 때만 다시 심의하고요.”

“그 범위가 자료에 있습니까?”

민석은 서류를 내려다봤다. 집행 단계별 목표는 명시했지만, 계약 조건이 바뀔 때 어느 선부터 재승인이 필요한지는 적지 않았다.

“보완하겠습니다. 대신 모든 변경을 재검토 대상으로 잡으면 승인 기준을 만들어도 의미가 없습니다.”

“수정안을 보고 판단하겠습니다.”

그 대답이 민석의 신경을 긁었다. 형은 무슨 말을 해도 자신이 최종 판단권자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켰다. 그렇다고 현우가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었다.

민석이 이 사업에 들인 시간은 형에게 별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현우에게는 여러 투자안 가운데 하나겠지만, 자신에게는 실적을 증명할 기회였다. 그런데 형은 몇 장의 서류를 읽고 자신에게 허용할 결정의 범위를 정했다.

*언제까지 형한테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하지.*

그 생각을 들키기 싫어 민석은 다른 임원의 의견을 받아 예외 승인 범위를 다시 제안했다. 회의는 재무 부서가 필요한 통제와 전략기획 부서가 요구하는 협상 속도를 놓고 잠시 더 이어졌다.

차정식이 말을 정리했다.

“추진은 민석이가 맡고, 집행 기준은 현우가 재무 쪽하고 정리해. 기준이 정해지면 그 안에서는 실무가 움직이는 걸로 하고.”

겉으로는 절충안이었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실무의 권한인지 그 선을 긋는 사람은 현우였다.

“이번 주 안에 협력사하고 조정안을 논의하겠습니다.” 민석이 말했다.

“그렇게 해. 현우 너도 너무 묶어 놓지 마라. 사업은 시기를 놓치면 안 되는 법이야.”

“알고 있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직원들이 하나둘 나가자 현우가 민석에게 말했다.

“변경 허용 범위 보완해서 재무 쪽에 보내.”

“아까도 들었어.”

현우의 얼굴이 굳었다.

“그럼 그대로 하면 되겠네.”

“형은 내 판단을 믿을 생각이 있긴 해?”

“무슨 소리야?”

“모든 결정을 본사에서 다시 확인하겠다는 건지, 실무에 재량을 주겠다는 건지. 방향부터 정해야 내가 협력사하고 얘기할 거 아냐.”

“자료를 봐야 정할 수 있다고 했어.”

“형은 항상 그런 식이야. 문제부터 찾고, 나중에 판단하겠다고 하고.”

현우가 남아 있는 직원이 없는지 확인했다.

“네가 원한 대답을 안 해준다고 그게 방해가 되는 건 아니잖아.”

“내가 방해라고 했어?”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잖아. 사업은 네가 가져왔어도 회사 돈까지 네 마음대로 쓰는 건 아니야.”

민석은 그 말에 표정을 굳혔다.

“내가 그런 구분도 못 하는 사람으로 보여?”

“그럼 왜 자꾸 네 권한 얘기만 해? 투자 조건을 따지는 자리였잖아.”

“그 투자 조건이 정해지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달라지니까.”

“그건 네가 나보다 더 잘 알 텐데.”

잠깐 침묵이 흘렀다. 현우가 먼저 서류를 집어 들었다.

“회사 일에 감정 섞지 마.”

“형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현우의 눈썹이 움직였다.

“무슨 뜻이지?”

민석은 형의 결혼 이야기를 꺼낼 뻔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순간 지금까지의 사업 논쟁까지 사적인 싸움이 될 터였다.

“아니야. 수정안 보낼게.”

“보내. 검토해서 답할 테니까.”

현우는 그대로 회의실을 나갔다.

민석은 형을 붙잡지 않았다. 현우는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고, 자신도 형이 싫었다. 그런데도 형에게서 그럴듯한 평가를 받으면 안도했다. 그 모순이 가장 수치스러웠다.

*

자리로 돌아온 민석은 협력사 변경 조건표를 다시 펼쳤다. 최소 수익을 보전하는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거절만 해서는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저쪽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봐야겠어.” 민석이 직원에게 말했다. “장기 수익 보장보다 초기에 돈 묶이는 걸 더 걱정하는 것 같아.”

그는 초기 투자 규모를 줄이고, 임차 계약이 일정 수준 확보되면 양측이 다음 투자금을 같은 비율로 넣는 방안을 꺼냈다. 조건을 채우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 구조였다.

“이러면 저쪽도 처음부터 큰돈을 묶어 놓을 필요는 없겠네요.”

“대신 착수 일정이 늦어지겠지. 어느 정도까지 늦출 수 있는지 확인해.”

민석은 수정한 방향을 차정식에게 보고했다. 아버지는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주 안에 협력사와 합의 방향을 잡으라고 했다.

“그때까지 진척이 없으면 협상 창구를 지주사 중심으로 바꾸겠다. 네가 가져온 사업이라고 계속 붙잡아 둘 수는 없으니까.”

민석은 아버지의 책상 한편에 놓인 보고서를 봤다. 표지에는 자신이 밤새 다듬었던 사업명이 적혀 있었다. 그 자료가 다음 주에는 다른 부서 이름으로 올라올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이번 주 안에 정리하겠습니다.”

민석은 물러나서야 입술을 깨물었다. 사업을 자신이 끝내지 못하면 형의 조직이 이어받을 수 있었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기반에서 현우가 성과를 거두는 모습만큼은 보고 싶지 않았다.

어머니는 늘 형보다 못할 게 없다고 했다. 민석은 그럴 때마다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말 그랬다면 형과 비교받을 때마다 이토록 예민해질 이유가 없었다.

민석은 재빨리 그 생각을 접었다. 지금 필요한 건 경쟁심이 아니라 협상안이었다.

협력사 담당자는 수정안을 받아보겠다고 했다. 대신 투자 구조가 바뀌는 만큼 지주사가 후속 자금 집행을 어떤 조건으로 승인할지 먼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실무 협의가 끝난 뒤에 다른 판단이 나오면 저희도 곤란해서요.”

“확인해서 전달하겠습니다.”

통화 직후 현우에게서 검토 기준 초안이 도착했다.

[투자 구조 및 단계별 집행 조건 변경 시 지주사 재검토.]

자신이 방금 제안한 방식은 바로 그 투자 구조를 바꾸는 일이었다.

민석은 곧바로 현우에게 전화했다.

―왜. 무슨 일이야?

“집행 기준 봤어. 이대로면 저쪽하고 협상할 때마다 형한테 다시 승인받아야 해.”

―어떤 변경인데?

“초기 투자금을 줄이고 임차 계약 확보 수준에 맞춰 후속 자금을 넣는 거야. 그 정도는 사전에 범위를 정해 주면 내가 결정할 수 있잖아.”

―기존 안하고 투자 구조가 달라. 먼저 검토해야지.

“형은 내가 뭘 가져가도 똑같은 말만 하네.”

― 민석아. 네가 원하는 조건을 무조건 승인하는 게 내 일은 아니야.

“내 판단을 못 믿는 거잖아.”

―근거가 있으면 받아들여. 오늘 회의에서도 그랬고. 그런데 넌 왜 검토하자는 말을 전부 불신으로 받아들이지?

민석은 휴대전화를 움켜쥐었다.

“형은 내 일을 하나부터 열까지 통제하고 싶어 하지.”

―네가 회사를 네 실력 증명하는 데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

민석은 한순간 말을 잃었다.

“뭐?”

―이번 사업을 왜 성공시켜야 하는지부터 생각해. 나한테 인정받으려고 하는 거라면 다른 방법을 찾아.

“형이 뭔데 그런 말을 해?”

―적어도 투자금에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니까.

민석은 반박하려 했지만 형이 먼저 덧붙였다.

― 사업으로 이야기할 거면 수정안 보내. 그 외의 얘기는 할 생각 없어.

그렇게 제 말을 끝낸 현우는 전화를 끊었다.

민석은 한동안 휴대전화를 내려다봤다. 형에게 자신의 속내를 들킨 기분이었다. 정작 현우는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것이다. 늘 그렇듯.

형을 이기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이 사업이 성공하면 적어도 형이 자신을 평가하는 눈은 달라질 거라고 기대했다.

그 기대까지 형에게 들켰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었다.

민석은 노트북을 열어 협력사 수정안을 다시 검토했다. 형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 사업을 성사시키려면, 우선 형이 정한 기준부터 통과해야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