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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경기

육성선수가 야구를 잘함 — novelpia.com · All chapters

연습 경기

1군 스프링 캠프에서 알베르토, 루이스와는 꽤 친해졌다. 특히 같은 타자인 루이스는 친해지고 나서는 투수여서 훈련장이 다른 알베르토 보다도 옆에 나를 거의 끼고 살았다. "빠삐. 그렇게 밥 많이 먹으면 오후 훈련은 어떻게 하려고?" "루이스 너마저 나를 빠삐라고 부르는 구나… 뭐 이 정도는 괜찮아." "하긴 성장기니까 많이 먹어야겠네." 알베르토의 나이는 20대 후반. 루이스는 이제 30살. 거의 친구 나이인 두 사람과는 다르게 나랑은 나이 차이가 좀 있었다. 사실 내가 너무 어리긴 하다. 보통 이 나이에 1군 캠프에 있다는 것 자체부터 미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 보통 이 나이에는 대학 리그를 뛰거나 아니면 마이너에 짱박혀 있어야 할 나이니까. 전생의 내가 메이저 콜업이 된 나이가 22살, 이것도 굉장히 이례적으로 빠른 나이었다. 보통 메이저 리그에 데뷔하는 나이는 엄청난 재능이 아닌 이상 23살~24살 정도니까.  아무튼 내가 먹는 양을 보고 기겁하는 루이스. 계속 키가 커서 그런 건지, 먹고 또 먹어도 딱히 배부른 느낌이 없었다. 오죽하면 중학교 때 내가 먹는 양을 감당못한 엄마가 용돈 줄테니 밖에서 사 먹으라고 했을까? 그 동안 2군 선수와 1군 선수 몇 명이 스프링 캠프를 옮기는 일이 있었지만 나는 이동하지 않았다. 강혁이 형은 몇 번 옮기긴 했는데, 아마 수비 문제가 크긴 클 거다. 지금은 1군에 붙어있고. 지명 타자를 주기에는 장타력이 좀 부족하고, 나이도 너무 젊다. 정식 선수로 등록해서 키우려면 무조건 수비를 어느 곳이던 해야 하는데… 올해는 좀 늦었고, 내년부터 비시즌에 죽어라 펑고를 받는 수 밖에 없을 거다. 결국 수비는 경험이 중요한 편이라. "조카야. 글러브 이거 내 안쓰는 긴데 니 쓰라.""감사합니다.""니 6월부터 1군 뛸 수 있다 했나?""네.""2군에서는 적당히 출전하면서 감각만 유지하고, 체력 비축해놔라이.""육성 선수한테 너무 기대하시는 거 아닙니까?""인제 내한테서 1루 밀어낼 자신이 없어짓나?""3년 정도면 가능하지 싶은데…""열심히 해라이." 팀의 주장이자 타자들의 리더. 황재훈과는 여전히 사이가 원만했지만 나머지 타자들과는 좀 서먹서먹했다. 내가 굳이 먼저 다가가는 편도 아니라서. 대신 투수들과는 좀 친해졌다. 자체 청백전이나 수비 훈련에서 내가 어려운 공을 잘 처리해주니 먼저 다가오더라. 특히 루카스와 많이 친해졌는데, 이 녀석이 필라델피아 팬이라고 하더라.  아주 근본 넘치는 녀석이 아닐 수가 없다. 필리스, 장말 좋은 팀이지. 루카스는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 대학교까지 필라델피아에서 다니며 대학리그까지 했던 투수. 즉 성골 오브 성골이라고 할 수 있다. 꿈이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는 것이었다고. 아, 옛날 생각나네. 필리스 팬들이 시원하게 원정 팀, 홈 팀 가릴 거 없이 욕을 박아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참 즐거웠는데. "젠장. 필리스 팬이 한국에도 있었다니. 죄다 그 망할 LA 다저스 놈들 팬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필리스야 말로 진짜 매력 넘치는 팀인데, 그걸 모르다니. 정말  슬픈 일이야." "젠장 유, 우리 같이 여기서 좋은 성적을 내서 필리스로 가자고. CBP에 가본적 있어?" "꿈속에서는 자주 가봤지." "곧 직접 갈 수 있을거야. 내 등판 날 수비랑 득점 지원만 잘해준다면. 내가 먼저 가서 네가 포스팅으로 나올 때 적극 추천할 테니까." "아쉽지만 난 6월부터 합류가 가능해." "아니 어째서? 미스터 황 말고는 여기서 너보다 잘치는 타자가 없는데!?" "제도가 그렇게 되어 있는 걸 어쩌겠어?" CBP, 시티즌스 뱅크 파크.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홈구장이자, 내가 20년간 활동했던 구장. 아름다운 구장이지.  용병들과 투수 조 몇 명과 친해진 상태로 스프링 캠프의 연습 경기 일정이 시작되었다. 연습 경기부터는 자체 유튜브로 중계 방송이 나간다고 해서 은하에게 알려줬다. 은하 - 오늘 4시 맞지? 나 - 응. 몸은 좀 어때? 은하 - 완전 괜찮아. 유튜브로 방송하면 티비에 연결해서 봐야겠다.  나 - 기대해. 은하 - 홈런 치고 하트 세레머니 해줄 거야? 나 - 그런 짓 했다가 머리에 공 날아오지 않을까…? 은하 - 앗, 그럼 안 되겠다!  연습 경기의 상대는 치바 롯데 마린즈의 1군. 연습 경기도 실전처럼 해야 한다는 감독의 지시 아래, 분석 팀이 상대 선발로 나오는 투수인 나츠키에 대한 정보를 가져왔다. 올라올 것이 예상되는 다른 투수들의 자료까지 싹싹 긁어왔지만… 보통 연습 경기에서 1군 투수들은 말 그대로 자기 마음대로 던지곤 한다. 새로운 구종을 던져보기도 하고, 부상 위험 때문에 힘도 빼서 던질 거고.  나도 그걸 알기에 적당히 참고만 했다.  거 참, 야구하기 딱 좋은 날씨구만.#[타이탄즈 TV 유튜브 생중계! 부산 타이탄즈 VS 치바 롯데 마린즈]ㅡ 뭐임? 타이탄즈 3년 연속 꼴찌하고 팀 해체한 거 아니었나? 내 눈이 잘못됐나?ㅡ 꼴 꼴 꼴ㅡ 역시에 길이남을 DTD ㅋㅋ 2등에서 10등까지 ㅋㅋㅡ 재훈아 다시 메이저 가라…ㅡ 황재훈도 개 퇴물이라 리턴한 건데 뭔 ㅋㅋㅡ 리턴 직전 해 믈브 OPS 0.8에 30런 깠는데 퇴물은 무슨 퇴물이야ㅡ 어허 꼴빠들 황재훈 건드리면 개발작한다고 조심해라[안녕하세요 유튜브 타이탄즈 시청자 여러분들. 해설 김준입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들. 이번 경기 중계를 맡은 투수 박하진입니다.]ㅡ ? 준이 햄은 어쩌다가 타이탄즈 연습 경기를 중계하는 거임?ㅡ 하진아 드디어 돌아왔구나!ㅡ 이제 팔꿈치는 괜찮어?ㅡ 올해 선발 잘 돌아줘야 해 ㅠㅠㅡ ㄹㅇ 올해는 제발 부상 없이 베스트 라인업으로 풀 시즌 가보자!ㅡ올해는 다르다!! 원래 직업이 해설이지만 비 시즌 동안 해설 할 일이 없었던 김준은 타이탄즈의 섭외로 특별 해설로 참가했고, 박하진은 원래 선수였다.  부산 타이탄즈의 4선발 박하진. 작년에 팔꿈치 인대가 터지며 시즌 아웃이 되었다가 올해 복귀한 투수가 해설로 나오자 반겨주는 팬들. 나름 귀엽게 생긴 얼굴로 인기도 꽤 있는 투수다. 올해로 23살의 1라운드 지명 출신의 투수.[안녕하십니까. 특별 알바뛰고 있습니다. 허허. 벌써 시청자가 3천명이나 찾아와 주셨네요.]ㅡ 다시 야구 한다 캬 ㅋㅋㅡ 시즌 개막 전 : 아 야구 언제 하냐. 시즌 개막 후 : 해체해라ㅡ 해체 언제 하냐? 웰시코기랑 경기해도 지는 새끼들 ㅉㅉ 해체나 해라. 김준은 가벼운 농담을 치며 분위기를 환기했다. 이래나 저래나 타이탄즈 인기가 좀 죽긴 했어도 황재훈 복귀 이후 다시 인기가 조금 오르긴 했다. 작년 직관 기록을 봐도 2년 전 리빌딩 시즌에 비해서 사직 구장을 찾는 팬도 좀 늘었지만… 확실히 전성기 인기만은 못한 상황. [저 이제 괜찮습니다. 아마 선발 로테이션에는 4월에 합류할 것 같아요! 자체 청백전에는 등판 했는데 구속이 조금 낮아서 끌어올리고 합류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경기에 나가지 않아서 이렇게 중계도 해보네요.][자 그럼 라인업 소개 해드리겠습니다!] 김준이 라인업을 소개하자 채팅창이 난리가 났다.ㅡ 그래도 상대가 느프 1군인데 3루 뭐임? 이강진 어디 갔음? 왜 백업이 나오냐?ㅡ 연습 경기에서 무슨 주전 타령을 함?ㅡ 이강진 FA로 나갔는데 패션인가?ㅡ 유성현? 쟤는 아예 처음 보는데?ㅡ 아 길냥이 트리오 막내 걔네?[아, 성현이 이야기가 좀 많으신데. 기대하셔도 좋아요. 진짜 잘 쳐요.]ㅡ 찾아보니 19살 길냥이 출신 ㅋㅋㅡ 길냥이가 치면 얼마나 잘 친다고ㅋㅡ 얼마나 뎁스가 얇으면 길냥이가 3번을 침? 루이스 3번 황재훈 4번 국룰인데 채팅창의 좋지 않은 반응들. 이게 정상적인 반응이긴 했다. 그렇게 잘 치는 녀석이 왜 육성 선수로 입단 했겠는가? 박하진은 반응을 보고 살짝 울컥했다. 무뚝뚝해서 그렇지 좋은 동생이었다. 자신이 등판했던 청백전에서 3루를 완전히 빠지는 타구를 완벽하게 낚아채던 수비. 그 황재훈이 싸고 돌 정도로 실력 하나는 확실한 타자인데….[재훈이 형님이 조카라고 부르는 녀석이라니까요? 기대하셔도 좋아요.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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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재훈이가 조카라고 부른다고?ㅡ 황재훈이 조카로 찜한 선수가 누구 있더라?ㅡ 타이탄즈에서는 없었음. 초반에는 조카라고 부르다가 동생이라고 바꾼 놈이 있긴 한데.ㅡ 조카라고 한 두달 부르다가 동생이라고 바꾸겠지 뭐[자자. 지방 방송은 여기까지 하고. 경기 시작합니다! 타이탄즈 공격부터 시작하고, 상대 투수는 나츠키 선수에요. 작년 ERA 2점대의 좋은 투수입니다.]ㅡ 타이탄즈는 연습 경기에서도 못 이기겠네ㅡ 이 경기도 ABS 적용인가요?ㅡ 연습 경기에 ABS가 어디 있음? 걍 심판이 판정하지.ㅡ NPB 1군, 15승 투수 ㄷㄷ[1번 타자는 타이탄즈의 돌격 대장, 유격수 최준형 선수입니다.][준형이 형이 스프링 캠프에서 진짜 열심히 했거든요? 기대하셔도 좋아요.] 박하진의 말이 끝나자 마자 초구를 치고 땅볼로 물러나는 최준형.ㅡ 초구딱ㅋㅋㅡ 저 놈은 1번이라는 놈이 공 죽어라 안 보네ㅡ 와 부상 때문에 빠졌을 때는 그리웠는데 벌써 저 시그니쳐 초구 타격 보니까 벌써 보기 싫어지네[크흠. 2번 타자는 작년 안타왕, 골드 글러브의 주인공 좌익수 라울 루이스 선수입니다!][루이스는 뭐 다들 아시죠?] 라울 루이스는 존 안의 공 컨택률이 90퍼. 존 밖의 공 컨택률이 40퍼가 넘는 극단적인 배드볼 히터다. 볼넷을 얻어낼 만한 상황에서도 칠만한 공이 오면 볼이어도 치는, 배트볼 히터의 정석. 무릎 밑으로 내려 꽂히는 초구 포심을 결대로 받아친 루이스가 안타를 뽑아냈다.ㅡ 루이스 시그니쳐 ㅋㅋㅡ 저저 개볼에도 배트나가는거 진짜 ㅋㅋㅡ 뭐 안칠래 임마ㅡ 제발 저런 공 좀 치지마라 좋은 공 치면 홈런도 만들어 내는 놈이ㅡ 근데 왜 루이스가 2번임?ㅡ 길바닥 출신 3번 쓰려고 ㅇㅇ[자, 3번은 저도 처음 보는 선수인데요. 겨울 트라이 아웃에서 입단한, 이제 선수 1개월 차의 유성현 선수입니다. 오늘은 지명타자로 나왔네요.]  ㅡ 와 드럽게 크네ㅡ 루이스랑 비슷한데? ㅡ 내 남편 잘생겼다!ㅡ 타이탄즈에 걸맞는 인재네ㅇㅇ[다들 이번에는 진짜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저는 얘가 진짜 고등학교 때 야구를 그만 둔 이유가 궁금하다니까요?][하진 선수. 조금만 진정을] 김준이 흥분하는 하진을 말리려고 할 때, 아주 경쾌한 소리가 들리고, 김준이 급발진했다.[초구 몸쪽 직구를 그대로 받아 놓고 당겼습니다!! 야수 전체 정지!! 우익수 뒤로! 아직도 갑니다! 계속 갑니다! 아직도 가요! 담장~!! 무너뜨립니다! 깔끔한 선취 우월 투런!][거 봐요. 기대해도 좋다니까요!?]ㅡ ?ㅡ 막내 길냥이뭐임?ㅡ 와 타격폼 오타니같네ㅡ 미친 비거리 몇임?ㅡ 내 남편임! 그렇게 타이탄즈 팬들에게 스윙 한번으로 존재감을 각인 시키는 유성현이었다.